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2025년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합격하신 모든 선생님들의 앞날에 행복과 평안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최종 합격하지 못하신 분들도 2026년에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999년 7월 대구와 부산으로 시작한
지스쿨 임용 학원에서의 저의 시간은
2024년까지 긴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 아이가
박사를 받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저를 할머니로 만든
아주 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그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합니다.
항상 수요일 아침이면 기차를 타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에
화요일에는 잠을 자지 못하던 날이 부지기수였고,
모의고사 채점을 하여 제때 주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에
어머님 7순 때는 가족이 모두 참여한 경주 모임에
콘도에서 밤에 혼자 채점을 하던 날도 있었고,
아이가 아플 때 응급실에 데려다 주고 서울에 오기도 했고.....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요?
어느 해인가,
모의고사 시작하려는데 발이 골절되어 수술을 하고,
대구에서 남편이 매주 차로 학원까지 데려다 주고,
깁스를 하고 수업하기도 했고,
열이 39도까지 오르는 와중에도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었고,
수업 마치고 대구 내려가서 바로 병원서 응급 주사맞은 적도 있었고,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결국 다리 수술을 하기도 했고.....
돌아보면
하루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정신없이 책과 씨름했던 나날이었습니다.
11월 모의고사를 마치면 책 작업을 해야 했고,
1월에 출간해야 하는 책을 위해 밤을 세운 날들도 많았습니다.
시간이 가장 중요해서
시간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나의 시간들이 소중합니다.
그 덕분에 25권의 책을 만들 수 있었고,
해마다 많은 선생님들을 현장에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우수 예비 선생님들에게 분자모형을 전하기도 했지요.
긴 시간을 함께 한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까지 지내 온 시간들이 아련합니다.
해마다 새로운 선생님들이 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또 예비 선생님을 만나고, 또 새로운 선생님이 되고....
그런 시간들 속에서 하루 하루를 버티면서 열심히 지내왔습니다.
어엿한 선생님이 되어
현장에서 씩씩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아이 셋인 어느 선생님은 이제 20년이 넘은 베테랑 교사가 되었고,
딸 둘을 키우는 어떤 선생님은 그래도 선생님 하기 잘했다고 하셨고,
과학 전담 교사가 되어 여기 저기 발표를 하는 어느 선생님은
그 내용을 매번 카톡으로 보내주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그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얼마나 겸손해야 하는지,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나의 일이 복되고 감사한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새벽 기차로 대구에서 서울 가기에는 힘이 들고,
책 작업의 고통이 너무 심하기도 하고,
강의하는 시간 동안 서 있는 것도 무리가 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 긴 시간을 믿어주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저를 위해 희생해 준 가족의 곁에 있으려 합니다.
남편과 여행도 다니고,
아들이 공부하고 있는 미국도 다녀오고,
외손자도 봐주면서 김지현이 아닌
남편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 외할머니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가장 사랑하고 소중한 우리 가족들이 있어서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마음으로는 1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2025년 최종 합격자 발표를 마치게 되어
카페에 글을 올립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2026년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더 좋은 분들이 여러분들을 이끌어 주실 겁니다.
26년 동안 이끌어주시고, 항상 응원해 주신
지스쿨 구평회 대표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 기원합니다.
언제든 문의하실 일들은 문의하시면 됩니다.
카페는 그대로 유지합니다.
2025년 02월13일
대구에서 전공화학 김지현
첫댓글 교수님 안녕하세요 2021~2022년 모고반 수강하였던 김상원입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저의 여러 은사님들 중 기억에 많이 남는 은사님이 되실 것 같습니다. 서울 올라올 때 열차를 타면 항상 노량진을 지나는데 지스쿨 학원과 교수님 얼굴이 매번,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최근 저는 감사하게도 시도 교류가 성사되어 25년부터 대전광역시 교육청 소속이 되었습니다. 대전에서 교수님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상원 선생님...
대전으로 가서 정말 잘 되었네요.. 대전에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 바랍니다.
새로운 학교도 좋은 분위기에 사랑 가득한 곳이면 좋겠네요.
어떤 선생님이 노량진에 가면 내가 항상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 계신다고 하니 많이 섭섭하다고 그러더라구요.
생각해 주는 것 만으로도 나는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만나게 되면 차라도 한잔해요...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 기도합니다.
대구에서 김지현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5.02.16 16:3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5.02.17 19:34
장교로 전역한 후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첫 해에 교수님의 강의를 접하게 되어 덕분에 기초를 탄탄히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설에 본가에서 교수님께서 집필하신 보라색 화학교육론 책을 발견하게 되어 살펴보며 참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퇴를 말씀하시는 글을 접하게 되니 뭉클한 마음이 듭니다. 덕분에 어엿한 교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뿌리신 강의들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여유를 즐기는 삶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지역 선생님이신지 글만 봐도 좋은 선생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행복하시기 기도합니다.
저는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퇴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고, 나에게도 익숙지 않은 단어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글 남겨주는 제자들 덕분에 괜찮은 삶을 산 듯합니다.
가족들이 은퇴식 해 주었구요...
요즘은 외손자 보느라 정신없습니다.
모든 할머니들이 손주 안 본다는데 저는 제가 자처해서 보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꼼짝 못하는데, 그 또한 재미있습니다.
지금이 가장 젊을 때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젊을 때 손자를 볼 수 있어서 그 또한 다행입니다.
묵묵히 내 삶을 이어가려 합니다.
혹시라도 시간 되시면 차라도 합시다. (내가 어찌 될지는 정확지 않지만...)문자 주세요...010-9428-8052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대구에서 김지현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넷 강의를 들었던 김병하입니다.
교수님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임용을 준비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게 교수님이였습니다.
2차에서 계속 떨어져서 포기하려고도 하였지만 교수님의 문자메시지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교수님이 은퇴하실때 합격을 하여, 교수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네요.
그동안 수험생들에게 강의하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남자 중학교 1학년 담임으로 배정 받았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교수님.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