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원산지인 던힐 스카치 위스키를 이우석 회장님이 약속한 식당으로 가져오셨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던 이 술이 베트남전 이후 미군PX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리고 경제가 풀리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자 너도나도 여행 후 사가지고 귀국했다 소주, 막걸리만 마시던 국민들에겐 꿈의 술이었을 터이고 맛은 소문을 타고 과장되어 퍼져나갔다. 국산 위스키가 발매된 것도 그 즈음이다. 군에서 휴가 나와 친구가 술 사겠다고해서 국산 위스키 두 병을 비운 적이 있다. 치사량은 아니더라도 과음이 분명한데 멀쩡해 나도 이상했던 기억이 난다. 가짜 위스키는 아닐 터인데 영국산과는 약간 달랐을 수도 있다. 평소에 한 술했지만 군에서 술이 쎄진 건 확실하다. 자주는 아니지만 회식 때면 취사반에서 찌개를 끓여 꽤나 마셨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팀웍을 핑계로 술과 친구했었다. 특히 출장가서는 더 심했다. 핑계는 아니고 나 혼자 안 마신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과음해서 좋은 끝은 없다. 분명한 건 술을 즐긴 건 아니고 노예로 싸웠던 것 같다. 술과의 전쟁에서 살아 남은 기분이다. 술을 폭풍처럼 마셔 좀 천천히 들라던 때가 엊그제인데 술의 일생 총량제를 알게 되니 지금은 그저 최저 주량만 마신다. 지금은 조금씩 야금야금주의다. 그래도 이튿날이면 통풍이 올까 두렵다. 그러니 안 마시고 약 안 먹고 걱정없이 사는 게 최고다. 술과 위스키의 추억은 많지만 최고령 분과 마시기는 이우석 회장님이 최고령이시다. 아직도 이 술을 드실 수 있다는 건 건강하시기 때문이다. 부디 건강하시어 이 술을 계속 드셨으면 한다. 음주 후 커피 한 잔은 필수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