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정독과 다독
교인들로부터 “성경을 정독하는 것이 좋습니까? 다독을 하는 것이 좋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양쪽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참 곤란하다.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시편1:2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묵상하는도다’는 히브리어로 ‘하가(הָגָה)’다. 그런데 이 단어가 참 요상하다. 주로 ‘신음하다. 끙끙대다, 불평하다, 투덜대다, 성내서 말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상당히 부정적인 뜻을 갖고 있다. 긍정적인 뜻도 있는데 ‘소리를 입 밖으로 내다, 명상하다, 숙고하다, 묵상하다’로 사용된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라고 긍정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하가(הָגָה)’는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라고 긍정적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미도 놓쳐서는 안 된다.
여호와의 율법을 읽으면서 왜 신음하며 읽어야 할까? 왜 끙끙대며, 불평하며, 투덜대면서 읽어야 할까? 심지어는 성까지 내면서... 여호와의 율법이 나의 욕구에 제동을 걸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갈등을 일으키고 투덜대게 만든다. 그러나 읽고 또 읽다보면(묵상하면)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깨닫게 되고 그리고 그 율법이 더 좋은 길임을 알게 되면서 즐거워하게 된다.
우리의 선조들은 여러 가지 책을 폭넓게 읽는 多讀보다는 읽은 책을 읽고 또 읽는 多讀(묵상)을 권장했다. 사실 <논어>나 <맹자> 같은 책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읽고 또 읽다보면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진리를 깨우치게 되면서 신바람 나고 즐거워하게 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란 말도 그래서 나왔다. 글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이해된다는 뜻이다.
나의 독서습관을 소개하고 싶다.
관심이 가는 신간서적이 나오면 인터넷에 들어가 책을 먼저 읽어본 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본다. 내용이 괜찮다 싶으면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읽어본다. 좋은 책은 읽어보면 내용이 아주 뛰어난다. 그러면 구매한다.
집에 돌아와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좋은 곳은 색연필로 표시해둔다. 완독을 한 후 색연필로 표시해둔 곳을 스케너로 스케닝한 후 문서인식 프로그램(OCR)을 이용하여 文書化 시킨다. 100% 인식하는 프로그램은 없기 때문에 읽어가면서 오인식(誤認識)한 단어를 수정한다. 그다음은 요약작업을 하는데 몇 번 읽으면서 요약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색연필로 줄을 칠 때부터 요약완료 되기까지 대략 6~7회 정도 읽는 셈이 된다.
요약본을 인쇄하여 심심할 때마다 소파에 누워 읽는다. 이렇게 하면 책을 구입할 때부터 총10회~15회 정도 읽게 되어 나의 지식이 된다. 좋은 책 한 권을 마스트하게 되면 그 작가의 눈을 배우게 된다. 문제를 찾는 방법, 해석하는 방법 등등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을 설교원고를 쓸 때 활용한다.
첫댓글 스케닝한 후 문서인식 프로그램(OCR)을 이용하여 文書化 시킨다는 점에서 엄청난 자료가 축적되었겠군요. 차원이 다릅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것을 저는 소가 여물을 먹고 되새김질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지요.
우리는 하나님의 양들이고 양도 되새김질 하는 짐승인고로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 묵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독과 다독은 밥을 빨리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과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과 비교해 보면 천천히 오래씹어 먹는 사람이 더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이해하면 정독보다 다독하는 편이 영적으로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의 영과 육은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독 -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사람"... 기똥찬 지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