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총무 예상대로 저조한 참석을 예상했지만 또 한명의 37동문 他界로 문상해야 하는 회원까지 생겨 달랑 5명이 오늘의 참석 인원수다. 그러니 조거사님이 오늘도 변함없이 따라주는 진국 생강차의 양이 다른 때의 배가 되는 것 같아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또한 홍어 귀신 윤총장이 불참하는 바람에 최총무가 집으로 가져갈 홍어도 확보될 것 같아 최총무에게도 득이 되는 날이다. 세상 만사 모두가 塞翁之馬라는 것을 실감한다.
홍탁 간식 파티의 단골 터인 호숫가 벤치를 찾아 가는 길에 정 만수 장군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부부가 모두 최근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가 다 나은 줄 알았는데 그 후유증이 심각하여 많은 고생을 하였는데 이제 조금씩 기력을 되찾고 있다고 한다. 80대 노인들이라 모든 감염에 면역력이 약해졌음을 인지하고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라는 경각심을 갖게 된다.
호수에 일렁이는 물결이 오늘의 바람이 꽤 강함을 말해주고 그 바람에 길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이 밀려가는 모습에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오늘은 비록 참석 인원은 적지만 벤치 상위에 차려지는 간식은 너무너무 풍요롭고 비주얼도 좋다. 한 주 더 숙성한 홍어와 5가지 과일을 작품 다루듯 깎아온 과일 바구니,그리고 1936년 에 창업한 유명 양조장에서 빚은 대형 찹쌀 막걸리는 최 총무가, 주먹만한 감귤 보따리는 주선장님이, 실한 방울 토마토 박스는 이 두헌 기장님이 금상첨화로 진열하니 오늘 불참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탁주잔을 들어 모두모두 오래 건강하여 이 모임을 계속 이어거자는 건배사를 하며 한잔씩 들이키고 초고추장을 바른 홍어를 한 점씩 집어 씹는다. "홍어를 씹고 탁주를 먹어보라 이상하게 맛이 달다!" 라는 찬사는 최 총무가, "다른 여러 모임에 참석하여 술을 먹어봐도 바로 이 자리에서의 술맛이 최고다!"라는 찬사는 조 원중 거사님이 쏟아낸다.
오늘도 화제 중심의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최총무에게 넘어간다.오늘은 퇴직하고 대전중 동창인 강모군에 속아 저 멀리 남미의 콰테말라까지 날아가 3개월 고생하며 퇴직금의 상당액을 날려버린 얘기로 참석 멤버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육모작으로 모심기는 끝을 본 것 같아 아쉽지만 그가 백수 등산 모임을 오래오래 계속 끌어가려면 건강이 필수 조건인데 뿌리가 약해 힘빠진 모를 심느라 지나친 과로를 하여 건강을 다치지 않게되어 다행스럽다.
금년 송년회는 걷기가 어려워 백수 친구들을 함께 한 지가 너무 오래된 송 재덕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송회장 집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열자는 의견이 나오자 모두들 찬성한다. 조거사님이 벌써 송년회를 운운하니 또 한 해를 흘려보내 너무 세월의 빠름을 토로하자 주선장님이 송년회,신년하례식 때 열댓명이 함께 목욕하고 돼지 갈비 뜯던 호시절이 있었음을 상기시켜준다. 아! 옛날이여!
옆 벤치에 새롭게 나타난 여인네들이 내 배낭을 언급하여 말을 나누다 보니 저쪽 남서쪽 말투를 느껴 옆 친구들에게 가만히 이 재명 함부로 욕하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혹시 "개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우리 모두 마음속의 공통적인 바램은 구속 만료된 김만배가 유동규,남욱의 뒤를 따라 새로운 진실을 말해 이 재명이 구속 기소되어 나라가 조금이라도 제 모습을 찾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얘기 꽃을 피우다 보니 1시가 다 되어 우리의 영원한 단골 할매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다섯명이라 자리잡기도 쉽고 한 냄비로 해결되니 참 편리하다는 느낌도 든다. 몇명의 동창들 얘기가 나오자 제각기 다른 정보가 쏟아져 나오니 재미가 더 해진다. 오늘은 공비로 점심값을 해결하려 했는데 주선장님이 오늘은 "내가 쏜다!"라고 한다. 적어도 6명 이상 참석했을 때 점심 내는 효력이 인정된다고 하니 그때 또 내겠다고 하니 우리가 물러설 수밖에.... 두 아들 모두 박사 학위를 받아 잘 나가고 있다니 자주 지갑을 열어도 우리가 크게 미안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최총무님이 서빙한 커피를 마시며 주선장님에게 오늘 점심 잘 먹었다고 박수로 고마움을 표하고 다음 주를 기약한다.
[오늘 참석한 귀한 멤버] 주재원,조원중,이두훈,최기한,한현일
[다음 주 모임 예고] 12월 2일(金) 마지막 달 첫금요일 11시 대공원역에서 만나요!
◆노래는 최백호의 "가을엔 떠나지마오!"입니다
첫댓글 내 생파는 음력 진짜 1회 (가정) 음.양 석음 (백수)2회/ 년은 양. 날은 음(여교수 카방)1회, 양럭(로타리 고대총장)2회 장장 6회로 막을 내렸어요..
"생파"는 생일 파티를 의미하는 젊은 애들이 ㅆ는 용어인데 윤총장은 지난번 대공원에 왔을 때 등쪽에 요란한 영문이 있는 이태원 풍조의 등산복을 입더니 정말 놀라워요. 생파를 6번 치룬 모임 중 여교수 카방은 이름만으로도 성목사님의 옐로우카드를 받기에 충분하니 주의해요. 한가지 조언은, 기왕에 6회를 했으니 백수회에 1회를 더 실시하여 이해의 끝마무리 생파 행사를 하여 럭키 세븐(7회)을 이루는 게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