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7월 13일(현지시간) 웨일스 덴비셔주 릴 출신의 나이트클럽 여주인 루스 엘리스가 연인 데이비드 블레이클리를 대로변에서 권총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교수형으로 세상을 등졌다. 영국 여성으로는 마지막 교수형 집행이었다.
그녀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날 자신의 사면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켄싱턴 노스의 노동당 하원의원 조지 로저스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자신의 변호사가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BBC가 16일 보도했다. 그녀는 이어 자신이 "꽤 건강하다"면서도 운명을 체념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다음 주 경매에 부쳐질 편지에다 "나는 당신이 빅터 미슈콘과 이야기할 것이고 그러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편지는 교도소 종이에 그녀의 이름, 수감자 번호, 날짜가 맨 위에 적혀 있다.
런던에 있는 포럼 옥션스는 이 편지가 1500~2000 파운드(약 275만~383만원)에 팔릴 것으로 추정한다.
경매사 부회장인 루퍼트 파월은 "처형 전날 쓰여진 이 가슴 아픈 편지는 엘리스가 변호사 빅터 미슈콘에게 연인 데이비드 블레이클리를 살해할 때 사용한 총을 데스몬드 쿠센이 사용법을 알려줬다고 밝혔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그녀가 쓴 마지막 편지 중 하나임이 거의 확실하다."
로저스 의원은 감옥에 있는 엘리스를 면회했고 내무장관에게 사면 또는 관용을 호소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사면 호소는 거절 당했다고 경매사는 밝혔다. 엘리스는 런던 할로웨이 교도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녀는 런던 햄스테드에 있는 막달라 펍 밖에서 블레이클리를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는데 양측의 불륜과 관련된 소란스러운 관계 이후였다. 한때 연인이었던 그에게 무려 여섯 발을 쏠 정도로 분노에 차 있었다. 배심원들이 그녀의 유죄를 평결하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범행 열흘 전 유산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동정 여론이 들끓었다. 그녀는 당시 영국에서 불법이었던 낙태를 해야 했는데 연인으로부터 당한 신체적 학대 때문이었다. 레이싱 드라이버였던 블레이클리는 말다툼 중 그녀의 배를 주먹으로 때려 유산으로 이어지게 했다.
편지에서 엘리스는 아들을 휴가에 데려가겠다고 제안한 로저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자신을 도우려는 그의 노고에도 고마움을 토로했다. "당신이 내 아들 클레어 안드리아를 휴가에 데려가겠다고 친절하게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회를 빌어 여러분이 저에게 제공한 도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겠다."
영국 대중은 이미 사형 제도가 20세기에 존속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사형 제도 존폐를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영국은 10년 뒤 유럽의 주요 국가로는 처음 사형 제도를 없앴다.
엘리스의 손주들은 이제 파트너를 살해하기 전에 그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사후 사면을 구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