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tip, 쌍방폭행, 먼저 때린 사람이 더 처벌될까요? 피의자 기준과 형사처벌 수위는
“먼저 때렸으니 무조건 더 크게 처벌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쌍방폭행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상대방이 먼저 때렸는데 왜 저도 피의자가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먼저 주먹을 휘두른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누가 먼저 폭행을 시작했는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형사사건에서는 단순히 ‘선빵을 누가 쳤느냐’만으로 처벌 여부와 수위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싸움이 시작된 경위부터 각자가 행사한 폭력의 정도, 공격이 이어진 시간, 피해 정도, 방어를 위한 행동이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래서 쌍방폭행 사건은 “상대방이 먼저 때렸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1|상대방이 먼저 때렸어도 나 역시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피의자’라는 표현 자체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의자는 범죄 혐의를 받아 수사를 받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쌍방폭행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양쪽 모두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억울함을 느낍니다.
“상대방이 먼저 때렸고 나는 맞대응한 것뿐인데 똑같이 폭행 피의자가 되는 게 맞느냐”는 것이죠.
그런데 법적으로는 먼저 공격받았다는 사실과 그 이후 내가 행사한 폭력이 처벌 대상인지 여부는 구분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공격이 이미 끝났는데 화가 나서 다시 쫓아가 때렸다거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공격했다면 단순한 방어행위로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상호 간에 계속해서 싸우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구타행위에 대해서는 정당방위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쌍방폭행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만이 아니라, 폭행이 시작된 이후 각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느냐입니다.
제가 이런 사건을 볼 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실은 분명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이후의 모든 폭력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면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론 2|먼저 때린 사람이 더 처벌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먼저 폭행한 사람은 실제로 더 무겁게 처벌될까요?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선제공격 = 무조건 더 무거운 처벌’이라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보는 것은 사건 전체입니다.
누가 시비를 시작했는지, 누가 먼저 신체적 공격을 했는지, 공격의 횟수와 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상대방이 공격을 멈춘 뒤에도 폭행이 계속됐는지,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는지, 실제 상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먼저 비교적 가벼운 폭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훨씬 강한 폭력을 행사하여 중한 상해를 입혔다면 결과적으로 맞대응한 사람의 형사책임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쌍방폭행 사건에서 ‘누가 먼저 때렸는가’보다 ‘누가 어느 정도까지 폭력을 행사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CCTV가 있는 사건에서는 당사자의 표현보다 영상에 나타나는 행동의 순서와 강도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방어했다”고 진술한다고 해서 그 행동이 법적으로 방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먼저 공격한 사실은 중요한 판단자료이지만, 형사책임은 선후관계 하나가 아니라 행위의 전체적인 위험성과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폭행죄와 상해죄는 처벌수위부터 다릅니다
쌍방폭행 사건에서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폭행죄와 상해죄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행 형법상 일반적인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경우 성립할 수 있으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가 법정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이른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반면 폭행으로 상대방에게 실제 상해가 발생해 상해죄가 문제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상해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상해죄는 단순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서 반드시 형사절차가 종료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따라서 쌍방폭행이라고 하더라도 양쪽의 처벌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한쪽은 단순 폭행 혐의가 인정되고 다른 한쪽은 상해 혐의가 인정되는 상황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했다면 특수폭행 등 더 무거운 범죄가 문제될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쌍방폭행 사건에서 처벌수위를 판단하려면 단순히 “서로 때렸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진단서와 상처 정도, 폭행 방법, 사용한 물건, 폭행 횟수, 범행 이후 정황, 합의 여부 등 사건 전체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쌍방폭행에서 중요한 것은 ‘선빵’보다 전체 과정입니다
쌍방폭행 사건에서 상대방이 먼저 때렸다는 사실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먼저 때린 사람이 무조건 더 무겁게 처벌되고, 나중에 대응한 사람은 처벌받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절차에서는 누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뿐 아니라 이후 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대응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었는지, 어느 쪽에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실무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감정적인 억울함과 법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때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면 그 사실을 말로만 주장하기보다 CCTV, 주변인의 진술, 현장 영상이나 녹음, 신고 경위, 진료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폭행의 선후관계와 당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또한 정당방위를 주장하려면 단순히 “먼저 맞아서 때렸다”는 설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는지, 자신의 행동이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지, 대응의 정도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는지를 세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결국 쌍방폭행 사건은 누가 먼저 때렸느냐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사건이 아닙니다.
수사 초기부터 사건의 시작과 진행 과정, 각자의 폭행 정도와 피해 결과를 시간 순서대로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로 그 부분이 향후 혐의 판단과 처벌수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