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지지(老馬之智)
[늙을 로/말 마/어조사 지/지혜 지]
[뜻]
늙은 말의 지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내용]
춘추 시대, 오패(五霸)의 한 사람이었던 제(齊)나라 환공(桓公
:재위 B.C.685~643) 때의 일이다.
어느 해 봄, 환공은 명재상 관중(管仲:?~B.C.645)과 대부 습붕(隰朋)을
데리고 고죽국[孤竹國:하북성(河北省) 내]을 정벌하러 나섰다.
그런데 전쟁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그 해 겨울에야 끝이 났다.
그래서 혹한 속에 지름길을 찾아 귀국하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전군(全軍)이 진퇴 양난(進退兩難)에 빠져 떨고 있을 때 관중이 말했다.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老馬之智]’가 필요하다.”
즉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그리고 전군이 그 뒤를 따라 행군한
지 얼마 안 되어 큰길이 나타났다.
또 한번은 산길을 행군하다가 식수가 떨어져 전군이 갈증에 시달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습붕이 말했다.
“개미란 원래 여름엔 산 북쪽에 집을 짓지만 겨울엔 산 남쪽 양지 바른
곳에 집을 짓고 산다. 흙이 한 치[一寸]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그 땅
속 일곱 자쯤 되는 곳에 물이 있는 법이다.”
군사들이 산을 뒤져 개미집을 찾은 다음 그곳을 파 내려가자 과연 샘물이
솟아났다.
이 이야기에 이어 한비자(韓非子:韓非, ?~B.C.233)는 그의 저서《한비자》
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이처럼 미물도 뛰어난 장점이 있듯이 하찮은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뛰어난
점이 있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배치하여 할 일을 부여한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누구도 모든 지혜를 품을 순 없다. 누구도 모든 앎을 담을 순 없다. 그러니
지혜는 나누고, 모르는 건 물어야 한다. 묻는 건 결코 수치가 아니다.
진짜 부끄러운 건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거다. ‘척’하면 잃는 게 많다.
앎도 잃고, 지혜도 잃는다.
첫댓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옛 지식은 모두 컴퓨터에 들어가 데이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혜는 어른에게 배워야 하는데... 세상이 급변하는 지라 예측이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