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부드러운 봄날 오후
집 앞 언덕의 노오란 개나리
활짝 피어나 앙증맞게 미소 짓는다.
아낌없이 주는 자연의 선물엔
어떤 진지함과 인내가 깃들어 있다.
조용히 번지는 옅은 미소
행복과 기쁨의 해맑은 표정
나는 마법에 걸린 어린아이가 된다.
돌아갈 수 없는 피안의 저쪽
마음으로 바라볼 뿐 갈 수 없는
티없이 맑고 밝은 날들의 추억들
내 영혼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인다.
날마다
덧없음
한 번 뿐인 삶
그 명징함 앞에 서서
무한한 자연의 선물에
마음의 티를 닦아내고
부질없는 욕심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겸허와 감사로 채운다.
이내 비워지고 다시 욕망과 욕심으로
채워지겠지만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이기에.
모든 삶은
소중하고, 신성하고, 영원하다.
오늘
네게 하고 싶은 말
"보고 싶어"
"괜찮아."
"잘 될거야"
"사랑해"
봄의 전령인 산들바람과 꽃들은
몸과 마음을 밖으로 이끈다.
전철을 타고 용문으로 가서
냇가에 앉아 졸졸거리는 시냇물
노래 소리에, 꿈빛으로 물든
수양버들의 하늘거림에 내 지친
귀와 눈을 맡겨볼까?
그런 심산으로 커피와 사과 한 개
찹쌀떡, 그리고 노래를 배워볼
생각으로 테블릿을 챙겨 집을
나섰다.
전철역 플랫홈
덕소행 전차가 지나가고
마음은 왔다갔다 한다.
용문행 열차가 들어왔지만
나는 플랫홈을 빠져나와
한강으로 발길을 돌린다.
서울의 숲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전망 좋은 그네 의자가 비어 있다.
순간 횡재를 한 기분이 들면서
그네 의자에 몸을 맡기고
삼월의 은은한 햇볕 받으며
하늘 향해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연초록 수양버들 잎이 돋아나
꿈빛으로 빛나고 그 사이사이로
은빛 물결이 반짝인다.
떼지어 지저귀는 작은 새들의
노래 소리 정겹고, 새 짝을 찾은
까치부부는 신혼집 짓기에
여념이 없다.
강둑의 갈대들 은은한 빛을 머금고
새로 돋아난 풀빛 푸르다.
자연이 벌이는 환희로운
축제장에서 황홀경에 빠져있다가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대기근의
재앙에서 비롯된 슬픈 사연의 노래
The Fields of Athenry을
Ann Breen의 애절한 목소리로
그 애절함에 빠져 듣고 또 듣는다.
그들이 겪은 고난과 고통에 마음이
아려오고 가슴이 먹먹해온다.
마음 가다듬고 책을 펴든다.
『천국까지 100마일-아사다 지로
도시에 나가서 사업을 하다가
파산하고 이혼 당한 후에야
병든 어머니를 찾아온 막내
아들에게 어머니가 말한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어."
"나는 가난한 네게 도움을
받고 싶은 게 아니라 부자인
네게 버림을 받고 싶다."
???????????????????
한참이나 골똘히 생각에 잠겨든다.
요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식들에게 재산 물려주는
문제에 이런저런 주장들을
접하게 된다.
가장 많은 주장은 자식들에게
재산 물려주면 안된다느니
후회한다느니 하면서 아끼지
말고 다쓰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니 어쨌든
선택은 해야하지만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각자가 처한 상황과 삶의
가치관, 자식 사랑 방식에 따라
결정할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