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중국상인이 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상인이 약았다고 표현한 말입니다만 그럼 이런 중국 상인에 늘 곰만 당하느냐. 아닙니다. 때론 곰에게 중국 상인도 당합니다.
중국의 술시장이 많은 변화를 했고, 그 흐르는 시장 경쟁 속성에서 명멸해간 중국 술회사가 무수히도 많습니다. 술만 그러냐? 아닙니다. 해마다 음료수 박람회가 열리는데 그 열리는 도시에 가면 그해 어떤 음료가 뜨고 어떤 음료가 손을 털었는지 쉽게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요? 그해 박람회가 열리는 도시를 어떤 음료가 광고로 도배질을 했는지를 보면 압니다. 한 때는 '스프라이트'가 도배질을 하다가 어느해는 '홍우'라는 바카스 같은 음료가, 또 한때는 '와하하'가 , 한때는 '빙홍차'가 ... ...
그럼 이런 술과 음료만 그렇게 다변했느냐 하면 아닙니다.
전자 제품 시장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사무기기시장도 마찬가지이고, 중국이 시장경제가 되면서 경쟁의 논리에서 솟구쳤다가 바닥으로 가라앉은 회사들이 엄청 많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부침이 계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시장의 패자가 아직 없다는 것이고, 그리고 아직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시장 경제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상인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국 상인이란 '유통업자'를 말합니다.
한국의 유수의 전자 제품 회사가 중국에서 많은 광고비를 들여서 광고를 했습니다. 광고를 한 이유는 실력있는 총대리상들을 끌어 모으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제법 실력있는 대리상들이 모아졌고 이들과 판매 전략을 궁리합니다. 광고를 더하라는 것입니다. 광고비가 총매출의 근 100%까지 투자를 했는데도 "아직 인지도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광고를 하다 하다 부아가 치밀어 옵니다.
"얌마! 이렇게 광고만 하면 언제 돈버냐?"
"나중에 벌겠지... ..."
도대체 총대리의 임무는 뭔가요? 그도 마케팅의 일선에 서서 판매에 열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중국의 유통상의 기본 정신은 니네가 광고 많이 해주면 우리는 여기서 알맹이만 까먹을께.... ...그리고 요리조리 핑계를 댑니다. 그 핑계가 기가막힙니다.
매출 신장을 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제품의 질이 우수해야 하고 가격이 싸야 하고, 판매상이 많아야 하고, 사람들에게 인지도도 높아야 하며, A/S도 잘되어야 하고 등등 많은 요소가 있는데...유통상은 못파는 이유를 어디선가 찾아 냅니다. 절대로 자기들의 잘못은 없습니다.
실적이 하도 오르지 않아서 유통상에 따집니다. 왜그러냐니까? 너희 제품의 디자인 중국 정서에 안맞는다고 합니다. 이만큼 선잔화된 디자인이 어디있다고 그러냐 따지니까, 중국 사람은 이런 디자인을 별로 안좋아 한다고 대듭니다. 하도 같잖은 핑계에 결국 이 한국기업은 그 유통상과 헤어졌습니다. 물론 초기에 중국시장에 대해 잘모르고 외상을 줬다가 그나마 대금값도 많이 떼이고 말이지요.
그 유통상 경쟁사인 중국의 C사의 유통상을 합니다. 중국에서 자본력있고 제대로 유통망을 갖고 있는 데가 그리 많지 않아서, 올해는 이곳을 하다가 내년에는 다른 곳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런데 C사의 담당자에게 또 실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닥달을 당했습니다. 그러자 이 유통상 " 너희들의 디자인이 모 한국 기업의 디자인보다 후져서 안팔린다"고 한답니다.
시장 논리의 주체는 결국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를 끌어 당기는 이유, 그리고 소비자가 외면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중국에서 유통상은 물건을 얼마나 시장에 잘 푸느냐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요소입니다.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 줄수 없습니다. 아무리 유통상이 뛰어나서 시장 장악력이 뛰어나 메이커를 쥐락 펴락한다고 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에 꼬리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중국 시장을 논하면서 너무 유통상에 메어있습니다. 돈이 된다면 중국 정서, 제품 다 팽겨치고 달려옵니다. 유통상은 원래 그런 부류입니다. 결국은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는 냉정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싸고 좋은 것만이 아닙니다. 때론 명분도 필요합니다. 많은 한국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 것. 소비자에 다가가지 못한 탓입니다. 소비자에 다가가는 방법, 광고만이 아닙니다.입과 입으로 구전된다해도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 그것이 승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