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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덕화만발(德華滿發) 원문보기 글쓴이: 김덕권
*德華滿發*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언제나 큰일을 앞두면 작은 징조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영화의 예고편 같은 것이죠. 도를 닦는 것도 마찬 가지입니다. 우리 새 부처님 소태산(少太山) 성존(聖尊)께서도 대각 직전 지각(知覺)이 트이고 영문(靈門)이 열리게 되신 후로 여러 가지 징조를 보이신 바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밤과 낮으로, 한 달에도 선후 보름으로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 변동이 생기셨습니다. 이 변동에서 혜문(慧門)이 열릴 때에는 천하에 모를 일과 못할 일이 없이 자신이 있으셨습니다. 그러시다가 혜문이 도로 닫히고 보면 당신의 몸 하나도 어찌할 방략(方略)이 없으셨다고 합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그런 징조가 새 부처님께 무수하게 나타나셨었습니다. 그 징조를 겪으신 다음에야 변동이 없어지셨습니다. 그리고 지각이 한 결 같이 계속되시면서 마침내 대각(大覺)을 이루신 것입니다. 그 대각의 함성이 울려 퍼진지 올 해로 96년이 되었습니다. 근래에 나라안팎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또 어떤 구세주(救世主)가 오시려는 징조가 아닌지요? 오늘은 원불교 개교 100주년을 앞둔 여러 가지 사회징조들을 한 번 살펴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고 합니다. 제비 먹이인 잠자리가 비가 오려고 하면 위에는 습기가 많기 때문에 낮게 날게 됩니다. 그래서 제비가 낮게 날죠. 여러분께서는 2008년 5월 12일을 기억하고 계시는지요? 중국 쓰촨성에 대지진이 일어나서 30만 명이 죽은 사건이 일어난 날입니다. 그 시간에 공항 나무들이 달걀만한 우박을 맞아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쓰촨성 지진은 강도 7.8의 강진으로 30년 만에 최대의 지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지난 3월의 일본 대지진이 8.0 이였음을 비교해 보면 그 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그런데 그렇게 강진이 오기 전에 몇 번 징조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지진 15일 전에 그 옆에 있는 후베이 은스시에 있는 관인탕 저수지에 담겨 있던 8만 톤의 물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흘 전에도 징조가 있었습니다. 수십만 마리 두꺼비가 집단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던 것입니다. 사회적인 현상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교통사고가 잦은 곳에서는 멀지 않아 대형사고가 날 것이라는 징조라고 합니다. 거꾸로 생각해봅니다. 어떤 대형사고가 났다면 대형사고가 나기 전에 작은 사고가 빈번하였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이런 연구를 깊이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버드 윌리암 하인리히라는 사람입니다. 하인리히는 보험회사에서 산업 재해 감독관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매일 많은 사고를 접하면서 그 사고들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그는 보험회사에 접수된 5만 건의 사고를 분석하며 통계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가 1929년에 발표한 논문이 세상에 관심을 끌었습니다. 대형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러면 그 전에 동일한 사고가 29번 났다는 통계입니다. 그리고 죽지도 않고 부상도 당하지 않았지만 사고가 날 번 한 경우가 300번 정도 있었고요. 범죄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력 범죄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면 그 전에 경미한 범죄가 29번 있었고, 300번 정도 날 번 한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죠. 이를 <하인리히 법칙>이라 부른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1991년 쏘련이 13개 나라로 붕괴되었습니다. 그 때도 징조가 있었다고 합니다. 5년 전 1986년 체르노빌에서 원자로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 해 8월에 체르노빌에서 정기 여격선 한 척이 침몰하여 400명이 한꺼번에 죽었습니다. 1988년 지진이 일어나서 2만 명가량이 죽었습니다. 다음 해 1989년에 시베리아 송유관이 폭발하였습니다. 그 때 기차 두 대가 공중으로 날아가면서 800여명이 즉사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계속 안 좋은 일이 일어나다가 쏘련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에서 강도 8.0의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10여만 명이 죽거나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원자로가 폭파되어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일본은 도쿄에 대지진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에 휩싸여 있답니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일어난 모바일 혁명이 이짚트를 거쳐 리비아에서 지금 동족상잔의 내전을 겪고 있습니다. 그 황색 모래바람이 중동 전역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북한에선 백성들이 굶어 죽어 가는데 김일성 탄생 99주년 경축잔치가 그 도를 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서 식량을 구걸하면서도 핵폭탄을 만든다고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아마 이런 현상들은 아무래도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오는 현상과 같지 않을까요?
도반 동지 여러분! 국내 정세도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세종 시 사태에 이어 4대강 때문에 전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증유(未曾有)의 구제역 파동으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생매장을 당했습니다. 대통령 공약인 영남지방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자 영남사람들이 분노로 들끓고 있습니다. 이제 또 과학벨트 건설이 충청도에서 타 지방으로 이전 될 기미가 보이자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요동을 칩니다. 천안 함, 연평도 사태가 연이어 불거졌습니다.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이 작은 징조들을 소홀히 여기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외면하고 시간을 오래 끌면 국가에 큰 병이 들지도 모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국가에 이런 작은 징조들이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손 묶고 대재앙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 난국을 타개할 영웅이 나타나거나 세상인심을 고르고 도탄(塗炭)에 빠진 중생들을 구제할 대각도인이 탄생할 때가 가까워오지 않았는지요?
도반 동지 여러분! 세상이 말세(末世)가 되고 험난한 때를 당하면 반드시 한 세상을 주장할만한 구세성자(救世聖者)가 출현하신다 하였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능히 천지기운(天地氣運)을 돌려 그 세상을 바로 잡고 그 인심을 골라 놓는 것입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옵니다.
원기 96년(2011) 4월 20일 덕 산 합장
*추신* 오늘부터 원불교 익산총부에서 대각개교절을 기리는 여러 가지 축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 [원불교 문인협회]에서도 시화전을 개최합니다. 아침 KTX편으로 익산에 내려 갔다가 내일 올라옵니다. 따라서 내일 *덕화만발*은 하루 쉽니다. 죄송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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