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와 한홍택
한국경제 2009-07-30 09:25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서남표 총장이 임명되자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변화가 몰려왔다. 교수승진 제도가 수술대에 올랐고,입학사정관제 등 입시에도 개혁 바람이 불었다. 그는 과학기술 이슈를 선도하는 데도 빨랐다. 신성장동력 프로젝트를 민간부문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도 그다.
외부에서는 KAIST 개혁을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그러나 내부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서 총장의 리더십이 독선적일 정도로 톱-다운(top-down)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에 대한 평가는 몇 년 후에나 더 정확히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 총장이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민들의 이목을 끌 만한 이슈들을 주도하는 과학자인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에는 연구소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 정부출연연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세계적인 연구소를 목표로 원장 서치 커미티(search committee)를 구성, 몇 개월 동안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기관장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한홍택 미국 UCLA 석좌교수가 새 원장으로 선임됐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한홍택 원장과 서남표 총장은 둘 다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다 외국인이다. 이걸 보면 정부는 내심 출연연에서도 서남표식 변화를 기대하는 게 분명하다.
흥미롭게도 한 원장은 서 총장과는 다른 리더십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서치 커미티에 따르면 한 원장은 구성원 합의를 바탕으로 한 '컨센서스'형 리더에 가깝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다양한 리더십 경쟁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한 원장은 미국에서 여러 대학을 옮겨다녔고,가는 곳마다 다른 연구분야를 개척하고 성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KIST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부가 모든 것을 간섭하는 정부출연연에서 한 원장의 변화 시도가 얼마나 먹혀들지 걱정이다. 한 원장은 국내외에서 좋은 과학자들이 몰려드는 연구소가 바로 세계적인 연구소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문제는 지금의 출연연 원장은 사람 한 명 제대로 뽑기 어렵고,예산을 유연성 있게 운용할 여지도 거의 없다는 데 있다.
또 서치 커미티가 만난 해외 석학들은 하나같이 원장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최소 5년을 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가뜩이나 낯선 한국 땅에 임기 3년만 보고 올 사람은 없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3년 임기에 재임을 전제로 하는 편법이 동원됐다고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면 그마저도 보장 못하는 게 우리 현실 아닌가.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국내에서 세계 일류기업이 나오고 있는데 세계 일류대학, 일류연구소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자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류기업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세계 일류대학, 일류연구소가 빨리 나오려면 정부부터 확 변해야 한다.
1960년대 밥 먹는 것조차 걱정해야 하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시시콜콜한 간섭을 배제하고 출연연에 자율성과 재원을 보장했다.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여유가 생긴 지금 과학기술의 모든 권력은 기획재정부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의 손에 들어가 있다. 해외 석학들을 데려와 바보로 만들면 세계적인 대학, 세계적인 연구소는 요원한 일이다.
안현실, 논설위원ㆍ경영과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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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정희대통령의 업적을..... 김일성 김정일 독제 세습체제에 일조 하고자 국민을 선동질하여 대통령이되어 나라를 이런 꼬라지로 만든 원흉 김대중과 그 추종정치꾼들이 이땅에서 사라저야 할텐데.............지금도 상판때기에 철판을 깔고 개지랄 떨고 있으니 나라가 조용할 날이 없구나... 박대통령을 음해 하던 사이비 정치가들아 선거때 마다 박정희대통령 업적 이름 팔아 정치 하는 인간들 제발 박대통령 흉내라도 좀 내주었으면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