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단순히 문학 자체로만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창작한 작자와 그 결과물인 작품, 그리고 그것을 읽고 평가하는 독자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합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의 의미와 가치는 위의 삼각관계 속에서 정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 작품의 모델이 되어 반영된 현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의 역동적 관계 속에서 문학을 보는 관점이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디에다 중점을 두고 문학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산론적 관점, 반영론적 관점, 수용론적 관점, 절대주의적 관점, 종합주의적 관점 등이 있습니다.
생산론적 관점(표현론적 관점)
작품과 작자의 관계를 중요하게 파악하는 관점입니다. 문학을 '작자의 체험과 사상의 결정체' 혹은 '작자의 창조 능력의 소산'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는 작가의 사상, 감정, 세계관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작품 이해를 위해 작가의 의도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작가의 창작 의도 및 성장 배경, 학력, 생활환경, 취미, 사상, 교우관계, 종교 등 작가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그것이 작품에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방법인 역사ㆍ전기적 방법과 작가의 특수한 심리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인 심리주의적 방법, 그리고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모든 것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창작의 비밀을 알아내는 방법인 작가론 등이 있습니다. 작자의 개인적인 능력과 천재성을 중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의 의도와 그 결과인 작품이 꼭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처음에 의도한 대로만 작품을 이해하고 평가하려는 데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산론적 관점의 예
작품 속 내용 |
작가의 삶 |
작품 속 주인공 이형식이 고아로 자란 것 |
이광수의 고아체험 |
고아 이형식이 박응진 진사에게 거두어져 배움에 눈뜨고 그의 딸 영채와 약혼함 |
이광수가 박찬명 대령의 도움을 받았고, 그의 딸 예옥과 사랑을 이루지 못함 |
작품 속 영채의 모델 |
예옥, 삼종매들, 실단 |
이형식이 일본 유학 뒤 경성학교에서 교편 잡음 |
이광수가 동경 유학 뒤 오산학교에서 교편 잡음 |
반영론적 관점
작품과 그 작품의 모델인 현실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관점입니다. 문학이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모방하고 반영하기 때문에 작품 속의 현실과 실제의 현실 사이의 관련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연구하는 방법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론에서 비롯된 관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문학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것은 바로 현실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반영론의 궁극적 목적은 작품에 현실의 어떠한 측면이 어떤 방법으로 재구성되어 표현되는가를 살펴보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론은 문학이 구체적인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현실과 시대, 그리고 역사에 대한 이해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 있는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 작품이 현실을 반영하되 작가의 창조적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무시하고, 현실을 기계적으로 반영한 것이 바로 문학이라고 보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반영론적 방법의 예
작품 속의 내용 |
당대 현실 |
노비였던 놀부가 도망했고, 그 고을의 양반 집안과 혼인함 |
조선후기 신분체제가 동요됨 반영 |
흥부의 온갖 품팔이 생활 |
조선후기 토지 잃고 소작 기회 얻지 못하는 백성의 품팔이, 유랑, 광산 노동자의 생활 반영 |
흥부와 놀부의 갈등 |
빈농과 부농의 갈등 반영 |
놀부의 고리 대금업 |
조선 후기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로 인한 공동 사회에서 이익사회로의 전환 과정 반영 |
수용론적 관점(효용론적 관점)
수용론은 무엇보다 작품과 독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문학을 보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생산론이 창작 주체인 작자를 중시하는 측면이 있는데 수용론은 작품을 읽는 독자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을 해석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즉 수용론에서의 독자는 책을 구입하여 읽기만 하는 수동적 개념이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로 확장된 개념입니다.
독자가 문학 작품을 읽는 까닭은 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고 깊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며 독자가 작품을 대할 때 백지의 상태에서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과 경험 즉,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작품 해석의 주체로 자신의 경험 세계를 확장하고 수정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작품의 의미 또한 새롭게 정의된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수용론은 독자가 작품을 재해석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그 의미가 구현된다는 점, 즉, 작품 해석이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위상과 역할을 부각시키는 관점인 것입니다.
♠ 당의정설(唐衣精設) : 쓴 약에 설탕을 바르듯, 교훈이나 진리를 독자가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달콤한 정서로 감싼 것이 문학이라는 주장입니다.
♠ 성리학적 문학관 : 문학을 도(道)와 일치시켜 이해했으며, 인간의 마음을 올바르게 수양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문학관입니다.
그러나 독자에게 문학 작품이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 최고의 지성이나 개관적이고 타당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준도 없이 심리적 효과에서만 비평의 기준을 이끌어냄으로써 개개인의 인상에 머무르고 마는 인상주의나, 합치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는 상대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절대주의적 관점(구조주의적 관점)
생산론, 반영론, 수용론이 작품의 외적 요인과 작품의 관계를 따지는데 비하여, 절대주의적 관점은 작품 자체에 주목하여 그 가치를 작품 내부에서 찾는 견해입니다.
구조론은 문학 작품을 작자나 시대, 환경과는 독립되어 스스로 존재하는 세계로 파악하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도 작품의 내적 가치를 절대적으로 우선합니다. 따라서, 이 관점은 문학 작품의 내적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관점에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언어의 표현 방식과 작품의 내적 구성입니다. 그래서 작품 속의 언어를 특히 중시하며 작품의 각 부분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있는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는 해석 방법인 것입니다. 물론 작품 해석의 폭을 한정시켰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작품 자체의 순수한 의미와 가치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시의 분석과 이해에 큰 공헌을 하였다는 점과 치밀한 작품 읽기를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사상과 풍속의 반영이 압도적인 장편 소설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작품에 사용된 언어 자체가 역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외부 세계와 차단된 그 자체로만 연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종합주의적 관점
말 그대로 이것과 저것을 모두 종합하여 가장 완벽한 작품해석의 지평을 열고자하는 의도에서 도입된 관점입니다. 문학 작품의 완벽한 해석은 위에 언급된 어느 한 관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비판에서 출발합니다. 문학작품은 현실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며 인간의 모든 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한된 견해 하나만으로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종합주의적 관점인 것입니다.
이 견해는 문학작품을 해석할 때 가능한 한 모든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입니다. 즉, 문학 작품을 대할 때, 작품의 특성에 알맞은 특정한 관점을 중요시하면서 부분적으로는 다른 관점들을 수용하고 결합시킴으로써 작품을 보다 심층적이고 폭넓게 이해하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