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오드리 헵번이 착용했던 다양한 디자인의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영부인 시절 자주 착용했던 진주 비즈(beads)목걸이…. 그리고 한국 대통령 영부인들이 가장 사랑한 보석. 진주는 이처럼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보석이다. 또한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광택과 부드러운 느낌을 갖고 있어 격식을 갖추기에 좋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 영부인들이 진주 주얼리를 착용했던 사진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
무기물을 성분으로 한 광물인 대부분의 보석과 달리 진주는 산호, 상아와 함께 대표적인 유기물로 이루어진 보석이다. 살아있는 조개의 체내에서 형성되는 진주는 크게 인공적으로 진주 생산을 위해 조개에 인위적인 요소를 가한 양식진주와 자연적으로 생성된 천연진주로 나뉜다. 현재 보석 시장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진주는 양식진주이며, 천연진주는 양식진주에 비해 그 양이 적다. 양식진주는 또한 조개가 살고 있는 물의 종류에 따라 크게 해수진주와 담수진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해수진주의 가치가 더 높다.
진주양식은 중국에서 송나라 시대에 시작됐으며 일본을 비롯해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폴리네시아 등지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해수진주로는 일본 아코야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아코야진주, 서호주의 북부 연안에서 생산되는 남양진주(south sea pearl)라고 불리는 백접패진주가 있다. 마지막으로 조개껍데기 진주층의 색이 공작 날개의 색과 같은 녹색빛을 띠는 흑색 조개를 사용하는 흑접패 진주가 있는데, 흑접패 진주는 전체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타히티섬의 이름을 따서 타히티진주로도 불린다.
진주는 모양, 광택, 색상, 표면의 특징 그리고 진주층의 두께로 가치를 평가한다. 진주의 모양이 완전한 구(球)일수록, 광택이 좋을수록, 표면이 고를수록 좋은 진주이며, 광택의 경우 진주의 표면이 빛에 의해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진주 특유의 오리엔트(orient) 효과가 돋보일수록 가치가 더 높다. 진주층은 진주의 색과 광택, 그리고 내구성과 관계가 있어 일반적으로 두꺼울수록 좋다.
진주는 조개의 종류, 양식장 등에 영향을 받아 백색부터 금색, 은색, 파랑, 검정 등 다양한 색을 띤다. 크기 또한 핀의 머리 정도로 작은 것에서부터 영국의 한 박물관에 전시된 5㎝ 정도의 크기의 진주까지 매우 다양하다.
요즘 국내 결혼예물에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보석이 진주다. 예비부부들에게 결혼예물 상담 시 예비신부는 다양한 스타일의 주얼리를 착용하게 된다.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긴 시간, 예비신랑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바로 예비신부가 진주 비즈목걸이를 착용하는 차례다. 결혼예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크림색과 연한 핑크색을 띠는 일본산 해수진주 아코야진주. 주로 8~8.5㎜ 정도 사이즈의 50개의 진주 비드가 엮어진 목걸이는 진주 목걸이 중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이면서 유행을 타지 않고 많이 착용하는 아이템이다. 진주 비즈목걸이는 착용하는 사람의 목과 어깨선을 돋보이게 하는 마술 같은 힘을 갖고 있는 듯하다.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그리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진주 비즈목걸이를 예비신부가 착용한 모습을 본 예비신랑들은 신부의 모습에 감탄사를 내뱉는다.
예비부부의 부모님 세대만 해도 진주는 눈물을 의미한다며 결혼예물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요즘 예비신부들에게는 평상시에도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는 진주야말로 좋은 주얼리다. 진주 목걸이는 20대 아가씨부터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도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다. 또한 사이즈나 컬러, 그리고 종류에 따라 다른 매력이 있어 두 개 이상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진주는 장수와 건강을 상징하는 보석이다. 그래서 요즘 자식의 혼사 때 예비부부가 양가 어머니께 감사의 의미로 장수를 기원하는 진주 반지를 선물하기도 한다. 화려한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여성들도 진주 주얼리는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꾸준히 인기가 높다.
타히티진주와 사파이어가 세팅된 반지
진주 비즈목걸이
출처 : 이코노미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