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ㅣ黃泉
○ 사람이 죽은 뒤 혼이 간다는 세상, 저승
○ 黃(누를 황) 泉(샘 천)
사람이 목숨을 다하면 저승에 간다. 죽은 뒤에 영혼이 가서 사는 곳이다. ‘
대문 밖이 저승이라’는 속담이 말하는 대로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인생이 덧없어 그런지 저승을 나타내는 말이 무수하다.
冥國(명국) 冥曹(명조) 幽冥(유명) 등 어둡다는 冥(명)에서
幽界(유계) 幽都(유도)의 그윽한 幽(유)가 많이 따른다.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 九泉(구천)이나
누런 샘물(黃泉)이란 뜻의 샘 泉(천)이 더 익숙하다.
땅 속 깊은 밑바닥이란 뜻의 구천은 道敎(도교)에서 아홉 등급이 있고 黃泉(황천)
은 그 세 번째라 했다. 일본에서는 창조 여신 이자나미(いざなみ/ 伊邪那美)
가 불의 신을 낳다가 죽어 간 곳을 황천(よみ/ 요미)이라 부른다고 한다.
흔히 쓰이는 황천에서 누를 黃(황)은 五行(오행)에서 땅을 나타내고
색깔은 노랑을 나타내는 데서 나왔다. 지하에 있는 샘이란 뜻으로
위에서 밑으로 주검을 넣는 竪穴式(수혈식) 무덤의 구조나 고대의
매장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어디에서 근거했든 이 말이 사용된 곳은 左丘明(좌구명)이 春秋(춘추)를
해석한 ‘左氏傳(좌씨전)’에서 비롯된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鄭(정)
나라의 莊公(장공)은 모후인 武姜(무강)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자신을 출산할 때 거꾸로 나와 어머니 고생을 시켰기 때문에 동생을 편애했다.
장공은 모후가 동생 叔段(숙단)과 함께 반란을 일으키자 진압한 뒤 외딴
성으로 옮겨 살게 하고서 맹세하며 말했다. ‘황천에 갈 때 까지는
다시 서로 만나지 않겠습니다(不及黃泉 無相見也/ 불급황천 무상견야).’
하지만 천륜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장공은 세월이 지나면서 후회하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한 신하가 물이 나는 곳까지 굴을 판 뒤에 만나면 그것이 황천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줬다. 장공은 굴을 파게 한 뒤 그곳에서 무강을 만나
모자의 정을 나눴다. 隱公(은공) 원년조의 黃泉相見(황천상견) 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