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622]退溪 李滉[퇴계 이황]陶山雜詠[도산잡영] 十八絶[십팔절] -18
芙蓉峯[부용봉]
-退溪 李滉[퇴계 이황]
南望雲峯半隱形[남망운봉반은형]
: 남쪽 바라보니 구름 봉우리 모습이 반쯤 가려져
芙蓉曾見足嘉名[부용증견족가명]
: 부용이라 거듭 바라보니 이름이 족히 아름답네.
主人亦有烟霞癖[주인역유연하벽]
: 주인 또한 넉넉하게 연하를 즐기는 버릇이 있어
茅棟深懷久未成[모동심회구미성]
: 초가집에 대한 깊은 생각 아직도 이루지 못하네.
南=남녁남.
望=바라볼망.
雲=구름운.
峯=산봉우리봉.
半=반 반
隱=숨을 은.가릴은.
形= 형상 형, 모양 형. 동자(同字)
芙= 연꽃 부.
蓉= 연꽃 용.
芙蓉부용= 부용속 아욱과 아욱목에 속하는 속씨식물.
학명은 ‘Hibiscus mutabilis L.’이다.
부용이란 이름은 연꽃을 닮아 붙었는데,
연꽃을 다른 말로 부용이라 일컫기 때문이다.
이에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연꽃은 수부용,
부용은 목부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曾= 일찍 증 '일찍', '곧', '거듭하다' 등을 뜻한다.
曾見증견=거듭 본다.
嘉= 아름다울 가 '아름답다', '좋다' 등을 뜻한다.
煙= 연기 연, 제사지낼 인.
산수(山水)에 끼이는 흐릿한 기운.
놀·운무(雲霧)·이내 따위.
霞=노을하.이내하.
癖=버릇 벽.
煙霞癖 연하벽= 산수를 좋아하여 그 경치를 감상하며 즐기는 버릇.
茅=띠 모.
棟= 용마루 동. 마룻대 동.
茅棟모동=띠로 지은 집.
이하 원문= 海東雜錄[五]
부용봉(芙蓉峯)
○ 상사(上舍) 조사경(趙士敬)의 집이 봉우리 아래에 있다.
남으로 바라보매 부용봉이 구름에 반쯤 있는데
/ 南望雲峯半隱形
부용이란 이름이 아름답구나
/ 芙蓉曾見足嘉名
주인 또한 연하의 고질병이 있으나
/ 主人亦有煙霞癖
초가집 지으려는 깊은 뜻 오랫동안 못이뤘네
/ 茅棟深懷久未成
이하자료=月川 월천선생연보
윤9월에 부용정사(芙蓉精舍)가 완성되었다.
- 선생은 젊었을 때부터 산림 경영에 뜻을 두고 살 곳을 조성하려 하였으나
힘이 미칠 수 없었다.
퇴계 선생의 시에 이르기를
“남쪽의 운봉을 보니 반은 구름에 덮여 있고,
일찍이 부용산은 아름다운 이름에 걸맞았네.
주인도 연하(煙霞)의 고질병이 있어서,
오랫동안 집으려 했으나 이루지 못했네.
[南望雲峯半隱形, 芙蓉曾見足佳名.
主人亦有煙霞癖, 茅棟深懷久未成.]”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이에 이해 가을에 8칸의 집을 완성하였다.
재(齋)가 2개인데 ‘정관재(靜觀齋)’와 ‘수약재(守約齋)’이고,
헌(軒)은 ‘고명헌(高明軒)’이다.
연못은 ‘군자지(君子池)’로 연못 속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미견(彌堅)’이라 이름하였다.
집 북쪽에 대를 쌓아 ‘미고대(彌高臺)’라 이름하였다.
대개 퇴계 선생이 일찍이 유람했던 곳으로
도산에서 서로 바라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고대(彌高臺) 아래에 음롱대(吟弄臺)가 있다.
동쪽 언덕에 두 개의 대(臺)가 있는데,
위의 것이 ‘청원대(淸遠臺)’이고 아래의 것이 ‘광제대(光霽臺)’이다.
퇴계 선생이 보내온 시를 고명헌 벽에 걸어 놓았다. -
원문=芙蓉峯 趙上舍士敬家在峯下。
南望雲峯半隱形。
芙蓉曾見足嘉名。
主人亦有烟霞癖。
茅棟深懷久未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