사이버오로가 2009년 국내 바둑계 10대뉴스를 선정한 데 이어 해외바둑(중국, 일본)의 10대 바둑뉴스를 선정했다. 2009년 중국-일본 바둑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인물은 콩지에 9단, 이야마유타 9단이었다.
◇ 중국바둑 5대 뉴스
○●1위. 후진타오와 오바마 그리고 바둑
2009년 10월 16일, 제11회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신중국 체육발전 60년 동안 우수 체육인과 감독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녜웨이핑 9단과 바둑에 관해서 환담을 나눴다.
후진타오 주석은 금년 세계바둑대회에서 중국선수들의 활약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더욱 바둑을 통해서 국위선양을 해달라는 당부를 했다. 국가원수가 이처럼 바둑에 대회에서 관심을 표명한 것은 바둑계로서는 아주 고무적인 일이며 격려가 된다.
이어 2009년 11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기간 중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바둑용품을 선물해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바둑용품을 준 것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을 하느라 한동안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준 바둑판은 오바마의 고향인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나무로 만들었으며, 펑위 9단이 소장하고 있던 옥석 바둑판을 함께 선물한 것이다. 중국 바둑계는 이 두가지 사건에 대해서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위. 랭킹1,2위 구리 9단과 콩지에 9단의 활약
2009년 중국바둑은 강했다. 그 가운데에는 구리 9단과 콩지에 9단이 있었다. 그중 단연 콩지에 9단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중국 프로바둑계의 2009년은 콩지에 9단의 해였다. 콩지에 9단은 제21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결승전에서 이세돌 9단을 꺾고 7단에서 9단으로 승단했고 12월 초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구리 9단을 2:0으로 완파하며 결승전에 진출, 결승전에서 치우쥔 8단을 2:0으로 누르고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또 LG배 결승전에서는 박영훈 9단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해 이창호 9단과 세계타이틀 결정 5번기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대회에서는 위부부동산배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갑조리그 마지막 대국에서 다시 한번 구리 9단에게 승리, 충칭팀에 타격을 입히며 팀을 2위로 끌어 올렸다.
콩지에 9단의 활약상을 볼 때 9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집계하여 발표하는 중국 랭킹 순위에서 구리 9단을 끌어 내리고 랭킹 1위 등극이 유력해 보인다. 타이틀전 무풍가도를 달리던 구리 9단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바둑 팬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말 콩지에 9단에게 밀리고 있긴 하지만 2009년 구리 9단의 활약은 그냥 덮어버릴 수 없다. 구리 9단은 연초 도요타배 결승전에서 박문요 5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분 좋은 새해를 열었다. 이어 '세기의 결전'으로 불린 LG배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이세돌 9단을 2:0으로 꺾으며 우승했다. 무한질주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초대 비씨카드배 우승까지 이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2009년은 구리 9단의 해가 될 것만 같았으나 2009 봉황고성 세계정상바둑대결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패하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콩지에 9단에게 2:0으로 패하는 등 하반기 국내외기전에서 부진을 거듭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3위. 여자바둑 송용혜-리허-왕천싱의 맹활약!
확실하게 세대교체를 이룬 중국 여자기사들의 활약은 중국바둑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연초 벌어진 제7회 정관장배에서 리허 2단이 막판 3연승을 거두면서 중국승리를 확정지었다. 초반 6연승으로 대회 연승기록을 수립했던 송용혜 5단과 리허 2단 두 기사의 활약으로 중국은 정관장배 우승컵을 가져갔다.
제7회 정관장배에서 송용혜 5단, 리허 2단이라는 신예를 발굴해 냈다면 제8회 정관장배에서는 왕천싱 2단이라는 또하나의 숨은 보석을 발굴했다. 왕천싱 2단은 중국5장으로 출전해 김윤영 초단, 요시다미카 8단, 윤지희 2단을 차례로 누르고 중국의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여기사들의 활약은 위빈 총감독과 왕레이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의 지도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4위. 항저우, 을조팀에서 중국갑조리그 우승까지! 또 하나의 '깜짝 뉴스'는 중국갑조리그에서 항저우팀이 우승했다는 소식이다. 항저우팀은 2008 중국바둑 을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갑조리그에 진입한 신생팀으로 류싱 7단, 왕레이 6단, 항티엔펑 4단이 주축을 이룬 팀으로 당초 우승은 커녕 갑조리그 잔류가 목표였던 팀이었다. 항저우팀은 갑조리그 종반 살얼음판의 1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22라운드가 되어서야 승점 42점, 승국수 48점으로 중신 베이징(승점40점, 승국53국)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9 중국갑조리그는 중신 베이징, 충칭, 꾸이저우, 상하이 등 전통을 자랑하는 강팀들의 우승이 예상됐으나 항저우팀의 우승으로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중국 언론들은 항저우팀의 우승을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지금까지 을조리그에서 1,2위를 차지하여 갑조리그로 진입한 팀은 대부분 다음 해 다시 을조리그로 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에 갑조리그에 진입한 항저우팀과 쓰촨팀은 모두 살아남았다. 총 12개팀 가운데 11,12위를 차지한 우한팀과 윈난팀은 갑조리그에서 탈락하게 됐다. 2009년 중국갑조리그에 출전했던 한국용병 중 이세돌 9단은 6승 4패, 최철한 9단은 9승 3패, 이영구 7단은 4승 6패로 마감했다.
○●5위.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의 봉황고성 결전!
격년제로 벌어지는 2009 봉황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을 꺾고 5만달러의 상금을 차지했다. 초대형 바둑판에서 소림사 무동들이 바둑돌이 되어 대지를 누비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봉황고성배는 2003년부터 격년제로 세계대회 선수권자를 초청하여 정상결전을 펼쳤다.
2003년에는 조훈현 9단과 창하오 9단, 2005년에는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 2007년에는 이세돌 9단과 뤄시허 9단이 각각 이 대회에 초청을 받아 맞대결 했다. 베이징 봉황고성 유한문화전파공사는 이번 행사에 약 15억원의 경비를 지출해 세계 최고의 대회에 준하는 행사임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행사에 대하여 ‘바둑을 문화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가장 유력한 행사'로 평가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세계대회 선수권자 가운데 누가 출전하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이외에도 제1회 중국마인드스포츠 개최 등, 창하오 9단의 춘란배 우승, 쑨텅위 4단의 아함동산배 우승, 생활가배 창설 등도 바둑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 일본바둑 5대 뉴스
○●1위. 이야마유타 9단, 최연소 20세 명인 등극!
중국바둑계에서 시선을 집중시킨 화제의 인물이 콩지에 9단이었다면 일본에서는 단연 이야마유타 9단(89년생)이었다. 그는 지난 10월 제34기 일본 명인전 도전7번기 5국에서 도전자로 나서 타이틀 보유자 장쉬 9단(80년생)을 종합전적 4:1로 꺾고 일본 7대타이틀 사상 최연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수립했다. 명인전 주최사 아사히신문은 이야마 유타의 출생지 관서지역에 특별 호외를 발행하는 등 신기원을 이룬 이야마유타 '신화 만들기'에 들어갔다.
도전 당시 8단이었던 이야마유타는 이 승리로 생애 첫 일본 7대 타이틀 획득과 동시에 명인전 사상 최연소(20세 4개월)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웠으며, 일본 3대 타이틀 획득시 9단으로 승단한다는 승단규정에 따라 입신의 반열에 올랐다. 20세 토종기사의 명인등극은 린하이펑 9단, 조치훈 9단, 왕리청 9단, 장쉬 9단 등 해외 용병들에 의해 이끌려온 일본바둑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면서 오랫동안 고개숙였던 일본 바둑 팬들의 자존심을 살려주었다.
이야마유타 8단은 1965년 요미우리신문사가 주최했던 제4기 (구)명인전때 린하이펑 8단(당시)이 수립한 23세 기록을 44년만에 갱신했고 2003년 본인방을 획득한 장쉬 9단의 23세 최연소 9단 승단 기록도 뛰어넘었다.
○●2위. 장쉬, 일본 7대 타이틀 중 5관 제패!
지난 4월, 장쉬 9단이 제47기 일본십단전 도전5번기 4국에서 다카오신지 9단을 누르고 십단 타이틀을 빼앗으면서 일본 7대 바둑 타이틀 중 5개를 동시에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장쉬 9단은 3대 타이틀 중 하나인 명인(名人)을 포함해 십단(十段), 천원(天元), 왕좌(王座) 기성(碁聖- 일명 꼬마기성)까지 5개의 타이틀을 휩쓸어 한때 7대 타이틀 석권의 가능성을 보이며 팬들의 가슴을 부풀게 했다.
그러나 한중일 3국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조훈현 9단만이 가진 전관 제패(80, 82, 86년)의 달콤한 꿈은 10월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34기 명인전에서 이야마 유타 8단에게 패해 명인을 빼앗겼고 11월에 왕좌 방어에 성공했지만 12월에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게 천원타이틀을 넘겨주었다. 천신만고끝에 생애 최초로 랭킹1위 기성 도전자로 나서게 됐지만 천하통일의 꿈은 사라져버렸다.
○●3위. 하네나오키, 본인방 방어 상금1위
금년 가장 실속을 차린 이는 하네나오키 9단이다. 지난 해 본인방전에서 장쉬 9단에게 3연패후 4연승을 거둔 후 금년 다카오신지 9단을 맞아 4:2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3200만엔을 벌어들였다. 이외에도 NEC배(1700만엔), 아함동산배(1000만엔), 왕관전(170만엔) 등에서 결승 및 도전기에서 100% 성공률을 보이면서 총 6070만엔을 벌어들였다.
하네9단은 금년 3월, 제35기 일본천원전 본선 왕리청 9단에 승리를 거두면서 생애 통산 700승 달성에 성공했으며, 지난 11월 왕관전 우승으로 생애 통산 19번째 우승 기록을 수립했다.
○●4위. 도요타배,중환배 은근슬쩍 사라져!
일본이 주최하는 세계대회 가운데 하나인 '도요타배'와 대만이 주최하는 '중환배'가 금년 은근 슬쩍 사라졌다. 원인은 후원사인 도요타사와 중환그룹이 금융위기 이후 영업실적 부진 및 경영악화로 더 이상 대회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 격년제로 치르던 도요타배와 중환배는 각각 제3회, 제4회 대회까지 진행되었으나 2008년 10월 '세계금융경제위기 상황이 발생하면서 더 이상 대회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 한다. 도요타배는 제1~4회까지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2, 3회), 구리 9단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중환배는 제1~3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의 박영훈 9단, 최철한 9단, 이창호 9단이 우승했다.
○●5위, 후지사와, 하시모토 쇼지 등 바둑계의 큰별 떨어져
2009년 일본바둑계는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9단, 하시모토 쇼지(橋本昌二) 9단, 아베 요시테루 9단, 가지와라 다케오 9단 등의 원로기사를 잃었다. 과거 호쾌하고 화려한 기풍으로 바둑팬들을 매료시켰던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9단이 지난 5월 별세했다. 향년 83세.
'괴물 슈코'라는 미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후지사와 9단은 92년 67세로 왕좌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최고령 타이틀획득 기록을 세웠으며, 이외에도 프로10걸전, NHK배 등에서 우승, 타이틀 총 획득 수는 23회. 그는 60년대 7관왕으로 일본바둑을 풍미한 ‘면도날’ 사카타 에이오 9단과 최고의 자리를 다투며 70년에 명인에 올랐고 나이 50세를 넘어선 77년부터 82년까지 최고타이틀 기성을 6년 연속 제패했다.
1998년에 은퇴한 후 다음 해 독자적으로 면장을 발행해 한때 일본 기원으로부터 제명되기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후지사와 9단은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의 실전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금년 12월에는 전 관서기원 이사장인 하시모토쇼지(橋本昌二) 9단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1935년 4월 18일 효고현 출생. 47년 입단하여 58년 9단이 된 이후 59년, 80년 두 차례 왕좌전 우승, 74년 십단 우승, NHK배 3회 우승, 관서기원 명예1위(12회 우승) 등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금년 11월 11일 마지막 대국으로 생애 통산 1037승 631패를 기록했다. 두터운 기풍으로 ‘중전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 중국-일본 해외바둑 5대 뉴스 1위. 2위. 랭킹1,2위 구리 9단과 콩지에 9단의 활약 3위. 송용혜-왕천싱-리허, 정관장배 수훈 4위. 중국갑조리그 항저우팀 우승! 5위. 이세돌vs구리, 봉황고성배 격돌!
1위. 이야마유타, 일본 최연소 명인 탄생! 2위. 장쉬 7대기전 5개 타이틀 동시 석권! 3위. 하네 나오키 9단, 상금랭킹 1위 4위. 도요타배,중환배 은근슬쩍 사라져! 5위. 후지사와, 하시모토, 아베 등 원로기사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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