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욜, 신랑은 혼자서 직장사람들과 스키다러 가뻐리고 혼자 심심하던 차에 설 올라온 종회가 재경 94들 함 보자고 전화가 왔다. 어찌나 반갑든지...
But!! 장소는 멀고도 먼 강남!
그날 강남은 미끌미끌, 질퍽질퍽한 길과 엄청난 인파들로 아주 혼잡했다. 만나기로 한 뉴욕제과 앞은 강남에서 약속잡은 사람들의 2/3의 미팅장소로써 제대로 아그들을 찾을 수 있을 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왠걸...단번에 눈에 띄는 얼굴들...
조금씩 여성스러워 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한 얼굴들이었다.
반가운 종회, 서울 생활에 다들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는 선영, 준영, 영수, 윤순...아줌마 자격으로 참가한 나로서는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늘 벼르던 차에 물(?)만난듯 방가웠다.
직장 얘기, 남자친구 얘기, 나머지 동기들 얘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가 10시 반이 넘어서야 지하철 끊길까 두려움에 떨며 아쉬움을 뒤로 한채 나왔다.
종회와 나는 그날 집에 1시 반 다되어서 들어갔다.
중간에 우리끼리 한잔 더 했냐고?
지하철로 밀려드는 인파에 우리는 거의 찡기가 죽는 줄 알았다. 지하철 한대를 결국 타지못하고 두번째 차는 무슨일이 있어도 놓쳐서는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객차의 문이 열리기 만을 기다렸다. 아줌마가 다된 나는 헤집고 들어가기 성공! 순간 종회를 놓쳤다. 안보이는 가 싶더니 닫히는 문 넘어로 종회가 보였다. 결국 이렇게 될줄이야...하고 있는데 다시 문이 열렸다. 그 새를 통해 종회는 거의 떠밀려 들어오게 되었다.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우리는 한정거장 뒤에 또 내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지하철 끊길새라 달려가니 막 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대화역까지 가는 것은 이미 끊긴 상태. 구파발가는 막차였다.
종회와 나는 일단 타고 구파발에서 버스를 타든지 택시를 타든지 하기로 했다. 구파발역에서 나오니 택시들의 흥정이 있었다. 일산까지 만팔천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다행이 버스가 있었다. 근데 우리는 버스도 끊길 것 같은 걱정에 일단 오는 버스 아무거나 타버렸다. 근데 탄현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또 원당역근처에서 내려야 했다. 사람 그림자도 없는 허허 벌판...할 수 없이 택시타고 가야겠다고 하는데 버스 정유장 표지판을 발견! 신도시로 들어가는 심야버스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우리는 마음의 안도를 느끼며 버스 오기를 기다렸다. 10분정도 기다렸나... 구원의 버스가 우리앞에 섰다.
그리하여 우리는 무사히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니 1시 반...신랑은 벌써 집에 와서 한게임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집까지 오게된 구구절절한 사연을 이야기 하니 2호선 그냥 쭉타고 신촌까지 와서 심야버스 타면 금방이라고 했다. 힘이 빠졌다.
아무튼 그날 종회와 나는 무서운 서울을 실감하게 되었다...
회, 부산 잘 내려갔지? 담 부산 내려가서 연락하면 바쁘다고 튕구면 안돼~.
그리고 얘들아 그날 참 즐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