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이야기
(2024. 9. 2)
나주 금천南초등학교 제10회 동창생들이 베트남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11월 中
에 베트남의 하노이 등지로 가는 것이다.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초등학교 단체
여행이다. 68명 되는 졸업생 中에서 남녀 11명이 갈 예정이다. 七旬을 갓 넘겨
얼마 前에 七旬 여행으로 다녀왔다는 친구들도 있다.
이 시대에 새삼스럽게 해외 여행 같은 이야기는 좀 촌스럽게 들리기도 하지만,
초등생들과의 첫 해외 나들이인 만큼 자못 의미가 크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여
행지는 올 가을 EXPO [엑스포] 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 [大阪] 나, 올해 올림픽이
열렸던 프랑스 파리 등도 거론되었지만,
가격 및 날씨 등 여러 가지 面에서, 좀 만만하게 보이고 또 친근하게 느껴지는
사이공의 꽁까이 [월남 처녀] 의 나라, 베트남을 선택한 것이다. 베트남 하면 이
야깃거리가 비교적 풍성한 나라다. 그것은 초 · 중등 시절 派越 장병 아저씨들
께 쓴 위문 편지에서부터 출발한다.
월남 파병은 1960년대 西獨 광부 및 간호원의 파견에 이은, 대규모 해외 인력
파견이었다. 국가 안보의 목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지금은 호치민市지만 그때는 사이공市, 그리고 다낭 · 나트랑 · 후
에 등 그 당시 라디오 [유선] 에서 익히 듣던 도시들의 이름이다.
라디오를 통하여 월남 전투에서 십자성부대 [軍 의료], 비둘기부대 [공병], 청룡
부대 [해병대], 맹호 · 백마부대 [육군] 등이 베트콩을 섬멸했다는 혁혁한 武功
소식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호치민市가 있는 남부나 다낭 등의 중부 베트남
이 아니고, 예전의 越盟 [북부 월남] 의 수도인 하노이에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11월쯤 그곳의 날씨는 한국의 9월 중순 날씨처럼 아주 쾌적하다고 한다 [이삼
환]. 준비할 사항이야 돈과 여권만 있으면 되었지, 무엇이 더 필요할까마는 베
트남 여행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中이다. "別有天地 非
人間 [李白, 山中問答]" 이라고 해서, "다른 세상에 있고 인간 세상이 아니다."
라는 뜻으로,
하노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롱베이' 같은,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을
일컫는 곳을 말한다. 筆者는 이런 곳이나 그런 글을 그다지 選好하지 않는다.
오히려 "人間到處 有靑山 [소동파]" 이라고 해서, "사람이 사는 곳마다 푸른 山
이 있고,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 라는 글을 더 좋아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그곳이 곧 '靑山' 이란 말이다. 여행이란 현
지에 가서 보고 · 듣고 · 느끼는 체험이다. 그러한 직접 체험에 앞서서 더 중
요한 것은 事前에 동반자들과 만나서 호기심을 공유하고, 기획하며, 일정을 논
의하면서, 현지의 사정을 미리 느껴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동
반자들과의 友誼를 돈독히 하는 것이라 하겠다.
◇ 꽃이 활짝 핀 불굴의 수도, 하노이
※ 『세계의 정겨운 거리 여행』 프로 요약 ( NHK [BS] 방영, 2024. 10. 3)
어제 저녁 NHK 에서 방영된, 베트남의 하노이 여행기다. 못 보았을 것 같아
그 내용을 요약해서 보낸다. 우리나라의 여행 프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으나
좀 더 심층적이다. 대신에 이동 거리는 더 짧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古都다. 지금 한참 꽃이 피
어 있는 古都에서, 시대에 희생당하면서도 늘 평화를 간직하며, 매일을 오로지
웃는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난다. 하노이 사람들의 휴식처인 '호안키엠
湖' 의 주위에서, '아침 놀이 [朝活]' 를 즐기는 남녀노소,
재활용품 가구가 가득한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 베트남 전쟁의 기억이 새겨져
있는 호수에서 만난 남자, 전통 무술인 '보비남' 의 연습에 열심인 젊은이들, 모
두 연꽃처럼 밝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뛰어넘어 온 하
노이 사람들의 우아함과 당당함의 비밀에 다가가는 여행이다.
◇ 베트남 하노이 여행 / 사진: 이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