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우연히 읽었다. 전에 읽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읽기로 했다. 저자는 소설은 우화적인데 반해 수필은 그렇지않아 즐겨쓰곤 한다고 한다. 물론 소설의 허구성이 없기에 비난받을 만한 상황도 더 많기는 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현대소설의 개척자인 김광수씨가 저자에게 형님네한테 있어야 제값일 것같다며 선물했던 어릴 때 탐나했지만 빈한한 까닭에 소장하지 못했던 책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책들도 대부분은 더 제값일 것 같은 사람에게 떠났다는 내용을 읽으며, 바로 이 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보다 자녀에게 더 제값일 것이라며 많은 것을 주고자 한다. 하지만 아직 나도 그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지만, 더 좋은 것은 자녀보다 더 제값일 듯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닐까? 부장품인 토기는 깨어서 넣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도굴꾼이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는데 토기가 없는 것보다는 깨진 것이라도 있는 것이 훨씬 좋기에 토기를 지킬 육체가 없는 망자에게 합당한 부장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할머니 장례절차에도 시신을 출가시킬 때 바가지를 깼었는데 그런 전통이었는지는 몰랐다.
인공생명연장의료가 본인과 사회에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생명연장을 해서 얻는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면 당연히 소생불가능한 사람에게 아픔을 주는 시간만이 늘어나는 인공호흡이나 링겔과 같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물은 움직이지 못하면 먹이를 구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죽는데 사람은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먹거나 소화시키지도 못하는데 영양제를 투입하고 호흡하지도 못하는 것도 산소농도를 높히거나 인공호흡장치를 통해 어찌보면 고문을 하는 것이다. 이건희회장처럼 막대한 상속세마련을 위해 자식들이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회적으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못할 짓이다.
텃밭을 하면서 신선한 먹거리를 거의 무상으로 얻는 것은 기쁨이다. 그리고 남는 채소를 이웃과 나누는 것은 더욱 배가된 기쁨이 될 것이다. 어차피 제때 수확하지않으면 거름으로 돌아가기에 상관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서로 돕는 것은 본능적 기쁨의 원천이라는 점을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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