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무늬목 폼알데하이드 금지해도 큰 피해 없을 것”

[협객(강남주)]

 “무늬목 폼알데하이드 금지해도 큰 피해 없을 것”

작성일 2007-05-11

올 해 초 발표된 환경부의 무늬목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사용금지 입법예고에 무늬목 생산업계 절반은 당장 시행령을 발표하더라도 큰 파장이 없는 수준으로 만단의 대책을 세워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번 법안의 실효성 및 현실 가능성 여부에 따라 일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업계 관련자들은 대체로 수긍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고주파 건조기]

고주파 건조기ㆍ냉동 창고 등 대비책 마련

지난 2월 환경부는 폼알데하이드 및 이를 1%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가구용 무늬목 등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취급제한, 금지물질에 관한 규정’이라는 제명으로 입법예고한 바 있다. 가구용 무늬목이라고 범위를 한정했지만, 사실상 무늬목이 생산단계를 제외하면 전문미장공장 및 판매, 개별 인테리어 시공과정에서는 구분이 모호해져 무늬목 전체로 해석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올바른 길일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현재 업계가 대비책으로 마련한 방안은 크게 고주파 건조기술이용과 냉동 창고보관, 자연건조 등이다. 업계 관련자들에 의하면 전국의 무늬목 생산업자는 50~60군데 정도로 이 업체들이 보유한 고주파 건조기는 약 20대고, 평당 20~30평 정도 하는 냉동 창고도 약 20개 정도 확보돼 있다. 건조에는 열풍방식도 있으나 고주파 건조가 0.2~0.25㎜ 두께의 무늬목 및 소량도 건조가 가능하고, 또 수분만 제거돼 높은 퀄러티를 얻을 수 있어 국내에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통하고 있다. 과거 고주파 건조기는 전적으로 일본수입에 의존했으나 국산화에 성공, 지금은 일본산보다 약 절반가량 싼 가격에서 살 수 있다. 냉동 창고는 영하 45℃에서 급속 냉동시키는 방법으로 생산업계는 고주파 건조기를 들이는 것보다 경제적인 방법으로 폼알데하이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재구성(적층) 무늬목 생산 및 취급업체는 친환경인증을 받은 인체 무해성 접착제를 사용함으로써 법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도 새로운 사용환경에 익숙해져야할 듯

기존과 다른 무늬목 보관 및 사용에 사용자들도 익숙해야져야 할 판이다. 고주파 건조된 건식 무늬목을 쓸 때, 사용자는 적당한 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공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메이플과 같은 수종은 한 시간 가량 물에 담군 후에 또다시 1시간을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고. 냉동 무늬목도 해동시간이 여름이더라도 족히 1시간은 걸리며, 해동과정에서 컬러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미장공장 등에서 대량으로 사용될 때는 괜찮은 방법이나 일반 로드 숍에서는 취급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공론이다.

업계관계자 대체로 수긍ㆍ인정하는 분위기

업계 관계자들은 “폼알데하이드 취급금지처분은 사실상 예상된 판결이었다”며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늬목을 유통하는 A대표이사는 “2004년 포르말린 무단방료로 업계 관련자 30여 명이 구속될 때, 정부는 폼알데하이드 사용에 옐로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B업체 이사는 “사건발생 후, 무늬목 협회결성의 필요성 인식 및 정부차원에서의 보조금 지원에 대한 긍정적 검토 등의 분위기가 형성돼 이 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타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업계의 무관심으로 무산되고 말았고, 결국 업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할 신세가 됐다”고 꼬집었다. 무늬목 생산업체 C대표는 “당시의 사건이 업계가 포르말린을 사용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강구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면, 이번 조항은 적극적인 실행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투자에 따른 가격 인상분도 생산업체에서 부담할 방침으로, 목재 사용량이 전보다 많아진 고주파 건조에 대해서만 그 해당분의 가격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관련자들은 밝혔다.

D대표이사는 “이 같은 대세에도 분명 이 법이 달갑지 않는 영세업자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건강을 해치는 상품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냐”고 일축했다. A대표이사는 “원래 고급소재인 천연 무늬목이 그간 잘못된 생산 및 유통관행으로 무늬목하면 폼알데하이드가 생각나는 불명예를 안았다”며 “좋은 소재를 좋게 판매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법안은 공표되면서부터 효력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입법에 관한 당정의 의지를 계속해서 보였기 때문에 재고물량에 대한 유효기간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으며, 수입 무늬목도 세관에서 1차적으로 검열하는 등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