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앨리스] 이경현 초대전 "기억화면" 감상기 - 군중과 익명성 그리고 나
평촌 갤러리앨리스
2026. 4. 4 - 4. 18
안양시 평촌대로107번길20-10(월요일휴관)
드론이 요즘처럼 일상화 되기 전 공중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었다. 그 피사체가 잔뜩 모여있는 군중이라면 더 눈길이 가게 된다.
모여 있는 군중을 떠올리면 광화문 앞의 촛불문화제 같은 군중시위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여름 해변가나 겨울 스키장 그리고 운동회날의 학교 운동장도 만만치 않게 사람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Full moon,91x116cm, acrylic on canvas, 2026
목적은 달라도 그 수많은 군중들을 내려다 보면서 군중의 익명성으로 인해 나의 투영이 자연스러워지고 괜시리 많은 사람들 속에 혼자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이율배반적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굳이 '고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나'를 확인하려고 애를 쓰다 보면 더욱 그렇다.
Green grass, 60x72cm, acrylic on canvas, 2025
시야를 좀 더 넓히면 군중속에 홀로인 '나'는 무수히 많이 보인다. 어쩌면 전부 다가 아닐까? 그리고 그 느낌을 애써 지우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팔을 쳐들고 스키코스를 활강하고 해변을 질주한다. 익명의 그들과 나의 관계성은 내가 그들과 구별되면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일수도 있다.
(대표작)Travel, 60x72cm, acrylic on canvas, 2026
심지어 그 작은 군중의 캐릭터들은 모두 다른 옷을 입고 다른 모자를 착용하고 있지만 모두 표정은 구별되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인 '나'가 아니고 '전체'인 나로 치환되는 묘한 사회성을 형성하게 된다.
(대표작)Travel, 60x72cm, acrylic on canvas, 2026
표정이 구체적인 인물을 보면 강하게 '타인'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인물의 표정이나 얼굴이 동일하면 내가 그 중 하나의 인물로 들어가 포함되는 기분이 든다. 익명성은 곧 나의 개성을 투영하는 것이며 개성은 곧 '타인'으로서 무관심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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