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걸음으로 주민센터를 찾았다
형광펜으로 그어놓은 칸을 시키는 대로 모두 채웠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와 벽에 붙이고 걸어둔 너를 본다
생전에는 왜 이리 예쁘지 않았을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시가 밥을 줘? 소설이 돈을 줘? 빨리 와서 자요!
그런데 너를 보내고선 오히려 새벽 서너 시에 컴퓨터를 끄고
누워서도 두세 시간을 뒤척이는 나를 본다
나는 네 잔소리와 짜증이 그리울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었다
가는 순서는 없다지만 그래도 나를 보내며 네가 울어야지
너를 앞세우고 남은 이 초라함은 무어냐
휴대폰에 새겨진 '여보'라는 단축번호를 지운다
저리며 떨리는 손가락이 차마 가엽다
첫댓글 가슴 아리게 떨며 읽습니다.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짠합니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마음이 슬픕니다.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립니다.
마음이 짠합니다.
맛난 것도 좀 드시고 기운내세요.
그동안 빠진 체중을 회복하려고 잘 챙겨 먹는답니다.
우린 누구나 언젠가 다 잊히며 잊으며 지내게 되겠지요.
한 편의 시가 되었네요.
그렇죠.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고 남은 자의 허전함도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군요.
사람들은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순서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뒤따르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네요.
슬픕니다.
언젠가는 모두 지워지는 인생입니다.
모두 지워지고 종국에는 모두 천국에서 만나겠지요~
법 없이도 살던 사람이었으니 천국이 있다면 분명히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하네.
평소 살뜰하고 다정하지 못하셨다면 먼저 가셔서 울게 하고 마무리 하는 수고는 해주시라고 먼저 가신 것 아닐까요.
울 남편한테도 제가 먼저 갈테니 마무리 잘 해 달라고, 이것쯤은 마지막으로 해 달라고 했는데요.
아마도 감사하게 여기실 것 같네요.남의 손이 아닌 남편 손으로 해 주시니 안심도 되고요
마음이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