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이야기
나주 금천남초등학교 제10회 동창생들이 베트남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11월 중에 하노이 등
지로 가는 것이다.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초등학교 단체 여행이다. 68명 되는 졸업생 중, 서
울의 남녀 11명이 갈 예정이다. 칠순을 갓 넘겨 얼마 전에 칠순 여행으로 다녀왔다는 친구들
도 있다. 이 시대에 새삼스럽게 해외 여행 같은 이야기는 다소 촌스럽게 들리기도 하지만, 초
등생들과의 첫 해외 나들이인 만큼 자못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여행지는 EXPO 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 〔大阪〕 나, 올 여름 올림픽이 열렸던 프랑스 파리 등
도 거론되었지만, 여행 경비 및 날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소 만만하게 보이고, 또 친근하게
느껴지는 사이공 꽁까이 〔월남 처녀〕 의 나라 베트남을 선택한 것이다. 베트남이라고 하면
이야깃거리가 비교적 풍성한 나라다. 그것은 초중등 시절 파월 장병 아저씨들께 쓴 위문편지
에서부터 출발한다.
월남 파병은 1960년대 서독 광부 및 간호원의 파견에 이은, 대규모 해외 인력 파견이었다. 국
가 안보 목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지금은 호치민시
지만 그때는 사이공시, 그리고 다낭 나트랑 퀴논 후에 등 그 당시 라디오 (유선) 에서 익히 듣
던 도시 이름이다. 라디오를 통하여 월남 전투에서 십자성부대 (군 의료) · 비둘기부대 (공병)
· 청룡부대 (해병대) · 맹호 백마부대 (육군) 등이,
밀림 속 베트콩을 섬멸했다고 하는 등의 혁혁한 무공 소식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호치민시
가 있는 남부나 다낭 등의 중부 베트남이 아니고, 예전의 월맹 (북부 월남) 의 수도 하노이에
가기로 한 것이다. 11월쯤 그곳 날씨는 한국의 9월 중순 날씨처럼 아주 쾌적하다고 한다 (이
삼환). 준비할 사항이야 돈과 여권만 있으면 되었지, 무엇이 더 필요할까마는 여행과 관련하
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別有天地 非人間 (이백, 山中問答)" 이라고 하여, "다른 세상에 있고, 인간 세상이 아니다."
라는 뜻으로, 하노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롱베이 같은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을 일
컫는 말이다. 필자는 이런 곳이나 그런 글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人間到處 有
靑山 (소동파)" 이라고 하여, "사람이 사는 곳마다 푸른 산이 있고,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
라는 글을 더 좋아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그곳이 곧 청산이라는 말이다. 여행이란 현지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이다. 그러한 직접 체험에 앞서서 더 중요한 것은 사전에 여행 동반자들과
만나서 호기심을 공유하고, 기획하며, 일정을 논의하면서, 현지의 사정을 미리 느껴 보는 것
이다. 무엇보다도 그 과정에서 동반자들과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최근 NHK 에서 방영된 하노이 여행기가 있다. KBS · 걸어서 세계 속으로 (걸세) 라는 여행
프로와 별반 다를 바 없으나, 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고, 지도를 보여 주는 횟수가 많
다. 대신 이동 거리는 더 짧다. △ 「세계의 정겨운 거리 여행」 프로 요약 / NHK · BS 방영
(2024. 10. 3) / 꽃이 활짝 핀 불굴의 수도 하노이 /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천 년 역사를 자
랑하는 고도다. 지금 한참 꽃이 피어 있는 고도에서, 시대에 희생당하면서도 늘 평화를 간직
하며, 매일을 오로지 웃는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난다.
하노이 사람들의 휴식처인 호안키엠호 주위에서 아침 운동 〔朝活〕 을 즐기는 남녀노소, 재활
용품 가구가 가득한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 베트남 전쟁의 기억이 새겨져 있는 호수에서 만
난 남자, 전통 무술인 보비남 연습에 열심인 젊은이들, 모두 연꽃처럼 밝게 웃는 얼굴이 인상
적이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뛰어넘어 온 하노이 사람들의 우아함과, 당당함의 비밀에 다가가
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