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강원도 양구 시내에서 외박나온 장병들이 고교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제 3군단은 마침 이 기간에 대규모 야외기동훈련도 있었고,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 조사 및 후속조치를 위해 일정기간 외출외박을 금지했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춘천 KBS 방송은 "폭행 사건을 빌미로 군이 지역 상권을 압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출외박을 통제하고, 심지어 배달음식조차 시키지 못하게 막아 지역 상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방송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춘천 KBS 김영준 기자는 평일 낮에 양구 시내 모습을 촬영하고, "평일 낮, 점심시간대 중국음식점에도, 분식점에도 관광객은 물론이고 외박, 외출 나온 장병들도 보이지 않는다"며 군이 의도적으로 지역 상인들 '군기'를 잡고 있다고 비난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홀로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도 서러운데 공영 '언론'까지 괴롭히고 있으니, 우리 장병들 참 서럽다 못해 '언론(alone)'할 것 같다.
양구뿐만이 아니다. 철원, 화천 등 강원도 지역내 이른바 '접경지역'만 가면 군과 지역 주민들 사이의 각종 마찰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군인은 봉' 파렴치한 지역 상인들
1년에 기껏해야 2~3번 휴가를 갈 수 있는 장병들에게 한두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외박은 꿀맛 같은 휴식의 시간이다.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영내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예쁜 아가씨'들도 실컷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박이 꼭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하루만 외박하더라도 한달 월급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철원, 화천, 양구 등 이른바 '접경 지역'의 군인 상대 바가지 장사 만행은 익히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양구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제 2, 21보병사단은 장병들로부터 황당한 보고를 받았다. 외박을 나가보니 같은 시간대, 같은 자리, 같은 PC방인데 민간인은 시간당 1,000원, 군인은 시간당 1,500원을 받는다는 보고였다.
대부분의 장병들이 외박 나가면 PC방에서 게임 등을 하며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7~8시간만 앉아 있어도 1~2만원이 든다. 한달 월급의 20%에 육박하는 돈이 반나절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PC방 요금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PC방은 안 가도 그만이니까. 그런데 숙박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출타간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외박 장병은 22시 이전에 숙소를 정하고, 그 곳에서 당일 부대 당직사관에게 숙소 위치 보고를 해야 하니 말이다.
대부분의 장병들은 시내 모텔에서 분대 건제 유지해서 적게는 2~3명, 많게는 5~6명이 한 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지역 상인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방 1칸 1박에 얼마하는 식으로 요금을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수대로 요금을 받는다.
보통 평일 기준으로 모텔 일반실 가격이 35,000원이라면 주말에는 5~6만원을 받고, 2인 기준으로 1명이 초과될 때마다 머릿수대로 1~2만원씩을 더 받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4명이 한 방에서 묵을 경우 10만원을 거뜬히 넘어간다. 물론 이러한 '요금제'는 군인에게만 적용된다.
'군인'만 바가지 요금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군인'을 보기위해 외부에서 오는 '면회객'들도 종종 이런 바가지 요금의 타겟이 된다.
3년전, 철원에서 대대 작전장교로 근무하던 필자는 주말 당직사령 근무를 서던 중 함께 근무하던 작전병의 할머님께서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면회소로 내려갔다. 그 작전병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머님 슬하에서 자란 아이였는데,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이였던지라 함께 근무하는 입장에서 할머님께 인사도 올리고 그 아이가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생활관도 소개해줄 요량이었다.
그 할머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차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철원군 지포리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부대까지 오셨는데, 1만원이 채 나오지 않는 부대까지 오시는 데 편도 요금으로 4만원을 내셨다는 것이었다. 어떤 길로 오셨는지 여쭙자 산길을 굽이굽이 넘어 계곡도 보고 무슨 터널도 지나셨단다. 터미널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10분만 직진하면 부대인데, 그 택시기사는 철원 한 바퀴를 돌고 40여분만에 할머님을 내려드린 것이었다.
물론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대부분의 부대가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돌아갈 기름값' 운운하며 편도만 운행했음에도 왕복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면회객이 현지 지리 사정에 어둡다는 점을 이용해 먼길을 돌고 돌아 바가지 택시 요금을 씌우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죽어나는 것은 돈 없는 장병들이다. 이들의 한달 월급이래봤자 10만원 안팎인데, PC방 요금에 택시요금, 중국집에서 간단하게 요기만 하더라도 월급의 절반 이상이 날아간다. 그렇다고 한두달에 한번 있는 외박을 위해 영내에서 전우들과 군것질을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흡연자의 경우에는 외박을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죽기보다 가기 싫었던 군대를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 왔는데, 군대에 와서도 지역 상인들의 '호구' 노릇을 톡톡히 하며 외박 나와서도 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 우리 장병들이다.
군인 상대 바가지 요금.. '철퇴' 내리쳐야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으로 장병들이 고초를 겪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 당국도 여러 방안을 고심해 왔다. 굳이 영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각종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PX를 편의점化하기도 하고, 외부 외식업체와 계약을 맺고 영내에 값싸게 치킨이나 피자 등을 판매하는 체인점을 유치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당국의 조치에 장병들은 환호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 모 부대에 입점한 'D'모 치킨 체인은 영외 치킨 전문점 대비 가격은 10% 이상 저렴하면서, 축협이 보증하는 고급 닭고기를 사용해 장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군 당국은 이러한 장병들의 호응에 맞춰 추가적인 체인점 유치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곧바로 지역 상인들과 포퓰리즘 정당의 반대에 직면했다.
민주통합당 강원도당은 "지역 주민들이 각종 군 시설과 관련된 제한 때문에 피해를 감내했는데, 군은 장병복지를 핑계로 지역의 소규모 상권조차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규제에 대한 보상은 커녕 지역 상권을 위협하는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영내 치킨 체인점 유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이러한 행동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대부분의 장병들은 해당 지역구로 주소지 이전을 하지 않은 '외부인'들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구의 '투표권'을 가진 지역 상인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생색을 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접경지역에서 각종 군사시설로 인해 재상상의 피해를 보는 것은 대부분 농민 또는 건축물 소유주이지, 상인들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상인들은 지난 수십여년 간 인접 부대 장병들을 상대로 바가지 요금을 받으며 배를 불려왔기 때문에 '피해자'는 상인들이 아니라 '장병'들이다.
지역 상인들은 지난 수십여년간 자신들을 '먹여 살려 온' 장병들을 단지 '봉'으로만 생각하고 온갖 바가지 요금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가, 이제서야 군 당국이 이러한 폐해로부터 장병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을 내놓자 "지역 경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게거품을 물고 있다. 자식뻘 되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그게 사람이 할 짓인가?
군 당국은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지난 수십여년간 장병들을 '등쳐먹은' 지역 상인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군의 존재 이유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 개개인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보호하는데 있지, 탐욕스런 일부 지역 상인들의 이익을 보전해 줄 필요도, 의무도 없다.
오히려 관계당국은 군 장병에게만 비상식적인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는 상인들을 찾아내 추가 과금 사례를 적발, 중과세를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지난 반 세기 동안 '봉'이었던 것으로 충분하다. 민주통합당 강원도당은 '지역경제과 상생' 운운하며 군을 압박하기 전에, 그 군인들고 국민이고 그 군인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기 바란다. 진정 공당(共黨)이라면 관계 당국과 협조해 '국민'을 상대로 바가지 요금표를 들고 달려드는 '상도덕을 잃은 자들'에게 함께 철퇴를 내리쳐야 하지 않을까?
출처 http://koreadefenc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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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으로 응징합시다
파주 마지리 버스장옆 김밥집 딸들이 엄청좋은차 끌고 다닌다고 그랬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가끔 드는 생각은 돈만있으면 군인상대로 장사하는게 최고인거 같음 특히 전방지역 오바로크와 각종 사제군용품 파는집은 정말 부러움
실컷 잘 읽다가, '포플리즘 정당' 운운에서 Pass.
그냥 나는 다행이다, 외출/외박이 절대 인정 안되는 부대를 나와서(???)...라고 생각하고 치울란다.
외출/외박 다 해먹고 한나라당 찍어라.
나는 외출/외박 절대 안되는데서 그 동네 살던 선생님을 대통령으로 뽑아드렸다.
(이게 무슨 논리냐구요? 본문 중간중간의 논리하고 짤방이 딱 그런 논리 이탈이던걸요 ^^)
코리아디펜스잖아요 ㅋ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기서는 민주통합당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솔직히 옆나라 자위대가 시민들에게 설설기면서 신경쓰는 것을 보면 한국군은... 물론 저도 인제 상인들이 외박나온 저희들 뜯어먹으려던 작태를 생각하면 짜증나긴 했었고, 없는 장병들에게 바가지 씌우는 것도 당연히 시정해야 하지만 이건 단순히 상인들 두드려 팬다고 해결될지 의문이군요
키마마우//인제 어디십니까 젅 현리. ㅋ
근데 약간은 군대 그 유구한 짬레벨 (버클이라던가 왕고무링 쓰잘데기 없는 렙제 아이템) 도 한 몪한다고 봐요. 전 제 선임들은 다 해줬지만 제가 제대할때는 그딴거 하지말라고.. 나 그냥 나가고 싶고 그돈있으면 같이 치킨먹자고 했는데. 결국 후임들이 (나중에 지들 받고싶은지 모르것지만) 해주더라구요 -_-
인제의 어느 산골에 있는 부대였습니다. 일명 정예 산악포병이라고 현판이 떡 써있는...
정.예.산.악.포.병.
무습다.....
아 기억났습니다. 저희 부대는 덕산리에 있었습니다
양구... 지금의 물가를 7년전에 경험 했었지요..
예전에는 대대앞에서 외박이나 휴가나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민간인 승용차에 경례를 때리면 잘 태워 주었지요.
물론 돈같은 건 받지도 않았었고 ...
10년전 일이지만 포천은 양호한 동네였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