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손님을 핑계로 명동에 나갔어요. 마흔 정도 먹은 친구인데 아내가 위치 추적기를 달아 놓은 모양입니다. 각시가 밖에서 계속 전화를 해가며 반경을 좁혀오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안절부절 합니다. 인간아! 인간아! 왜 사냐? 4층 당구장으로 피신 시켜놓고 1. 무조건 우길 것 2. 잘못했다고 싹싹 빌 것을 주문했는데 다음 날 식전 댓바람부터 마님이 출동한 것이 어째 찝찝합니다. 여기는 명동, 분위기 좋습니다. 대통령은 직무 중지 시켜 놓고 이렇게 평화로워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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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구세군을 보았나요? 내일모레가 성탄절인데 캐럴도 구세군도 아직까지 못 봤어요. 명동 성당은 미사도 보지 않나 봅니다. 명동은 더 이상 쇼핑몰로 돈 벌기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길거리 먹자 가판이 대세인 모양입니다. 우리 시절에 이 바닥에 가판 하나만 깔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다 옛날 말입니다. 오다 보니까 신세계 전광판이 가장 핫해 보였습니다. 뱅크시가 웬일로 한국에 나타났을까요? 필자는 뱅크시(영국)와 바스키아(미국)가 함께 낙서 화가로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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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키아(1960-1988)가 선대이고 뱅크스(1970~)가 후대 인물입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항의 상징인 그라피티로 끌어내고 그와 동시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메시지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뱅크시는 자신의 예술철학을 한 문장으로 정의했습니다. “예술은 불편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고, 편안한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회를 비판적으로 꼬집으면서도 지친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그는 ‘더 좋아 보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예술 테러리스트’입니다. 그 많은 먹거리 중에 호떡 한 개(3.000)을 사 먹고 나이키 매장에서 모자 하나를 커스텀(custom,45000) 했어요. 어때요? 나는 바스키야닷!
2024.12.20.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