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ㅡ kjm / 2022.1.7
철학과 경제학의 차이는, 경제학은 돈이나 쌀 같은 실물을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고, 철학은 정의나 공정과 같은 생각(관념)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둘 모두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철학적 관념과 경제적 관념이라고 각기 명명될 수 있겠다.
여기에 대장동 사건과 검언유착 사건을 대입해보자.
대장동 사건은 생각의 문제가 아니라 돈의 문제다. 즉, 경제적 사건이다. 그런데 검찰은 돈의 흐름을 좇지 않고 사람을 좇는다. 그래서 유동규나 정영학 등의 사람의 말이 담긴 녹취록만 들여다본다. 즉, 말한 사람들의 생각을 좇는다. 왜?
범죄로 의심되는 돈에 관련한 내용보다도, 사람에 관련한 도덕성을 따져묻는 이유는?
그것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얻은 녹취록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사람들의 생각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시도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사건 조작'이라고도 한다.
검찰의 '사건 조작'은 먼저, 사람의 생각을 조정함으로써 얻게되는 이득 때문인데, 그러한 이득은 정치 권력의 향배를 좌우하는 단초로서 작용한다. 따라서 이런 행위 자체는 바로 정치적 행위가 된다. 즉, 법률적 행위가 아닌 것이다.
철학적 관념, 경제적 관념, 정치적 관념, 법률적 관념
철학적 관념은, 맞다와 틀리다, 혹은 옳다와 그르다를 평가한다. 진리와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관한 문제다.
경제적 관념은, 상도(상행위의 기준)에 따라 이익을 얻거나 쟁취하려는 데 대한 평가다. 공정에 관한 문제다.
정치적 관념은, 내적으로는 갈등 조정을 하고, 외적으로는 성장과 발전을 하는 정치적 역할에 대한 평가다.
법률적 관념은, 헌법 철학을 중심으로, 불공정과 법 규정의 위반에 대한 감시와 처벌이다.
언론의 관념은, 이 모든 관념들에 대한 감시와 평가이자, 감시결과와 평가내용의 전달자이다.
검찰이 사건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면 검찰이 흘리는 정보에 대해서는 무조건 의심해봐야 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여과 없이 단순한 전달자의 기능만 한다면, 이는 언론의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행위다.
제정신을 가진 기자라면, 대장동 사건 문제에 있어서,
"만일 내가 성남시장이라면 대장동 개발에서 이재명 성남 시장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까? 1조5천억이 투자된 사업에서 5,300억 이상의 성남시 수익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 그런 예가 그 이전에도 있었을까?"라고 자문자답을 했었을 것이고,
"검찰은 50억 클럽에 대해서 어디까지 수사하고 있을까? 하나지주은행과 sk최태원의 수사는 왜 안 하고 있을까? 시드 머니와 부산저축은행 수사는 개시한 건가? 대장동 사건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가?"를 충분히 의심하고 취재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언론은 검찰이 주는 정보만 받아서 옮겼고, 심층 취재도 거의 없었다. 검찰도 성남시만 뒤졌다. 즉, 검찰과 언론이 동시에 정치적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검언 유착'과 '사건 조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건과 사실을 뒤져야 할 사람들이 사람의 생각을 뒤졌고, 이를 감시해야 할 사람들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고, 생각을 전달했다. 검찰의 생각만을!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지속되는 한, 장차 그 댓가로 치루게 될 피해와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검찰과 언론의 피해도 커진다.
고발사주 사건의 가지가 발견되었으나 누군가가 슬며시 덮었다. 다른 한 가지가 발견되자 또 덮었다. 줄기가 나타나도 덮었다. 그리고 마침내 뿌리가 드러나자, 그게 쿠데타라고 판명되는 순간, 앞에 작은 가지를 덮었던 사람들은 쿠데타의 범죄자가 되어버린다. 이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관행으로 해오던 단순한 절도라고 알고 저질렀는데, 살인죄로 처벌받게 된다는 뜻이다. 옆집 논밭으로 흐르던 물길을 내 논밭으로 흐르게 물길을 바꿔놓았는데, 쓰나미가 닥쳐서 내 논밭이 흙밭(쑥대밭)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해당된다.
주사위를 9번 던져서 9번 生이 나왔다고 해서, 10번째도 역시 生이 나온다고 믿으시는가? 死의 확률도 반이라는 사실을 똑똑한 그대들은 망각하지 마시라.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그 반대는 생각 안 해보셨는가?
"High return, High risk"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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