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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히데끼" 70세의 정답
저번에 소개드렸던 ‘80대의 벽’이라는 책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었는데요. 오늘은 80세의 벽을 쓴 저자 와다 히데키가 쓴 후속작 ‘70세의 정답’ 이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70세는 뇌를 비롯한 몸과 마음의 절대적인 노화 분기점이라고 합니다. 와다 히데키는 우리에게 건강하고 활동적인 30년을 살아갈 것인가? 한순간에 노화되어 힘겨운 30년을 살아갈 것인가 묻습니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가 말하는 나이 들수록 외모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와 노화를 늦추는 비결을 함께 들으시겠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30년의 노화를 늦추는 법>
60대에는 40명 중 1 명 정도 였다가 80대는 3명중 1명꼴 앓는 이 병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인지장애이다. 이처럼 인지장애는 70대 이르면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해서 80대는 60 때보다 12배나 많아진다.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30년 남짓 노인 정신과 의사로 일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60~70대에 어떻게 살았는지’ 와 관련이 깊다.
당연한 얘기지만 열심히 일하고 배우면서 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 인지장애를 앓을 확률을 낮추어준다. 그리하여 본격적인 노인으로 진입하는 관문인 ‘80세의 벽’을 수월하게 넘는다면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이 책에는 나의 오랜 의사 생활에서 얻은 지식 뿐만 아니라 그간 인생에서 배운 지혜도 담겨 있다.
의사로서의 지식과 더불어 회사를 경영하거나 나이 든 부모님을 돌보았던 경험까지 총동원해야 ‘노화’라는 인생 최대의 적과 싸우고 ‘70세의 정답’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지식과 경험을 담은 이책이 당신의 인생을 더욱 긍정적이고 즐겁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제 1 장. 노화를 막고 오래 살기 위한 정답
<콩은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영양제>
소고기와 돼지고기에는 트립토판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트립토판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재료로써 뇌를 활성화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기와 함께 고령자가 꼭 먹어야 할 음식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대표적인 건강식 ‘낫토’이다. 낫토가 뇌와 몸에 좋다는 견해는 이미 의학 및 영양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정솔로 통한다.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마트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말하자면 낫토는 가장 싼 영양제인 셈이다. 고령자들에게 보통 하루에 체중 1kg 1.2~1.5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몸무게가 60kg이라면 70~90g을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단 이는 순수한 단백질 양을 말하는 것이어서 매일 권장량을 채우기가 만만치 않다. ‘아침에는 계란, 점심에는 생선, 저녁에는 고기’ 하는 식으로 단백질이든 식재료를 숙제처럼 챙겨 먹어야 겨우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그래서 콩으로 된 낫토처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 매우 유용하다. 콩은 뇌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최근 콩은 뇌를 활성화한다고 해서 ‘브레인 푸드’라고도 불린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해롭지 않다.>
노후에 건강하게 지내려면 콜레스테롤은 반드시 필요하다. 애초에 콜레스테롤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몸을 구성하는 지방의 일종이다. 성 호르몬과 세포막의 재료로서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될 주요한 성분이다. 그뿐 아니라 뇌에서 세로토닌을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낮고 또 우울증에 걸리더라도 빨리 나을 수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구성하는 재료이다. 더욱 놀랍게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암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이런 면역세포를 구성하는 재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넣어 낮에도 혈관이 약해져서 뇌졸중을 앓을 확률이 커진다.
<비타민 C로 뇌를 튼튼하게>
비타민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특히 뇌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 비타민 C가 두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산화를 막는 ‘항산화 작용’에 있다. 뇌세포가 산화되어 손상을 입으면 뇌 전체의 활동이 둔해지고 혈관에서 산화가 진행되어도 뇌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원활하게 제공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뇌와 혈관의 산화는 인지 장애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그런데 비타민 C에는 산화를 막는 힘, 다시 말해 산화 작용의 반댓말인 ‘환원 작용’을 하는 능력이 있다. 환원 작용으로 산화를 예방해서 뇌세포와 혈관을 지켜 주는 것이다.
<담배는 혈관에 술은 전두엽을 수축시킨다>
70세 전후기가 되면 술을 절제해서 마셔야 한다. 술은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효과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뇌에 손상을 입히는 물질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이유도 뇌에서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라는 부위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뇌를 살펴보면 전두엽과 해마가 위축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가 가장 위험해서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담배도 끊는 것이 좋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액 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고 뇌에 유입되는 혈액량도 감소시킨다. 결국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
<씹기는 뇌를 활성화한다>
껌을 씹으면 뇌의 혈류량이 증가했는데 특히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혈류량이 크게 늘어난다. 이는 우리가 음식을 씹을 때 사용하는 근육인 ‘깨물근’이 삼차신경을 통해 뇌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껌을 씹으면 치아를 감싸고 있는 치근막에도 악력이 전달되는데 이역시 뇌와 이어져서 뇌를 자극하고 활성화한다. 따라서 반대로 건강하지 못한 치아는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치아가 거의 없는 사람은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사람에 비해 인지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1.85배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알츠하이머형 인지장애 환자는 채소섭취량이 적다고 한다. 이 때문에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돈이 많이 들더라도 틀니나 임플란트를 활용해서 치아 건강을 지켜야 한다. 덧붙여서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깨물근을 많이 움직여야 함으로 껌이나 오징어를 자주 씹자. 심심할 때 간식거리를 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내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 새끼 식사를 할 때에도 젊었을 때보다 더 많이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러한 작은 습관이 뇌의 노화를 막는다.
<수면이 중요한 이유>
질이 좋은 수면이 노후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인간은 잘 자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질이 좋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몸속 세포의 재생과 회복도 자는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잘 자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당연히 건강 수명도 줄어든다.
<귀가 멀어지면 인지장애와 가까워진다>
흔히 나이를 먹으면 귀가 잘 안 들리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데 청력 감퇴는 그리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귀가 잘 안 들리면 인지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청력이 떨어지면 다른 사람과 대화할 일이 줄어든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을 수 없으니 아무래도 누군가와 이야기하기가 꺼려진다. 이러면 사회 활동량이 줄어들고 우울감을 자주 느끼며 사회적 고립 상태에 빠지기 쉬워서 인지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 귀가 멀어지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위해 뇌 에너지의 대부분을 청각 처리에 사용하게 되면서 다른 인지 기능들은 상대적으로 점점 쇠퇴해 간다. 임상 경험으로 봐도 70대에 청력이 떨어지면 인지장애가 발병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귀가 잘 안 들린다면 이비인후과에 방문해서 난청의 진행을 늦추는 동시에 주저하지 말고 보청기를 사용해야 한다. 귀 건강을 유지해서 다른 사람과 계속 대화할 수 있다면 인지장애의 발병위험도 줄어들게 할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외모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
심리치료법 중에 행동을 변화시켜서 감정을 조절하는 ‘행동치료’라는 방법이 있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거나 낡은 습관을 바꿔서 마음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는 60~70대 노인이 젊어지는 방법으로도 딱 들어맞는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억지로라도 화장을 하고 머리를 다듬으면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따라서 고령자일수록 외모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만나온 여러 환자들을 보더라도 겉모습이 노인에 가까울수록 감정의 노화가 더욱 성큼성큼 진행되어 결국에는 정신기능이 쇠약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노인임에도 외모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대체로 건강하다.
<뇌 건강을 위한 4가지 습관>
첫째, 주 2회 연간 100회 새로운 경험을 한다. 예를 들면 밖에서 점심 도시락을 살 때 늘 가던 가게가 아닌 새로운 가게를 방문한다. 그 외에도 처음 보는 길로 산책을 간다든지 생소한 식물을 데려와 키워 보는 등 사소한 첫 경험 의식적으로 매달려서 도전한다. 우리 뇌는 본 적 없는 것을 보거나 먹어 본 적 없는 음식을 맛보면 활발하게 움직이기에 이러한 노력들이 전두엽의 노화를 늦추어 준다.
둘째, 베스트셀러에 관심을 갖는다. 나는 부족하지만 나름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지금 어떤 책이 잘 팔리는지를 향상 눈여겨보면서 그 책이 왜 인기가 많은지 생각해본다. 그것이 인간의 뇌, 특히 정신적 활동의 중추인 전두엽을 단련시키는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새로운 정보를 아주 좋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대하다 보면 전두엽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셋째, 나이보다 젊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을 따라한다. 사람은 결국 사람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한번 주변을 살펴보자. 틀림없이 나이보다 젊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행동을 잘 관찰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따라 하려고 노력한다.
넷째, 연초에는 스케줄 수첩을 산다. “노후에 필요한 것은 오늘 할 일과 오늘 갈 곳”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해야 할 일과 가야할 곳을 정해서 스케줄 수첩에 적는 습관을 들이면 노후를 긍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
제 2 장. 건강한 뇌를 위한 정답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나이 탓이 아니다>
고령자가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근력이 떨어지는 ‘비사용 증후군’이 발생한다.
이는 뇌도 마찬가지여서 머리를 쓰지 않고 살면 뇌는 점점 퇴화한다. 나이가 들면 으레 기억력이 떨어지겠거니 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만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기억력은 뇌의 기능상 75세 정도까지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급격히 떨어지는 쪽은 기억력이 아니라 기억하려는 의지다. 평범한 상황에서는 청년층과 노년층의 기억력에 큰 차이가 없으나 나이든 사람의 기억력이 더 나쁘다는 선입관을 심어주면 노년층의 의욕이 떨어지면서 기억력까지 저하 된다는 뜻이다. 중년 이후에라도 이렇게 노력해서 무언가를 외워 본 적이 있는가? 아마 드물것이다.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기억력이 자꾸만 떨어지거나 외워도 금방 까먹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용하지 않는 기억력은 당연히 쇠퇴한다.
<뇌는 언제든지 발달할 수 있다>
“뇌세포는 나이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21세기에 들어와서야 밝혀진 새로운 상식이다. 그래서 박사는 택시 운전사와 일반인의 뇌를 비교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택시운전사의 해마가 일반인에 비해 크게 발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억하고 기억한 내용을 끄집어내는 작업을 매일 반복하는 동안 해마의 신경세포가 늘어나면서 크게 발달하게 된 것이다. 결국 성인이 된 후라도 뇌세포는 훈련에 따라 충분히 발달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부정적인 자기 암시는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나이가 되면 인지장애를 앓지 않더라도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게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믿으면서 기억하려는 의지를 잃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젊었을 때는 누구나 나름대로 뭔가를 기억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중장년이 되면 대부분 기억하려는 습관과 멀어지는데, 그래놓고는 “옛날에는 기억력이 좋았는데” 하면서 과거를 그리워하며 나이 탓을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자기 암시는 백해무익하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두 번째 이유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있다.노후는 인생 최대의 스트레스와 맞닥뜨리는 시기이다. 배우자의 죽음, 각종 질환, 실업 등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고령의 남성이 한 순간에 기억이 흐릿해지는 경우를 나는 여러 번 보았다. 인생 최대의 스트레스로 해마가 큰 손상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노후에 기억력이 떨어지는 마지막 이유는 생물학적 변화 때문이다. 중년 이후에는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는데 이것이 기억력 저하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세로토닌의 감소로 우울증이라도 걸리면 주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억력이 급격하게 감퇴한다, 특히 노년성 우울증은 기억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서 인지장애로 잘못 진단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무슨 일이든 ‘다 어떻게 되는 법‘>
“어떻게든 되겠지”는 이제 곧 노후를 맞이하는 사람에게도 딱 필요한 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머리도 휙휙 돌아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긍정적 사고가 도파민 분비량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어차피 잘 안 될 거라든지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도파민은 분비되지 않는다. 도파민 분비를 늘리고 머리를 잘 돌아가게 하려면 일단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습관화해야 한다.
제 3 장. 스트레스와 우울함을 이기기 위한 정답
<불안감을 잠재우려면>
불안과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심호흡‘이다. 뇌에 산소를 충분히 전달하면 ’편도‘의 흥분이 가라앉아 교감신경이 안정화된다. 심호흡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스스로 불안하다고 느꼈을 때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눈을 감는다. 그다음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신뒤 다시 천천히 내뱉는다. 호흡에만 의식을 집중해서 가능한 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렇게 여러 번 심호흡을 반복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된다. 다들 경험적으로 알고 있겠지만 사람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동시에 화를 낼 수는 없다. 노후에 건강을 챙긴다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참으면 오히려 뇌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혈압이 높아서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걱정되어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는 행위는 오히려 뇌와 정신 건강을 해친다. 무엇이든 정도의 문제로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피곤하다면 물과 단백질을 보충하자>
나이를 먹으면 젊을 때보다 쉽게 지치는 만큼 되도록 피곤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두어야 한다. 우선 ’피로‘는 보통 두 가지가 부족할 때 일어난다. 첫째는 ’수분 부족‘이다. 인간의 몸은 6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어 수분이 부족하면 쉽게 필요해진다. 다음으로 중요한 성분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피곤함을 계속 느껴서 몸이 회복되지 않는 다. 고기 섭취는 그만큼 중요하다.
<2주간 집에 있으면 7년치 근육이 사라진다>
75세 이상이 2주간 움직이지 않으면 7년간 움직이면서 쌓아왔던 근육이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육이 소실된 탓에 넘어져서 골절상이라도 입게 되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으로 넘어가야 할 경우가 매우 많다. 또 고령자가 운동량이 부족하면 식욕이 떨어져서 영양부족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영양이 부족하게 되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떨어지고 이런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나아갈 우려가 크다. 결국 단 하루만 집에 있어도 건강 수명이 단축된다고 봐야 한다.
제 4 장. 화목한 가정을 위한 정답
<아내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한다>
첫째, 점심은 ’자급자족‘할 것
우선 점심은 알아서 해결하자. 매일 남편의 점심을 챙겨야 한다면 아내는 낮에 외출할 수 없어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무엇이든지 골라 먹을 수 있다. 점심 식사가 가능하다면 아침 식사까지도 스스로 준비해서 먹는다면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집안일 분담하기
노후에는 남편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모든 집안일을 아내에게 맡길 명분이 사라진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일이라면 남편이 맡아서 하는 편이 서로에게 공평하다. 쓰레기 버리기, 빨래 널기 와 개기 화장실과 방 청소 같은 것 정도는 몇 번만 해 보면 금방 할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시작해보자.
셋째, 아내가 어디 가는지 묻지 않기
아내의 사생활은 간섭하지 말자. 당연한 말이지만 아내를 졸졸 따라다녀서도 안 된다.
<늙어가는 남편도 힘들다>
은퇴 후에는 남편도 지친다. 알다시피 남성의 평균 수명은 여성보다 짧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남편이 아내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므로 다 먼저 늙기 시작한다. 60대 이후에는 남성 호르몬이 급감해서 몸과 마음에 변화가 찾아오고 성인 병에 걸려서 육체적으로 힘들어지기도 한다. 또 노인성 우울증 초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생긴다. 은퇴를 맞이한 남편들도 여러 가지로 고달프다는 말이다. 그러니 노후의 부부는 서로를 지켜 주는 ’돌보미‘라는 마음가짐으로 힘들 때마다 함께 도우며 지내야 한다. 어른 두 명이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려면 하루에 몇 시간 동안은 얼굴을 마주 하지 않는 거리두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작은 일이라도 하면 노후 자금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그래도 힘들다면 혼자 사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 사람과는 도저히 같이 살 수 없겠다 싶으면 이혼하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아직 살아가야 할 인생은 많이 남아있다. 한 집에서 몸만 같이 살 뿐 마음은 이혼한 상태와 다름없다거나 남들 앞에서만 사이가 좋은 척 연기하면서 불쾌한 마음을 담아 둔 채 부부 관계를 유지한다면 몸과 마음에 안 좋은 영향만 끼칠 뿐이다. 정신과 의사로서 이처럼 마음을 망가뜨리면서 지내는 사람들 많이 보아왔다. 한번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은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다. ’이제 와서 새로운 삶을 살 수는 없다,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노후를 살아가는 방법이다.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면 한번 이렇게 자문해 보자. 내가 이 사람의 기저귀를 갈아 질 수 있을까?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다면 지금은 사이가 조금 나쁘더라도 계속 부부생활을 이어가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황혼 이혼을 고려해보자.
<자녀와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옛날에는 아이가 성인이 된 후라도 부모와 자식이 근처에 살면서 삶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의 부모와 자식은 되도록 멀리 떨어져서 지내는 편이 좋다. 자식들과는 1년에 몇 차례 서로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너무 멀리도 가까이도 지내지 말자. 이는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가끔 환자들에게서 성인이 된 혹은 중년의 자식들에 관한 상담을 듣기도 한다. 주로 자식들이 가정 폭력을 일삼거나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다는 내용이다. 이럴 때 나는 “부모님이 개입할수록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자식들은 간섭하면 할수록 더 엇나간다는 점 가슴에 새겨두세요“라는 뜻의 말을 전한다. 자식들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면 일단은 그대로 놔둬야 한다. 오랫동안 방안에 처박혀있는 자식에게 부모가 계속 밥을 차려 준다면 상황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밥을 주지 않아야 스스로 일어나서 편의점이라도 가게 마련이다.
<인지장애의 징후들>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과연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인지장애를 의심해야 할까? 우선은 지갑부터 살펴보자. 인지 장애가 시작되면 물건의 값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 과자 한 봉지를 사는데 천원짜리 지폐를 내고서는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계산이 되지 않아서 그냥 만원짜리 지폐를 내고 만다. 이러면 지갑에는 거스름돈으로 받은 잔돈만 가득 찬다.
또한 같은 물건이 여러 개 있다면 인지장애 초기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물건을 사놓고도 깜빡하고 또 사오는 일이 잦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엌 한쪽에 좋아하는 과자가 지나치게 많이 있다면 이것도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가족에게 존댓말을 쓰는 행위도 인지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인지장애가 진행되면 자식들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일이 늘어난다. 이는 위기 회피 능력 때문인데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서 시례를 범할 위험을 피하고자 존댓말을 쓰는 것이다. 위와 같은 증상들을 통해 인지장애가 시작됐다거나 진행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어떻게든 가족을 설득해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사전에 연명치료에 대한 의견 묻기>
나의 아버지는 2017년에 86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아버지 입원 중 담당 의사에게서 아버지 상태가 위중하니 호흡을 돕기 위한 관을 삽입해야 한다는 전화가 왔다.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허락 했다. 일시적인 장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번 기관 삽관을 하고 나면 자가 호흡이 약해졌을 때 곧바로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의사이면서도 알지 못 했다. 결국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7개월을 보내다 가셨다. 환자에게 연명치료를 계속할 것인가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부모님의 정신이 온전하여 판단력이 있을 때 연명장치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고서 훗날 튜브로 음식을 주입하거나 인공호흡기 등의 장치를 달기 원하는지 여쭈어 미리 의견을 들어야 한다. 또한 이를 가족이나 형제들과도 공유해 두어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제 5 장. 죽을 때까지 배우기 위한 정답
80세 벽을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뇌가 건강해야 한다. 뇌를 단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이다. 공부는 뇌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해 준다. 머리를 잘 쓰는 사람 일 수록 더 장수한다. 노후에 시간이 있다면 어떤 분야든 한 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노후에는 한 번쯤 버킷리스트를 써봐야 한다. 하고 싶은 공부의 목표 뿐만 아니라 일이나 취미 놀이에 관한 목표도 세워두어야 노후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나도 환갑을 맞이했을 때 앞으로 20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적어봤다. 본격적인 노인으로 접어들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가시화해서 적어보았더니 몸에서 힘이 샘솟는 듯했다. 목표를 세울 때는 반드시 기간을 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잡고 나면 의욕도 올라가게 된다. 게다가 날짜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실현하는 방법을 찾는 일은 전두엽을 단련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퇴직후 남은 인생이 20년을 넘어 30년에 가까워졌습니다.
여생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긴 시간이지요. 정년을 맞이한 60세라는 나이는 차라리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나이라고 봐야 합니다. 노후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식사나 수면 목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간을 빼고 나면 하루에 10시간 정도가 남고 60세부터 20년 동안으로 계산해도 7만 3천 시간이라는 자유시간이 주워지게 됩니다. 현재 20세에서 60세까지 노동시간이 40년 동안 7만6천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시절 일했던 시간만큼 자유 시간이 또다시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노후에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무의미 하게 흘려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지금입니다. 여러분은 남은 시간 동안 어떤 것을 이루고 싶나요? 이상으로 ‘인생의 품격’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당신의 품격이 더 빛나길 바랍니다.
[출처] "와다 히데끼" 70세의 정답|작성자 윤작가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