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계곡 이용 가이드
강, 바다도 좋지만 울창한 나무그늘이 쨍한 햇빛 가려주고 차가운 물이 뜨거운 몸 식혀주는 계곡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다. 바캉스 골드 시즌이 지났건만 한여름 무더위가 여전히 꺾일 줄 모르는 요즘, 집 근처 계곡을 찾아보는 것도 똑 소리 나는 여름 피서법이다. 수박 한 통 들고 반나절 발 담그고 놀다 보면 덥기는커녕 오히려 몸이 덜덜 떨려올지 모른다.
-
- ▲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은 캠핑뿐 아니라 당일 계곡 물놀이를 위한 이들도 많이 찾는다.
◆아이들은 물싸움, 어른들은 바비큐 파티_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
"얘들아, 추우니까 잠깐 쉬고 놀아." 層옘냘祁?아니고 한여름에 이게 무슨 소리? 35℃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첫째 주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의 풍경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이들이 추울까 봐 걱정하는 부모들의 잔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온다. 엄마의 말에도 아이들은 들은 척 마는 척.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다 못한 엄마들은 급기야 목욕 가운을 들고 계곡으로 내려와 아이를 '강제 연행'해 가기도 한다. 한쪽에선 닭 날개 등으로 바비큐 하는 냄새가 폴폴 풍긴다. 고기 굽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곧바로 '계곡으로 입수'할 태세다.
자연공원법상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의 계곡에서는 물놀이가 제한돼 있다. 하지만 실상 한여름, 맑고 시원한 물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것도 고문일 터. 이에 양혜승 국립공원관리공단 환경관리팀 차장은 "수질보호 차원에서 목욕용품·물놀이용품 등의 사용과 세탁, 수영복 착용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발을 담그고 더위 식히는 정도의 물놀이는 일부 구간 허용(출입금지 구역 제외)하고 있다"고 전한다. 취사는 당연히 불가능. 하지만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02-500-7870, grand park.seoul.go.kr)은 서울 및 인근에서 유일하게 자연 계곡에서의 물놀이와 취사, 바비큐를 허용하고 있다. 강수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발목 정도의 깊이에 계단식 계곡은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서너 살 아이들도 무리 없이 놀 수 있다.
야영객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이용 가능하지만, 현재 10월 말까지 주말은 예약 완료한 상황이다. 당일 이용객의 경우 입장료(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만 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로 나와 대공원 입구에서 코끼리열차(600원)를 타고 국립현대미술관 하차, 도보 10분.
-
- ▲ 서초구 청계산 원터골 계곡
◆등산로 따라 맑은 물 졸졸_원터골 계곡&청계골 계곡
서초구 청계산 원터골(서초구청 공원녹지과 02-2155-6870~4)은 입구에서부터 계곡물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계곡은 청계산 입구로부터 약 0.6㎞ 등산로를 따라 이어진다. 하산 도중 계곡에 내려가 땀을 씻어내던 김문현(49·강남구 대치동)씨는 "이 맛에 원터골 등산로를 찾게된다"고 덧붙인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원터골의 계곡물은 청계산 지하 용출수가 대부분이어서 비가 많은 장마철이 아니라도 수량이 일정한 편이며 물고기는 물론 가재도 서식할 만큼 수질이 깨끗하다"고 설명한다. 돗자리 펼 공간은 마땅치 않은 대신 바위에 걸터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고즈넉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청계골 계곡도 가볼 만하다. 청계골 입구 녹지 초소를 지나 청계쉼터에 이르기까지 약 10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중간 중간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4432번, 8441번, 8442번 버스를 타고 원터골이나 청계골 입구에서 하차. 주말에는 양재역에서 원터골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운영(요금 500원)한다.
◆소나무 숲 삼림욕 코스도 가볼 만_남한산성 계곡
남한산성도립공원(관리사무소 031-743-6610) 내로 흐르는 '남한산성 계곡'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어 서울을 비롯해 인접한 성남시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남한산성 계곡은 광주시 중부면의 '번천천'을 이르는 말이다.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남문 가까이에 있는 불당리 계곡이다. 나무가 우거져 어두컴컴할 정도로 그늘이 많은데다 산성종로로터리와 가까이 있어 남한산성 맛집 여행도 겸할 수 있다. 경안IC로 가는 하행선 방면 검복리주차장 범바위 계곡 주변은 음식점의 방갈로나 평상이 차지하고 있다. 하류인 광지원리 계곡은 골짜기 계곡이라기보다는 '천'에 가깝다. 그늘이 넉넉지 않아 그늘막 등을 따로 준비하는 게 좋다. 오전리주차장에선 '시골장'을 만날 수 있다. 인근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나물류를 파는데 싱싱한 것은 물론 흥정도 가능해 시골 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산성종로로터리 침괘정에서 숭열전, 수어장대에 이르는 구간은 약 30~40분 코스로 울울창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삼림욕 하기 좋다. 이따금 남한산성도립공원에선 문화공연도 연다. 8월 28일엔 남한산성 남문주차장에서 'KBS 열린음악회'가 기다린다. 같은 장소에서 10월 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30분에 1시간 간격으로 수어청 전통무예 연무의식도 펼친다. 문제는 주차. 남한산성 계곡따라 총 4개의 주차장(불당리·검복리·오전리·광지원리, 일일주차 1000원)이 있지만 찾는 이들에 비해 협소한 편이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 타고 종점 하차. 주말에는 9-1번 직행 버스를 운행한다.
◆몸 보양 '먹자골목'이 있는_용인 고기리 계곡&금어리 계곡
용인 수지구 고기동의 고기리 유원지(용인시청 환경과 031-324-2241)는 여름이면 보양식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일부 음식점들이 계곡을 차지하다시피 해 방문객의 원성을 사기도 하지만 유원지를 찾는 단골들은 보양식 먹는 것이 '주목적'이고 계곡 물놀이는 음식점이 주는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장수가든(031-263-0057)과 청운정(031-265-0085)은 음식점 옆으로 흐르는 계곡이 좋아 한여름엔 '줄 서는 건 기본'인 집이다.
고기리 유원지 계곡보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리 계곡(용인시청 환경과)이 있다. 마구산(일명 말아가리산) 아래 있는 금어리 계곡은 금천식당 간판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약 1㎞ 이어진다. 바위틈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수 같은 계곡물은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이 느껴진다. 돗자리를 펴기엔 상류 쪽이 낫다. 내비게이션으로는 금천식당(처인구 포곡읍 금어리 67-3)을 입력하면 찾기 쉽다.
글=박근희 기자ㅣ사진=이경민 기자
다음 라텍스 카페는 유로 라텍스에서 운영하는 태국산 천연 라텍스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카페입니다. - 다음 라텍스 카페 가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