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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골롬반외방선교회 국제 리더십 회의 열어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가 국제 리더십 회의를 열었다.
3월 19일부터 31일까지 골롬반회 서울본부에서 ‘너의 천막 터를 넓혀라’(이사 54,2)는 주제로 진행한 이번 회의는 내년 세계 총회를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9일 개막 미사로 시작한 회의에는 한국, 라틴아메리카(칠레, 페루), 미국, 미얀마, 아일랜드, 영국, 오세아니아(뉴질랜드, 통아, 피지, 호주), 일본, 중국, 타이완,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총참사회, 골롬반평신도선교사 중앙리더십팀) 등의 지부장과 대표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골롬반회 각 선교지 지부와 선교 단위체 활동과 현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계획을 논의했다.
25-26일에는 삼척석탄화력반대운동 연대 및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골롬반 선교사 진야고보 신부(초대 주임)가 순교한 원주교구 성내동 성당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번 회의 결과인 현안과 비전을 각 현지 선교사들과 논의한 뒤, 내년 총회에서 다시 모일 예정이다.
삼척석탄화력반대운동 연대와 성내동 성당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진야고보 신부가 하느님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 헌신한 이야기, 시복을 위한 교구 신자들의 노력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삼척석탄화력반대운동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는 회원을 비롯한 골롬반 수도자, 사제 선교사들 그리고 삼척 주민들의 투쟁 역사를 들었다"며, ”삼척에 만발한 아름다운 벚꽃과 대조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자연 환경을 파괴하면서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우리는 지역 활동가들에게 지구와 미래 세대가 계속해서 하느님의 풍성한 축복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를 생태적 회심으로 초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기록했다.
3월 25-26일, 삼척화력발전반대운동 연대에 나선 성 골롬반회 회원들. 성 골롬반회는 현재 들어야 할 중요한 목소리는 기후위기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 성골롬반회)
이번 일정에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팀 멀로이 총장과 대표들의 기자회견도 진행됐다.
멀로이 총장은 평신도 주축으로 신앙의 뿌리를 내린 한국 교회의 역사를 언급하고, “하느님과 한국인들 사이의 이 위대한 사랑 이야기는 기억하고, 기념하고, 전파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서, “1933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한 골롬반 선교사들은 영광스럽게도 이 위대한 사랑 이야기에 자그마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골롬반 선교사들은 스스로를 그리스도를 위한 이주민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선교의 출발부터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잊혀진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멀로이 총장은 최근 미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는 타 국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도전과 축복에 직면하고 있으며, 세계는 빠른 속도로 지구촌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롬반 선교회의 젊은 선교사들이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한국에서 함께 살면서 일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이고, 우리가 하느님 안에 한 가족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지지하기 위해 세상에 부름을 받았다는 우리 믿음의 반증”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이주민과 난민을 위한 골롬반 사목 또한 골롬반 공동체 내 다양성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확장이며, 전 세계적으로 골롬반 선교사들은 이주민과 난민들의 요구에 꾸준히 응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멀로이 총장은 기후위기로 인한 삶의 파괴와 이주 현상을 언급하고, “지구촌 공동체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자연재해가 더욱 흔하게 발생할 엄청난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 골롬반 선교사들과 관련해 그는 “신학생, 평신도 선교사, 사제, 그리고 수년간 골롬반과 동반한 한국 교구 신부님들이 미얀마, 영국, 칠레, 타이완, 페루와 필리핀에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들은 스스로 한국 교회에서 경험한 깊이 있는 신앙체험, 즉 소수 종교의 구성원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자신감 있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다른 종교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 교회 내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 진복팔단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각 나라 현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3월 31일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국제 리더십 회의에서 폐막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회의 참가자들은 내년 총회에서 정할 골롬반회 활동 방향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회의 기간 동안 자신들이 활동하는 선교지와 관계없이 모두 비슷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했다면서, “특히 코로나19는 앞으로 10여 년간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계속 심각한 경제적 가난, 폭력 분쟁과 전통적 삶의 방식 훼손, 이주 등의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이들을 동반하는 것에 대한 헌신과 다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한 평신도 선교사는 “평신도로서 단지 직장이 아니라 한 가족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힌 것 같다. 각각의 전문성과 영역 위에 선교의 마음가짐이 묻어나는 것을 보면서 함께 일한다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이 전체 회의를 통해 함께 걸어가기 위해서는 정말 작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 내 목소리가 작은 목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 위기에 골롬반회가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이주민 사목에도 집중하고 있다”면서, “골롬반회는 그 선교적 역사를 통해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개별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들으려고 애쓰고 있다. 또한 선교사 역시 이주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총 본부는 홍콩에 있으며, 현재 한국 강승원 신부가 홍콩에서 총참사회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골롬반회는 현재 15개 국에서 선교하고 있다.
골롬반평신도선교사 프로그램은 1977년부터 점차 발전해 1994년 6월 골롬반회 총장과 총참사회의 공식 승인받고 설립됐다. 이후, 평신도 선교사들 스스로 지도자를 선출하고, 여러 지역 지부와 선교 단위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책임을 맡아 왔다. 2005년 10월에는 골롬반회 프로그램의 일부였던 평신도선교사 프로그램을 ‘골롬반평신도선교사’로 공식화했다.
1990년 한국에서 평신도 선교사 5명을 필리핀으로 파견한 뒤, 현재까지 한국 평신도 60여 명이 골롬반회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가운데 6-20년 넘는 한국 장기 선교사 8명(2023년 기준)이 미얀마, 영국, 타이완, 필리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멕시코 국경 지역과 미국, 미얀마, 아일랜드, 영국, 타이완, 파키스탄, 피지, 필리핀에서 다양한 국적 평신도 선교사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는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민족들 가운데 교회 설립, 교회의 성숙과 자국민, 타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동행, 그리스도인과 타 종교인 사이의 대화 도모, 개별 교회 간 특히 모국 교회와 파견된 교회 간 교류 촉진, 개별 교회들의 선교 책임 의식, 특히 ‘정의 평화 창조 보전’에 대한 의식 함양”을 지향하며 활동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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