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사회)
1119 김동완
세계 최하위권의 빈국, 원조 없이는 배를 채울 수 없는 나라,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과거, 해방직후 분단과 전쟁을 겪는 국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그 이후 제2의 라인강의 기적인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내며, 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부국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그 배경에는 국민의 성실성, 희생정신, 국가 개발 정책 등등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배경에는 다시 ‘패스트 팔로어’ 정신이 함께했다. 패스트 팔로어, 즉 우리가 이토록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가 바탕이 되었다. 우리 나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초과 달성하는 나라이다. 그러한 방식들로 지금까지 잘 해왔다. 그러나 지금 21세기는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다.
‘퍼스트 무버’는 남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리더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퍼스트 무버가 움직이면 패스트 팔로어들이 따라오고 결국 사람들 대다수가 움직이게 된다.퍼스트 무버들은 남들에겐 없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창의성과 독창성으로 대표되는상에는 노벨상이 있다.그리고 우리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하나를 제외하면 그 어떠한 노벨상 수상자도 없다.그렇다면 도대체 왜 우리나라에서는 퍼스트 무버가 탄생하지 못할까? 아니,탄생할 수 없을까? 나는 그 이유를 크게 3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우리는 답이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고등학교때 배우는 3차 방정식에서는 근이 3개까지 나올 수 있다.그리고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3차방정식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면 기가 막히게 잘 풀어낸다.그런데 왜 그것보다 복잡한 사회에서 마주한 문제는 답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가? 답은 수십개가 넘을 수 있는데,자신이 생각한 ‘답’ 이외의 답들은 무시하고 들으려 하지 않는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능력은 정답을 얻기 위해서 어떠한 논리적 사고를 통해 해결책을 찾느냐 하는 능력이지,인수분해와 근의 공식을 통해 요령을 깨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런데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수학, 과학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역사,국어 등도 모두 교과서의 답을 외우는 식이다.그러니 자연스럽게 정답이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박혀버리는 것이다.이러한 하나의 정답 위주의 생각은 창의성을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한 가지의 답을 발견하고 나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고 숨어있는 더 좋거나 기발한 답들을 발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담당자가 누구야’ 문화 때문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와 책임자를 찾는다.그 문제의 본질인 윗선을 생각하려는 사람은 드물다.그리고 그런 문제를 접수하면 담당자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고 이른바 ‘겉 가지 치기’전략을 사용한다.내부는 계속 썩어가는데 겉만 그럴 싸 하게 계속 고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권위주의가 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위 사람들의 결정에 의문과 반박을 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자기보다 위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권위주의 때문이다. 밀그램의 복종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권위 앞에서 힘 없이 무너진다. 위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틀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과 자신의 결정에 반박하고 질문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권위주의자들의 생각이 더해진다. 그 결과 대다수는 권위에 굴복하고 어떠한 의문을 품지못하게 된다. 이러한 권위주의가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권위가 주는 힘은 사람의 본성을 자극한다.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특별히 악한 것은 아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그저 평소에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겼을 뿐이다. 그 힘을 맛보면 권위를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위보다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질문과 도전들이 필요하다. 21세기 최고의 경영석학이자 퍼스트 무버인 ‘톰 피터스’박사는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을 줘라.”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다양성이 주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퍼스트 무버의 원동력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 맞춘 평범한 성공은 패스트 팔로어의 덕목이지 퍼스트 무버의 그것이 아니다.
무버의 숙명은 패스트 팔로어의 ‘빨리빨리’ 정신과는 큰 차이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것을 더 빨리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던 것과는 다르다. 퍼스트 무버의 핵심은 창조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꿀 혁신이다. 우리나라에서 위의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우리나라는 다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통해 세계의 퍼스트 무버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퍼스트 무비로써 세계를 이끌겠다는 큰 꿈을 꾸고, 꿈을 달성하더라도 멈추지 않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나아가 스스로를 혁신하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며, 꿈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