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문화체육회관 야외공연장
무대가 아담하다
벽에 아기자기 이쁘게 그림을 그려놨다.
뒷동산에 산수유 나무가 있다.
이쁜 산수유 열매들. 애기가 "먹어도 돼"라고 묻는다. "안돼"
매점에 있는 의자. 귀여운 강아지 모양이다.
다섯살짜리 아들은 야외공연장 뒤 잔디밭에서 뛰어노느라 추운 줄도 모르고 신났다. 멀쩡하던 바지 무릎에 구멍이 날 정도로 신나게 뛰고 구르며 논다.
해가 지니 바람이 쌀쌀하다. 가을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공연 시간이 되어 난 공연을 잘 보기 위해 앞자리로 가고 지인은 애 때문에 들락날락해야 할 것을 감안하여 뒤에 자리잡았다.
대공연장 출입구
대공연장 1층 좌석배치도. 600석 정도 되는 듯.
꽤 많은 사람이 왔다. 최소 300명.
공연장 위에 걸린 현수막
(사)사랑실천천사운동본부 어깨띠를 하고 있는 나
오늘의 사회자 이창원(대구인디문화기획사인 '인디053' 대표). 대구여성의전화에 일하면서 남구 놀이터 사업을 할 때부터 알던 사이다. 그 때 놀이터에서 작은 음악회를 했었는데 베누스토에서 몇 명이 와서 공연을 한 기억이 새삼스러워 반갑다. 요즘 대구문화방송에 문화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단다. 난 한번도 보지 못했다.
먼저 베누스토에 대해 간단한 설명. 베누스토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비전문가 집단이다. 매주 화요일 전체 합주 연습을 한다. 회비로 움직이는 단체이며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윈드오케스트라란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들이 모여 이룬 악단을 말한다.
그리고 내빈소개. 이재숙(한나라당) 동구의회의원, 이유경(민주당) 달서구 의회의원, (사)사랑실천 천사운동 대구경북본부 본부장 김홍인. 구의원들은 목례만 하고 김홍인 본부장은 인삿말을 한다.
인삿말을 하고 있는 김홍인 본부장
경북도립 악단 단원이자 대구 베누스토 윈드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이수철씨가 소개되어 나오면서 공연을 시작한다.
지휘자 왼쪽은 고음을 내는 악기(오보에)들과 건반이, 중간은 드럼, 작은북, 젬베, 중간음(클라리넷)을 내는 악기들, 오른쪽은 저음을 내는 악기(호른)와 큰 북이 자리한다. 이름 모르는 악기들이 대부분이다.
처음은 9개국 음악을 메들리로 연주. 경쾌한 곡들이다. 리듬에 몸으로 박자를 맞추며 즐긴다.
두번째는 영화음악으로 캐리비안 해적에 나오는 곡 모음이다. 지휘자의 몸놀림을 유심히 본다. 작은 소리를 낼 때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손동작도 작게 한다, 그러다 소리를 크게 내야할 부분이 되니 점점 몸을 곧추세우고 강조할 부분은 머리까지 흔든다. 평소엔 오른손으로 지휘하다 다른 악기가 새로 시작해야 할 때는 왼손으로 표시를 한다. 지휘도 재미있다.
세번째 연주곡은 남자의 자격 선우가 불러 유명해졌다는 영화 미션의 주제곡을 배민수 트럼펫 솔로 연주다.
네번째로는 조용필 노래 메들리 연주다. 익숙한 노래들이라 박수치며 작은 소리로 따라 노래 부른다. '모나리자',' 단발머리', '창밖의 여자', '여행을 떠나요',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렇게 다섯곡을 연달아 연주한다. 좋아하기는 단발머리 노래를 가장 좋아하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로는 창밖의 여자가 가장 멋졌다. 그리고 보컬 정혜윤씨가 나와 나는가수다에서 박정현이 부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른다.
그 다음은 컬러풀드림colorful dream 합창단의 합창이다. 컬러풀드림colorful dream 합창단은 서구제일복지관의 결혼이주여성으로 구성되었다. 단원이 16명인데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의 이주여성과 우리나라 여성도 몇이 보인다. 다들 자기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발음도 정확하고 음색도 곱다. 듣기 좋다. 그들이 자신들 나라의 곡으로 발표회를 할 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에 와서 산다고 고향을 잊고 모든걸 우리나라 것으로 해야하는 것이 안타깝고 짠하다.
지휘자는 우승주씨인데 이수철씨와는 좀 다른 느낌이다. 여성이어서 그런지 노래 리듬에 맞춰 몸도 약간씩 함께 움직이며 지휘를 한다. 훨씬 경쾌하고 정감있다. '고향의 봄'과 '아름다운 세상' 두곡을 부르고 무대를 내려간다.
이어서 대구베누스토 윈드오케스트라가 다시 등장. 다섯번째로 CF 배경음악으로 익숙한 곡들을 연주한다. '퀸세라'란 라틴음악과 페르시스란 곡이다. '페르시스'란 곡은 현대 미국남자가 페르세폴리스로 여행하는 이야기란다.
그렇게 준비한 연주는 모두 끝이 나고 관객이 앵콜을 요청한다. 사회자의 앵콜요청 요구도 있다 ㅋ
앵콜곡으로는 정혜윤 보컬이 다시 등장하여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아이유의 '좋은날'을 부른다. 음...좋은날 곡 선정은 잘못한 것 같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본인도 그리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지 않는다. 떨려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무대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서먹서먹해 보이는 표정이다.
정혜윤 보컬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흥이 나서 일어서서 왔다갔다하며 박수치는 저 아저씨 무척 거슬린다.
자주 볼 수 없는 오케스트라 연주인데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오케스트라라고 클래식만 연주하지 않고 나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요와 익숙한 영화음악, 광고 배경음악 등을 연주하여 친숙하게 다가와 더욱 좋았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고 봐야겠다.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
Posted by 발 품
http://balpoom.tistory.com/186
첫댓글 아는 형님 한잔 걸치고서는 흥에겨워 그만 실수를 하셨네요..너그러이 용서 하세요
젤 마지막 사진 다 내 지인들인디~ㅋㅋ
와 이렇게 자세하게...대단하시다^^
이번 연주에서 보컬이 우리 무대를 다 죽이는 구나~!
와~~이 글 두고두고 남겨놔야 할 듯~~~!!!
보컬 한테 너무 뭐라 할건아닙니다. 좋은날 하는건 처음에 얘기 한줄 았았는데 안했다길래 연습온날 얘기해서 억지로 시킨건 있으니까요. 키안맞다고 안한다고 했었는데 앵콜곡이라고 편하게 불으라고 했었습니다.
내 지인들도 보컬보고 너무 성의 없더란 말 하던데.....
하기싫은거 억지로 하는거 같다고.....
정말 상세하네 ㅋㅋㅋ
준우야~~~남사스럽게 시골 동영상을 올리노,,,? 녹음이 완전 아니거든~~~
창박의 여자가 젤 좋았다는건 색소폰솔로욘주가 좋았단 얘기???ㅋㅋㅋㅋ 수준있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