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들의 자연생명 시퀀스 회로
일벌의 수명은 계절별로 틀리다.
꿀이 많이 들어오는 유밀기에는 집 짓기, 새끼 기르기 그리고 꿀 수집 등의 중노동으로 35일 밖에 살지 못하지만, 추운 겨울 어두컴컴 집안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월동을 하는 시기에는 최장 6개월을 살아간다.
본인이 선박기관사로 승선 근무 시절 시퀀스회로 (sequence circuit, 입력이 시간적으로 차례차례 가해질 경우 어떤 정해진 입력계열에 대해 특정한 응답을 하는 전기회로)는 아주 중요한 전기지식이었으며 수많은 기계류(펌프, 냉동기, 엘리베이터 등)가 인간이 설정한 논리 설계에 따라 작동된다.
양봉을 배워가며 벌들의 세상에도 자연생명의 시퀀스 회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벌들은 생존을 위하여 월동 준비를 한다.
벌집의 방마다 겨울 식량을 가득 가득 채우며 방이 모자라면 새끼(유충, 번데기) 마저도 집밖으로 물어내어 버린다. 그리고 몸집만 크며 일도 하지 않고 식량만 축내는 수벌들도 모두 집밖으로 쫓아내어 버린다.
꿀이 없고 추운 겨울 동안 식량을 비축하며 살아남기 위한 유전적 생존 전략이다.
추운 겨울 동안은 산란도 하지 않는다. 육아에는 많은 열의 발생이 필요하며 이로 인한 수명단축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역별로 틀리지만 대략 입춘 무렵이 되면 양봉인들은 벌집내부에 꽃가루떡을 얹어주고 벌집을 더욱 축소시켜준다. 벌들에게 먹이를 주고 집을 더욱 조밀하게 만들어 집안 내부를 더욱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것을 봄벌 깨우기 작업이라고 하는데 여왕벌은 이런 환경이 만들어 지면 비로소 산란을 시작한다.
(2월2일 시행한 봄벌 깨우기 작업 사진)
꽃가루 떡을 투입한 후 17일이 지난 오늘 벌통 내부의 산란 상태와 물 공급 장치의 누수여부 확인을 위하여 속살피기 작업을 하였다.
드디어 산란이 시작되었다.
인간이 만든 시퀀스 회로보다도 더 정교하게 벌들의 자연 생명 유지회로는 건강하게 가동중임을 확인한다.
이제 봄벌 사육이 시작된 것이다.
작업중인 벌터에 산약초 밴드의 리더 형님께서 방문해주시었다.
형님과 벌키우기 대화를 나누는 동안 구름이 몰려오고 날이 더욱 쌀쌀해진다. 비가 오려나보다. 벌들이 춥지않도록 다시 담요를 덮어주고 작업을 마무리한다.
아주 짧은 기간만을 살아가는 벌들.
벌들은 교육받지 않았고 경험도 없지만 그들만의 유전자 정보로 생명유지 회로를 가동시키고 있었다.
시심농심봉심
해올 김안민
첫댓글 봉장의 정리 정돈이 잘되여있고 벌좋으네요
새땅이라 바닥이 진흙탕 투성이에요 ㅠㅠ
봉판이 벌써 우~~와 ~~
2통은 왕 실종, 7통은 약군도 있습니다.^^
봉판이 좋습니다~~~^^
부산쪽은 유봉 벌써 나왔지요?
@해올 김안민, 청주 예~~~~
빠른통은 두번째 산란이 들어가는것 같습니다
@최병삼(부산)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