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고... 아이들과 북적이던 집에 혼자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11월에 용두레는, 일단 새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깍두기를 만들어 먹고, ㅎㅎㅎㅎ;;; (저로서는 흑역사가 하나 추가된)
그 와중에 목도리를 뜨고 수와셈을 했답니다.
1학년의 목도리는 1년을 마무리하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입니다.
발달론을 공부하면서 우리학교의 초중등의 색깔은 사고발달을 손과 발을 통해 그리고 감성을 통해 키운다는 것이지요.
머리로 주입식이 아니라, 몸으로 사고의 과정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의 생각을 끝까지 의지대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을 아직 머리로 하는 것은 이 아이들에게는 과도하게 힘든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도한 과정을 지금 했을 때에, 나중에 정말로 자발적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면서는 사고하기가 싫어지는 것이지요.
재미없고 질리고,,
그래서 초등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그리기, 무언가 만들기, 실제로 몸으로 해보기를 통해서 사고하는 힘을 기릅니다.
뜨개질은 사고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정신줄을 놓치지 마" 아시죠? 하나의 실을 똑같이 하겠다는 의지하나로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실이 아니라 어떠한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생각을 깊이해, 길게해, 더생각해봐"가 아니라, 예쁜작품을 만드는데 온 몸과 정신을 들이면서 정신적 힘을 길러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당연히 1학년에 끝나지 않지요. 긴 시간을 걸쳐 아이들은 자신들의 의지력을, 사고력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수공예시간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번 학년모임에서 보신 꼴그리기도 마찬가지 맥락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뜨개질은 엄청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
* 고운손 시간에.
양들에게서 얻은 모사로 처음 배우는 뜨개질.
모두들 빨강을 뜰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중에 집으로 가져갈 목도리를 보시면, 아이가 어떻게 익숙해졌나가 보이실겁니다.
빨강에는 구멍도 많고, 울퉁불퉁한데, 주-노-초-파... 로 가면서 예쁜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20코로 했는데, 아이들마다 사이즈가 다 다르게나오네요.
어떤 아이는 쫀쫀하고 어떤 아이는 아주 느슨합니다. 2배가까이 차이나는 목도리의 폭;;;
무엇이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이죠. 연습만이 살길입니다;
아무리 실이 길어도 포기하면 안되요.
나의 길을 끝까지 가야 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포즈로...
이렇게 고운손 시간은 계속 되고 있구요.
* 은행나뭇잎이 휘익..
이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안나지만, 아침에 출근하다보니 은행나뭇잎이 마구 떨어지고 있더군요.
정말,, 뭔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그 많~던 은행잎이 그날 하루에 다 떨어졌습니다.-_-
(옛날에 이런일이 있었으면 사람들이 은행나무신이 노하신줄 알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이 푹신한 나뭇잎을 그냥 둘 수는 없지요,
은행나무잎 던지기~
3학년 박수호군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방학하기전에 어서 이만큼의 눈이 왔으면 좋겠네요,,
*생일
3명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효경이의 생일, 처음으로 부추전에 도전했습니다. 라고 말하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요리재능에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부침가루+부추=부추전" 하는 단순함으로 승부하였습니다.-_-
(간을 보고 뭘 더 넣으라든가 할때가 제일 난감한 새..)
하이튼 김치전 이후 첫 도전인 부추전.
맛있다고 먹어주는 1학년.. 흑흑... 문득, 이런 환호를 어디가서 들어볼 수 있을까... 고마울 따름입니다.
11월 27일 최연우, 채원이, 그리고 채원이 아버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채원이가 아빠 생일이랑 똑같다고 선전을 어찌나 열심히 하고 다녔는지, 최연우가 자기 생일은 채원이랑 같다고 3월부터 노래를 부른 관계로, 이 3명의 생일이 저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네요.
채원이보고, 아빠 시간되시면 학교오셔서 같이 잔치 하자고 했는데, 시간이 안되신듯,,,
왕관쓰고 뜨개질하기.
뭔가,, 동화속 공주님 이야기 같지 않습니까? 마법에 걸린 성 사람들을 풀어주기 위해 뜨개질을 한다든가...
물론 채원이는 점심시간도 되기전에 이거 안쓰면 안되냐고 귀찮다고 해서, 동화속 공주님은 아닌걸로;;.
*
하루열기 시간에는 앞산놀이터에서.
놀았는데, 이런 통닭놀이같은 것을 개발해서;;
사진 뒤 효경이는 줄위에서 있다가 홀라당 뒤집어져 간신히 붙어있는 장면입니다.
네, 선율이가 갑자기 올라타서 그런겁니다. ㅋㅋㅋ
*수와셈 주기집중 [하늘 하나 땅 둘]
학년모임때 잠시 소개 드렸지만, 올해 1학년부터 초등수학교육과정이 변화되었습니다. 개정이라고도 수정이라고도 불러도 되고요.
2월 총회에서 받으신 '2019학년 교육과정 자료집 (8쪽)'이 그 내용입니다.
이전까지와 1학년과정이 변화된 큰 한 가지는 사칙연산 기호의 도입이었습니다.
1학년은 숫자소개와 100까지의 수세기, 20이하의 가르기 모으기가 큰 축이었지요. (19쪽)
거기에 사칙연산 기호(+-×÷)의 도입이 추가되었습니다.
잉? 1학년이 곱셈과 나눗셈까지?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기호만 했던 것은, 저학년에 너무 사고적으로 빠르게 기울어질까의 우려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3+4=7"이라는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마음으로 숫자와 수세기를 자신과 떨어진 일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에,
기호를 도입하는 순간 수학문제풀이로 갈 우려가 크기에. 가장 나중의 일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그 기조는 지금도 같습니다.
하지만, 사칙연산기호를 같이 도입하는 것은, 아이들의 생활을 어른의 눈으로 분절시켜서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 살고 있는 상황에서는 덧셈 상황도 뺄셈 상황도 곱셈, 나눗셈 상황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모일 수도, 헤어지고 남을 수도, 뛰어갈 수도, 모둠나누기를 하는 것도 아이들의 실제상황이기에
이 실제 상황에 대한 충분한 몸과 마음을 통한 인식과 그 인식을 바탕으로 한 기호의 도입인 것이지요.
(이상하게도 이번 주기집중에서는 수업시간에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어쩔수없이 이런 그림으로 상상하시길..)
용두레 어린이들도 한 달을 넘게 수를 세고, 몸박자를 세고, 뛰고, 나뉘고, 합쳐지고, 수모형도 해보고 또, 시장놀이도 하면서
이 시장이,,, 안될줄 알았는데 되더라구요.
보통 시장놀이하면 물건을 사고 팔면서 덧셈뺄셈을 하는 것이 기본인데,
저는 아이들에게 자기 짝과 같이 판매할 문제를 만들라고 했지요 -_-,
그리고 땡 소리가 나면 다른 가게에 가서 문제를 풀고, 맞으면 그 문제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물론 다 맞습니다. 방법은 수모형을 사용할 수도 있고, 그림도 되니까요.
아이들은 '우리 가게 오세요~! 쉬운 문제들 많아요~"하면서,, ㅎㅎㅎ
놀았네요.
또 뛰어세기도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2, 10, 1, 5뛰어세기를 거쳐, 가장 지난했던 3뛰어세기. 어째서 3뛰어세기의 숫자들은 이렇게 규칙이 없는 것일까요 ㅠ.ㅠ
*
오늘은 그 장대한 한 막을 마치고 공연과 작은 나들이를 가는 날이었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민우가 갑자기 병원을 가게 되어, 결석을 하는 사정이 생겨서
아이들은 모두 멘붕,,,
자기 차례의 숫자들을 거의 외우고 있었는데, 민우가 빠지면서 아이들의 수세는 순서에 대혼란이 온 것이었습니다! 결석이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ㅠ.ㅠ
그렇다면 새가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노노...
공연에서 틀리면 어떻습니까~ 아마 오늘 공연에서 틀린 숫자들은 엄청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겁니다.^^
1학년의 마지막 공연을 보러온 형님들도 모두 숨죽이고... 왜냐하면 공연전에 '1학년이 틀린다고 절대 웃지 않아요~'라고 새가 크-은 압박을 주었기에, 공연 분위기는 1학년 말고는 말도 없고 웃음도 없는,, 아주 무거운 분위기로.. 생각해보니 아무도 안웃었네요;;;;
많이 온 형님들 때문에 긴장된 아이들.
내가 숫자 안틀릴 수 있을까..;;;
드디어 공연시작
몸바르게! 인사!
꽃들꽃들 노래하면서 움직이는 걸로 가볍게 몸을 풀고,,
이 또한 진실된 실황공연이 되었어요. 즉석에서 역할 바꾸기,,,
그리고 시작된 뛰어세기
긴장긴장 대긴장,,,
아이들은 자기가 연습한 숫자는 아니지만 최대한 안틀리고, 뛰어세기를 마쳤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너무나 긴장되었다고.,
루다는 어젯밤 자기전에 달님에게 기도했다고 하네요. 공연 잘하게 해달라고, ㅋㅋㅋ
그렇게 어쩌다 무거운 공연이 끝나고,,, 표정에 서려있는 긴장감.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인가,,, 하하하 잘했어~
몸바르게! 인사~
하이튼, 형님들이 나가자마자, 뭔가 후회와 원망할 틈도 안주고^^
"자! 1학년들 옷입고 가방매세요!"하고 고대하던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매달가던 뒷산 사과나무오렌지나무키위나무 놀이터(우리 용두레들에게서 땅으로 떨어져 나간 과일들이 종류가 다양했기에,,)로 갔어야했지만, 어제 낮에 일기예보를 보니 엄청 춥더라구요.
음. 그렇다면. 하고 새의 집으로 가기로 했지요.
*
목요일 하루닫기 때 새의 집으로 간다고 하니 모두 큰 놀람을 표현. 에에에?? 거기가 어디예요? 정말로요?
평소에는 이렇게 급격하게 사건의 발생을 말하지는 않는데, 갑자기 결정하고 통보하게 되서 미안했지만,
아이들은 새네 고양이를 볼 수 있다는 큰 기대에 들떠서 집에 돌아갔고...
공연이 끝나고 신나게 모자를 눌러쓰고 길을 떠났습니다.
새 집은 걸어서 얼마나 걸려요? 3시간
진짜요? 할머니가 3시간 걷느니 뒷산가는게 낫겠대요~
학교앞에 새로 생긴 카페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싼 커피숍이라는 소문..
공릉천지나면서 새도 보고, 아이들 그림자가 찍혔네요,
공기는 엄청 차가웠는데 다행히 햇빛이 살아있어서 많이 춥지는 않았습니다.
곧 새의 집에 도착.
우와 이 아파트는 작다~
우와 엘리베이터가 없어!
엄청 오래된것 같아~
-_-;;이쪽이예요~ 짐은 저쪽방에 놓아요~
우와! 새! 우리 들살이 온것 같아요!!!
그러네요. 들살이 느낌이네요^^
오자마자 아이들은 고양이들을 찾았는데, 이미 저희 고양이들은 공포에 질려 싱크대 밑 나무를 뜯어내고 들어갔더군요-_-
모두들 납작 엎드려서 고양이 보겠다고 싸우길래,,
한 마리만 억지로 잡아끌어내서 아이들과 만나게 해주었네요.
미안하다, 사료값은 해야지,,,
그렇게 잠시 만났다가, 구석에서 계속 울고 있는 고양이소리를 배경음으로 맛있는 간식을 먹었습니다.
추울테니까... 하면서 어묵을 준비했는데, 한살림에서 산 [국물티백+어묵=어묵탕] 하하하하. 요리재능~
괜찮아요, 아이들이 맛있다고 했어요,-_-
먹고나니 힘나서 뛰어다니기. 우당탕 쿵쾅쿵쾅...
그렇게 잠시 놀다가, 시간이 되서,
얘들아 학교로 가야지~ 짐매세요~
잉? 이렇게 빨리 가요?
하긴, 누구네집 마실 간것 치고는 빠르긴 했지만, 저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
아이들이 짐매고 나가려는데 아랫층 할머니가 올라오셨더군요.
떡을 한~접시 들고, '아이구 쿵쾅소리가 너무 나서...'라시며.
지금 나갑니다~^^
그렇게 학교로 오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자알 갔습니다.(갔지요?^^)
퇴근하고 집으로 오니, 왜이리 적막한지.. 민우가 못왔으니 한 번 더 초대하긴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한 매듭이 지어졌답니다, 배운 것들이 푸욱 안으로 가라앉고 다시 꺼낼때 또 새롭게 만날수 있기를~^^
|
첫댓글 11월도 재미있게 보았어요~~~! ㅋㅋㅋㅋ 아이들이 북적이던 집에 퇴근하고 돌아가니.. 그 적적함.(시골 할머니... ;;;) 헤헤. 쉬는 시간에 운동장 여기 저기서 뜨개질을 하던 모습도 생각나고. 생일때마다 김치튀김 앤 부추전을 들고 형님들 교실을 노크하는 귀여운 모습들.(4학년 교실에 오면 늘 기타에 맞춰 큰 소리로 생일노래를 불러줍니다!!! 부추전의 힘이란...) 이제 정말 학기말이네요. 1학년도 새도 신나게 힘차게 한 해를 보낸 것 축하해요!!!! :)
제가 칠판그림 귀엽다고 하니까 옆에서 시현이가 이 세상에 귀여운 건 자기밖에 없다며 툴툴대네요 ㅋㅋㅋㅋㅋㅋ
글과 사진들을 쭉 보니 뭔지 모를 .. 마음 속이 벅차 오르네요~ 벌써 1학년이 끝나간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요~ㅎㅎ
이삼 일에 한 번씩 언제 9살이 되는지 묻는 아들. 벌써 1학년 마치는 얘기를 할 때가 되었군요. 샛터농원 주차장에서 담임 발표를 하던 장면이 거짓말 조금 보태 엊그제 같은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1학년들 자알~~~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새!
나누어 주시는 용두레 한달살이 나눔을 보고 삶과 배움이 하나되는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뭔말인지 잘 이해가 되었어요.
우리집에 있는 아이들도 이렇게 살면서 각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여러가지 배움들을 손끝 발끝에 저장하고 청소년이 되어가고 청년이 되었구나!하고 딸네미들을 새삼 더 잘 이해하게 되기도 하구요.
‘요리재능’. 교사가 못하는것도 있다는걸 보여줘야 한다던데 ㅎㅎ 용두레 친구들은 배려가 깊은걸까요?늘 배가고픈걸까요?? 하하하
새의 집에 놀러갔다고 집에와서 자랑하던데 ㅎㅎㅎ
저희집 애들이 셋다 새의 집이 편의점 맞은편 엄청 가까운데 있다고 (우리도 거기로 가자고 라는 무언의 압박을 느꼈더랬죠)
아이들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게 사진과 글과 새의 목소리와 공기의 흐름과 우주의 메아리로 들려옵니다
먼길인데도 학교가는길을 마다않고 가는 으라차도 대견하고 다가올 2학년도 기대가 되고 설레이고 막 그럽니다
튼튼한 겨울을 보내고 다가올 봄은 더 알흠답겠지요? 올 한해 온힘으로 용두레와 함께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