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이라는 형제 락 그룹이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지요.
몇 년전 장충 체육관에서 오랫만에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인연도 있고해서 무척 좋아하는 그룹이었지만 막상 공연은 한번도 가보질 못했던 참이라 티켓 오픈 첫날 예매를 했드랫습니다.
그러고는, 정작 공연 당일에 급한 일이 생겨 못 가게 되었습니다.
많이 아쉬웠지만, 에이~ 다음에 가지. 하고는 위안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막내였던 김창익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을 했습니다.
저는 산울림의 정식 공연을 끝내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게리 무어의 기타에는 듣는 이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드는 무엇이 있습니다.
그의 테크닉이 당대 최고는 분명 아니지만, 한 서린 우리네 가슴을 울리는 것으로는 당대 뿐 아니라 역대 최고라 말하고 싶습니다.
2년쯤 전, 내한 공연이 공지되었습니다.
스틸 갓더 블루스나 파리지엔 워크웨이가 환청으로 울렸습니다.
그러나 그 공연날 저는 해외 출장이었습니다. 그것도 하필 영국에...
출장 내내 업무 상대의 이름을 게리라고 잘못 불렀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꼭 보리라고 이를 갈았습니다.
그 해 겨울, 그는 심장마비로 급서했습니다.
게리무어도 제 삶에서 같이 하지 못할 이름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여러 사람을 통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몇 차례 만난 프리버드님과 인연으로 팀파이크라는 이름이 제 머리속에 각인 된 건 꽤 오래된 일입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고백하거니와 저는 그 동안 부산에 열차례도 넘게 다녀왔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당일에 돌아오는 일정이었지만, 횟수로는 그렇습니다.
갈 때마다 매번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팀파이크를 생각했었습니다.
느닷없지만 한번 연락을 할까. 에이 다음번에 미리 연락을 하고 가지...
그리고 매번 그렇게 미루어졌습니다.
이런 저런 신상의 변화로 올 가을쯤이면 조금 여유롭게 부산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그 팀파이크가 문을 닫았다는 글을 봅니다.
세상 일은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그렇게 일단 하고봐야할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을 이제사 깨달은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놓치는 것이 많은지, 그리고 그런 것들은 왜 늘 후회가 되는지...
팀파이크에 다른 이야기보다도 항의를 하고 싶어집니다.
"조금만 더 하지않구요~. 저도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습니까?"
세상 지 생각만 하고 목소리 높이는 나이가 되어 가나봅니다.
팀파이크의 정신이 오래 남아 어떤 형태로든 현실에 부활하기를 빌어봅니다.
첫댓글 버드형님이 술자리에서 자작나무님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인생은 뭐 타이밍 아니겠습니까 ^^
오늘은 간만에 집에 일찍 들어와서 애를 재우고 집사람과 매킨토시의 따스한 음색에 취해봅니다 더불어 게리무어의 스틸갓더브루스도 듣고 있습니다
서화님^^......깊은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이전의 모습과는 약간은 다를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언젠가는 다시 한자리에 모일수 있는
계기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믿고 있습니다...그때에는 서화님께서 꼭 한번 방문해 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주에 캐롬파크에 한번 방문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만,,,,서화님의 다방면의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