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없이 20명정도 단체급식을 하고 나면 반드시 몸살이 나더군요..
잘해보겠다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이것저것 맛있게 만들어줘도..
마지막에 꼭 나오는말...
"역시 라면이 젤 좋네~~~" ㅠ.ㅠ
그래서, 몇번 안한 단체급식이지만, 나름대로 좀 몸편하게 하는 메뉴를 올려봅니다..
1. 오뎅
- 준비물
오뎅국물용 다시 : 상암경기장 근처의 다농마트에 가시면 일본에서 수입한 가루로 된 우동 다시를 팝니다. 새우깡봉지보다 좀 큰 놈인데, 이거 하나면 오뎅국물이 맛있다는 소리 나올정도는 됩니다.
무, 양파, 대나무꼬치(다농마트에 팝니다), 오뎅
- 만드는법
큰 들통에 물붓고, 무토막(5센티정도 길이) 한두개, 양파 한두개 넣고 우동다시 넣고 팔팔 끓입니다.
우동다시는 대충 넣고, 끓으면 간 보면서 추가해주면 됩니다. 대~~충..
혹시 국물 색깔이 맘에 안들면 일반마트에서 파는 까쯔오장이나 간장을 좀 넣고 색깔내고 간맞추면 됩니다.
오뎅은 주변에 노는 사람 잡아서 꼬치에 꼼꼼하게 (부산어묵같으면 최소 여섯번은 통과시키라고 엄포를..) 꿰어서 들통옆에 쌓아놓으세요.
오뎅국물이 팔팔 끓으면 오뎅을 넣고, 불은거 좋아하는 사람은 오래 넣어두고, 쫀득한거 좋아하는 사람은 살짝 뎁혀서 먹으면 야외에서 쌀쌀할때 최고입니다.
좀더 신경쓰려면, 다시마(넣었다가 팔팔 끓고 1~20분 지나면 건지세요), 왕멸치(거름망에 넣어서 끓이면 국물에 풀리지 않습니다)를 넣으면 좀 더 좋겠습니다.
오뎅 다 건져먹고, 국물에 우동사리 넣어서 먹어도 끝내줍니다. 무우도 어느정도 끓으면 잘라먹어도 맛있고, 삷은계란 넣어서 뎁힌후, 국물을 좀 퍼서 그 그릇에 달걀노른자를 풀어먹어도 맛있습니다.
귀찮으니까, 간장/겨자는 생략해도 됩니다.. (거기까지 언제 챙깁니까? ㅋㅋㅋ)
2. 닭/야채꼬치
- 준비물 : 닭가슴이나 다리살, 대파, 파프리카, 대나무꼬치(다농마트에서 팝니다), 테리야끼소스 등등..
코스트코에서 닭 가슴살이나 닭다리살 살만 발라놓은것을 사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은후 소금후추 대~~충 뿌리고 봉투에 넣어서 주물럭,주물럭 해주신후, 대파, 파프리카등을 적당한 크기(3~4센티)로 잘라 놓는다.
대나무 꼬치는 반드시 2~30분 물에 담궈서 불려놓으세요. 안그러면 쉽게 타버려서 손잡이가 없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침흘리고 기다리는 사람들 잡아서 닭,대파,파프리카,닭의 순서대로 (아니면 맘대로)꼬치에 꼽아 놓으라고 시키고(촘촘히 빡빡하게 꼽아놓으라고 엄포를 놔야 합니다. 아니면 대충대충 꼽아서 꼬치수만 많아지고, 먹을건 없더군요...ㅠ.ㅠ), 다 꼽으면 굽습니다.
구울때는, 중간불에 대충 닭고기가 익을정도로 구운후에, 소스를 바르기 시작합니다. 미리 발라놓으면 많이 타더군요.
소스는 코스트코에서 파는 테리야끼 소스 하나만 발라서 맛있는데, 매운맛을 첨가하고 싶으면 테리야끼소스에 초고추장을 섞고, 사이다를 조금 넣어서 묽게 만든걸 바르면 매콤한 맛이 납니다.
꼬치구이는 뒤집는게 생명이죠.. 신속/정확하게 뒤집도록 뒤에서 채찍질을 몇번 해야 제대로된 물건이 나옵니다. ^^
3. 삼겹살 바비큐
이건 모두 아시는거니까 생략..
동파육을 하면 더 좋겠죠? ^^
4. 닭봉 훈제
이것도 다 아시는 것이겠지만, 코스트코에서 파는 닭봉을 포크로 잔인하게 찔러준후, 소금+후추+올리브오일+오레가노등을 섞은 럽을 발라주고(보울에 넣고 불고기 주물르듯이 주물러주는게 젤 편합디다..) 비닐봉투에 넣어서 꽁꽁 묶고 냉장고에 보관.. 가끔 꺼내서 주물러주시고..
인다이렉트로 구워서 먹으면 되는데,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거의 익을쯔음 테리야끼소스를 발라서 구어주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단체급식때는, 하나씩 들고 뜯으면 되니까, 비어캔보다 닭봉이 더 편하더군요. 닭날개에 소스를 발라 직화로 구어도 맛있을텐데..
5. 해물밥
달궈진 더치오븐에 씻어서 물을 뺀 쌀을 넣고 참기름을 좀 넣고, 대충 볶고, 밥물을 맞춰 넣고 간장을 좀 부어서 색을 내고 홍합, 새우, 오징어잘게 썰은것, 기타 조개류등을 넣고 불에 올려 끓어서 김이 나고 약간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려 10분정도 뜸들인후, 안의 밥을 섞어서 드시면 됩니다.
6. 소세지
배고프다고 마루타들이 농성을 하기 시작할때, 소세지를 살짝 구어주면 20분정도 입막음이 됩니다.
진행순서는
1. 오뎅국물을 무/양파/다시를 넣어서 불에 올려놓고, 오뎅 끼우는거 시켜놓고
2. 침니스타터에 브리켓 넣고 불에 올려놓고
3. 지나가는 사람 잡아서 꼬치끼우는법 지도해주고
4. 실버에 불넣고 고기넣고, 인다이렉트 세팅하고
5. 오뎅국물 끓으면 오뎅 넣어서 알아서 빼먹으라고 하고
6. 꼬치 굽는거 시켜놓고 뒤에서 채찍으로 몇번 쳐주고..
7. 더치에 해물밥준비하고,
이렇게 하니까, 대충 시간이 맞더군요..
마지막으로, 고기먹고 밥먹고 좀 아쉬울때 오뎅국물에 국수 말아서 조금씩 먹으면 입가심으로 좋고요..
입가심 한다고 라면 끓여 멕이면, 라면이 젤 맛있다는 소리 꼭 나옵니다.. ㅋㅋㅋ
양은 1인당 고기 300그람, 닭 200그람정도 멕이면, 배잡고 쓰러지는 사람 나옵니다.. 오뎅 소세지도 있으니까요.
에고, 샐러드랑 김치가 빠졌네요..
샐러드나 김치가 없으면, 고기가 남습니다.
느끼하다고 많이 못먹더군요..
써놓고 보니까, 남들 다 아는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 놨네요..
부디 몸살나시지 말고 단체급식에 성공하세요 ^^
첫댓글 마루타에 압박~! 역시 입막는데 쏘세지 강추~! ㅋㅋㅋㅋ 얼마전 모임이 생각나네요 ㅋㅋㅋ 저 역시 소세지 몇개로 시간을 벌었죠~! 요즘 햇감자가 조아요 호일에 싸서 베이킹 해주시면 바란스도 좋을듯 하네용
숨찰 정도로 빠르게 지나 가네요...대단합니다...먹는 사람들은 하는 사람보고 힘들거 같다고 수고 한다고 하는데...정작 하는 사람은 재미 없으면 안하죠...서로의 마음이 중요한것 같습니다...리니아빠님의 대단한 정성에 갈채를 보냅니다...
글 읽다가 쓰러질 뻔 했습니다. 단체급식 현장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하네요. 올 가을에 직원들 볼모로 잡고 실습해봐야 겠습니다. 실패를 대비해서 라면은 꼭 준비해야 겠지요?
정말 현장감 넘치는 글입니다 죽이네요 저도 사람들 단체급식 시키는거 좋아하ㅡㄴ데 집사람이 듸처리에 넘 부담을....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글 너무 재밌게 쓰시네요. 요리솜씨와 글 솜씨가 거의 같은 수준일 거 같네요. 지금 아내와 같이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