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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고등학교 축구팀이 20일 학교 축구장에서 연습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경고 축구팀은 지난 2월 끝난 제26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전국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 동문들·학교 아낌없는 지원
- '명장' 안선진 감독 지도 아래
- 초고교급 이창민·박지민 등 우수 선수들 눈부신 성장
- 주말리그 55경기 무패 행진
근래 부산지역 각급 학교 운동부 가운데 부경고(교장 강철중) 축구팀만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부경고 축구팀은 최근 몇 년간 부산에서는 물론 전국 최강 자리를 놓치지 않은 명문 중의 명문이기 때문이다.
사실 부경고는 전신이었던 경남상고 시절 축구보다 야구로 더 유명세를 떨쳤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사율이나 넥센의 간판 타자 이택근 등 걸출한 스타들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하지만 부경고로 이름을 바꾼 뒤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동문들로 이뤄진 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고, 고교 축구계에서 '명장' 반열에 오른 안선진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더해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부경고는 2008년 당시 '축구 천재'로 주목을 받은 윤빛가람(22·성남)과 올해 1순위로 성남에 입단한 전현철(22) 등을 앞세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1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2010년에는 더욱 빛을 발했다. 협회장배 2연패와 전국 고교축구대회 왕중왕전 우승을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주말리그 5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 부산 대표로 참가해 동메달을 따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부경고는 올해 또다시 다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2월 국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36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였다. 모든 관계자들이 부경고를 우승 후보 0순위로 꼽았지만 사실 팀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경고는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결승에서 동북고에 1-0 승리를 거두며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부상에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뛴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된 순간 모두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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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창민 선수. |
현재는 선수 대부분이 회복이 돼 다시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그 중심에는 주장이자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이창민(3학년)이 있다. 이창민은 대학 선수들이 주축인 19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초고교급 선수다. 지난 협회장배 대회에서도 탁월한 패싱 능력과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중원 사령관'으로서의 모습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창민은 현재의 기량만 유지한다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 계보를 잇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창민 외에도 돌파력과 슈팅이 좋은 박지민, 장신 수비수로 공격 능력까지 갖춘 신일수, 협회장배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지언학, 골키퍼 임홍현 등 주전 대부분이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 올해 남은 대회인 전국체전과 주말리그 왕중왕전 등에서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안 감독은 "동문들과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훌륭한 선수들로 팀을 꾸릴 수 있었고, 선수들 역시 자만하지 않고 항상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까지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