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접속해 글 남깁니다.
비겁(比劫)은 “나는 나 너는 너”의 관념이다.
여기서 비겁은 천간(天干)에 있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를 말한다.
지지(地支)에 있는 비겁은 일간에 대한 근(根)으로 본다. 근(根)은 일간의 독립심과 체력 등의 틀이 되는 것이다. 오늘은 천간에 있는 비견과 겁재에 관해서만 말해보겠다.
비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특징은 ‘주변을 살핀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나와 같고 다름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능력’과 같다. 비겁이 천간에 있는 사람은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을 살핀다. 일을 하러 가면 동료가 나와 같은 돈을 받고 있는가 혹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가가 보인다. 똑같이 대우받을 때는 신경 쓰지 않지만, 대우받지 못할 경우 귀신같이 눈치를 챈다. 사람이 다 똑같다지만, 위 특징에 대한 민감도 자체가 다르다.
비겁이 근(根)으로 지지에 있을 때는, 물질적인 풍요만 있으면 되지만 비겁이 천간에 있을 때는 특히나 ‘인간적인 대우’를 원하게 된다. 그만큼 주변을 열심히 살핀 탓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찰하고 내가 어떤가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비견은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먼저 발견한다. 그래서 동료의식을 먼저 가지고 함께하려 한다. 그런 다음 함께하다 보니 우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겁재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먼저 본다. ‘나와 다른 사람이 너무 많아!’라고 느낀다. 그러다가 ‘결국은 다 같은 사람이겠거니’ 한다.
비견은 공통점을 중요시해서 그 공통의식을 나누다가 다름을 발견하고 생각을 나눠가는 과정에서 사람 간의 다름을 알게 된다.
겁재는 다른 점을 중요시하니 모두가 다르다고 말하다가 인간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게 된다. 어디에서 출발하느냐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비겁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주변을 살피고 항상 주변에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 비겁이 있어야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은 천간에 비겁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비겁이 천간에 있어야 동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통이 되니 그렇다. (그러나 根으로 있으면 물질 욕구와 독립의지가 강하니 동업이 어렵다)
비겁이 없으면 상대를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운에서 와서 한다고 능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천간은 늘 생각하는 것이고, 일상생활을 하다 보니 늘상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나와 같음과 다름을 항상 생각한다는 점에서 비겁은 현대의 핵개인화가 추세로 인정받으면서 더욱 가치가 돋보인다.
다음 글에서는 비견과 겁재를 따로 나누어 분석하겠다.
첫댓글 👍 이해력이 잘하셨습니다^^?
(비겁이 있는 사람인지라???ㅎ)
명확하고 쉽게 써주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