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제 410회 분당 탄천 걷기 -23.10. 6
예쁘게 다가 온 9월, 아직도 한낮에는 남은 더위가 떠나기가 싫은지 머뭇거립니다.
오늘 신나는 축복의 날입니다. 삶의 방향키를 고운 쪽, 축복의 방향으로 고정시키며 룰루랄라~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친구들과 동산을 오르며 변해가는 자연을 감상하기 딱 좋은 날입니다.
그간 몸이 좋지 않아 산행 매니아(?)인 저는 여러 번을 빠졌습니다.
오늘은 분당 탄천을 김홍태 화백의 안내로 걷는 날입니다. 김화백의 전화를 받고 반 약속을 했지만
꼭 나가리라 마음을 먹고 일정 시간을 메모해 두었습니다.
여러 번 결석을 하다보니까 변함이 없는 만나는 시간도 잘못 알았습니다. 1
0시에 만남을 11시로 알고 10시 20분에 미리 나가서 기다리려고 했습니다만
만나는 시간이 10시니 큰일이 났습니다.
점심 먹을 장소로 찾아간다고 여러 번 전화를 했으나 10명이 야탑역(분당선) 4번 출구 나와
느티나무 아래 의자에서 기다리고 있겠답니다. 40분 늦게 도착하여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야탑역에서 시작하여 정자교, 이매교를 통과하며 탄천을 걷는 날입니다.
오늘 기온이 32도가 넘었습니다.
매미 합창이 줄어들고 귀뚜라미의 소리가 드높은 날, 따가운 햇살이 휘몰아칩니다.
날이 더운 만큼 9월이라도 탄천 주변은 푸름이 가득하며 모래톱에는 목이 긴 백로와 황새가
친구가 되어 한가로의 고갯짓을 합니다.
더워서 그런지 가끔 볼일이 있어 걷는 사람들뿐이고 떼 지어(?) 걷는 사람은 우리들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천정이 높은 두꺼운 다리가 햇볕을 막아주며 골바람이 불어오는 이매교 아래 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었습니다.
간식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이야기 합니다.
잊지 못할 선생님 이야기, 먹거리 이야기, 고 서초교사의 49제 추모 이야기 등 밀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고마운 선생님도 있었지만 마음에 응어리를 준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우리 제자들도 우리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6.25로 온 국토가 황폐화되고 너나없이 먹거리가 부족한 때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학교에서 나눠진 우유가루를 먹고 배탈이 난 이야기, 벤토(도시락) 뚜껑에 우유가루를 물에 풀어
엄마가 밥을 하실 때 올려놓으면 딱딱하게 굳은 것을 과자로 생각하며 이로 갈가 먹었던 이야기,
어느 지역에서는 주둔한 미군들이 가정에 씨레이션을 주어 처음 맛본 커피의 맛 등 참으로 이야기 거리가 많습니다.
후배인 고 서초 초등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20여만 명의 초등교사, 중등교사, 국민이 국회의사당에 모여
교육현실을 되 집어 보며 교권을 바로 세워야한다는 외침, 서글픈 일이었습니다.
힘들게 살았지만 우리나라 근대화를 다 겪으며 살아온 산 증인이었습니다.
해방둥이로 태어나 6.25전쟁을 겪고, 4.19혁명, 5.16혁명, 10.26사태, 광주 사태 등 굵직한 일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친구들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추억을 남아 노년에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힘을 주기도 하지만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가라고 하면 뒷걸음질 칠 것만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는지 직장인들이 명찰을 달고 나무 그늘이진 산책길을 걷습니다.
우리도 저런 때가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 일이 있으면 좋겠지만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놓임을 받은
여유로운 우리의 삶이 또한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 아닌지 자위해 봅니다.
세 차례 김 화백의 안내로 탄천을 걷는 우리, 오늘도 김 화백님의 아내로 유면한 EMC 골프장 옆에
위치한 코다리 음식으로 소문 난 시원한 <코다리 밥상(031- 709 –7088)>을 찾았습니다.
넓은 음식점 안에 많은 손님이 가득입니다. 언제나 먹어봤던 맛있는 이집의 코다리 음식과 시레기 밥이었습니다.
맛깔 나는 음식을 먹고 김 화백이 다니는 갈보리 교회 차집에서 맛있는 차를 들었습니다.
갈보리 교회는 영락교회 박조준 목사님이 서울 삼성동에 개척 교회를 세우고 성도가 많이 늘어
이곳으로 이전해 온 교회로 교회 건물도 훌륭하고 성도 수도 많답니다.
전시회 준비로 바쁜 김 화백님이 좋은 산책길을 안내도 하고 맛깔 나는 음식과 차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김 화백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한 친구들 감사합니다.
오늘 같이 폭염에 혼자 걸으라고 하면 손사래를 쳤겠지만 친구들이 있어 멋진 곳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번에는 분당 탄천을 걸어서 길은 평탄했으나 낮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간 날에
탄천은 별로 나무그늘도 많지않은데 얼마나 더웠을까요
참 대단한 백두산 걷기팀 친구들입니다.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