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라인 2004-01-23 09:25:30]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두리에게 팀의 주전 공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지도 모르는 강력한 파트너가 생겼다. 그는 그리스 대표팀의 젊은 공격수 이오아니스 아마나티디스(22). 지난 화요일 프랑크푸르트는 VfB 슈투트가르트와 아마니티디스의 이적에 전격적으로 합의, 아마나티디스의 입단을 확정지었다.
그간 아마나티디스를 두고 함부르크 SV, 하노버 96, 1860 뮌헨 등 분데스리가에서 프랑크푸르트보다 안정적인 지위를 가진 클럽들이 그의 영입에 열을 올렸기에 프랑크푸르트의 영입 성공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프랑크푸르트의 헤어베어트 브루흐하겐 신임 구단주는 아마나티디스의 영입에 대만족을 표시하고 후반기 반전을 기대하였다.
브루크하겐(구단주) - "아마나티디스를 얻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 마침내 빌리 라이만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였다. 아마나티디스가 프랑크푸르트의 분데스리가 잔류에 공헌할 것으로 믿는다."
프랑크푸르트와 슈투트가르트가 계약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독일 현지 언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아마나티디스는 프랑크푸르트와 18개월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반기를 마친 17라운드 현재 3승 3무 11패, 승점 12점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프랑크푸르트가 다시 2부 리그로 강등될 경우, 아마나티디스의 차후 행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배려로 해석된다. 그간 차두리와 니코 프롬머를 공격수로 기용해왔던 프랑크푸르트는 이 둘의 득점력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공격력의 보강을 위해 위해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물색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유망주로 평가받는 아마나티디스를 영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프랑크푸르트는 최근 아르헨티나 출신의 공격수 다미안 살구에로(20)를 트레이닝 캠프로 불려들여 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마나티디스는 22살의 젊은 공격수로서 그리스 대표팀에서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베르더 브레멘)와 함께 향후 그리스 대표팀의 공격을 전담할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그리스 출신으로 1991년 부모를 따라 독일로 이민한 이후부터 독일에 정착하여 축구 선수로 성장하였다.
그는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 신예 돌풍을 이끈 주역 가운데 한명으로 원조 '매직 트라이앵글(Magische Triangle)' 에우베르-보비치-발라코프의 뒤를 잇는 쿠라니-아마나티디스-흘렙 라인의 한 축이었다. 180cm, 77kg의 적당한 신체 조건에 빠른발과 뛰어난 드리블을 주무기로 하며 골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선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쿠라니와 함께 투톱을 이루어 5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였고, 인터토토컵과 UEFA컵에서 연달아 득점포를 터뜨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슈투트가르트가 새로이 영입한 임레 사비치스, 카카우 등에게 밀리면서 후보로 전락하였고, 여기에 겨울 이적 시즌 기간 중 스위스 대표 선수인 마르코 슈트렐러까지 가세함으로써 슈투트가르트에서의 그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결국 그는 경기 출전 기회가 보장된 팀으로의 이적을 모색, 프랑크푸르트를 택한 것이다.
▲차두리의 입지는?
아마나티디스의 가세로 프랑크푸르트의 공격 라인은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브루흐하겐 구단주의 기대에서 드러났듯이 빌리 라이만 감독은 아마나티디스를 주전으로 활용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라이만 감독이 그간 투톱 체제를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일단 차두리와 니코 프롬머가 경쟁할 것이 예상된다. 여기에 저메인 존스(22) 또한 가세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가 전반기에 보여준 기대 이하의 활약과 부상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그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두리와 프롬머 가운데 누가 라이만 감독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까? 후반기 개막 이후의 초반 양상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감정적인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도 현시점에서는 차두리가 아마나티디스와 짝을 이룰 공산이 크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은 프롬머와 아마나티디스의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하다는 점, 그리고 차두리가 윙 플레이어로서의 좋은 활약을 전반기 중반 이후부터 계속 유지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아마나티디스와 프롬머 모두 잔기술이 뛰어난 스타일로 차두리와 같이 거칠고 궂은 일을 마다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리고 활동 반경 또한 차두리보다는 좁게 잡아 문전 안에서의 움직임이 많은 편이다. 그간의 분데스리가와 유럽컵 출전의 경험, 그리고 같은 기술파이기는 하나 기술의 세밀함의 정도에서 프롬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마나티디스와 활동 반경을 높게 가져가며 수비 공헌에도 한 몫하는 차두리를 플레이 스타일상의 이상적인 조합으로 가져갈 공산이 크다.
차두리가 전반기 중반 이후부터 골이 요구되는 센터포워드보다는 오른쪽 날개, 즉 윙포워드로서 프롬머의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에 있어 제 몫 이상을 수행했다는 점도 프롬머보다는 차두리에게 더욱 무게를 실어준다. 이러한 측면에 있어 차두리의 활약을 단순히 '공격포인트'의 관점에만 국한하여 낮게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라이만 감독은 윙어로서의 차두리에게 일정 부분 성과를 얻었기에 아마나티디스를 중앙에 두고 차두리가 예의 빠른 발과 투쟁심을 발판 삼아 아마나티디스를 지원하는 형태의 공격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차두리가 프롬머에게 밀려 선발에서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 하더라도 크게 절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는 아마나티디스의 체력 문제에서 기인하는 일종의 안도감이기도 하다. 아마나티디스는 슈투트가르트 시절부터 90분 전경기 시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의 향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상대적으로 약한 체력으로 인해 후반 중반 즈음에는 가네아나 던디와 같은 조커들과 교체되는 일이 빈번하였고, 역으로 후반에 조커로 기용되어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차두리에게는 교체 멤버일지언정 언제나 출전의 기회는 열려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듯 새로운 공격수의 영입이라는 '외부 충격'에도 차두리의 향후 입지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업 축구 선수는 개인 성적과 팀 공헌도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프랑크푸르트가 이번 겨울 이적 시즌 동안 공격수 영입을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왔다는 사실은 차두리가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첫댓글 설마 차두리까지 후보루....s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