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부 주심 판사 돌연 휴직, “재판장과 갈등설”

[양평대교]

‘동양대 PC 증거 배제’ 결정한 재판장과 갈등설 나돌아
휴직 판사 “말씀 드릴 게 없다”

아들 입시비리 등으로 기소된 조국 사건 1심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부의 주심(主審) 판사가 돌연 휴직했다. 휴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법원 일각에서는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동양대 PC’에 대해 증거 배제 결정을 했던 재판장과의 갈등 때문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7일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 김상연 부장판사는 오는 21일부터 6개월간의 휴직에 들어갔다. 형사 21부는 김 부장판사와 마성영, 장용범 부장판사 등 세 명으로 이뤄진 ‘대등재판부’로 조국 사건의 경우 마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김 부장판사가 사건을 검토해 판결문을 작성하는 주심을 맡고 있었다.

앞서 이 재판부는 작년 말 동양대 총장 위조 직인파일 등 이 사건의 핵심 증거가 담긴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등에 대해 증거 배제 결정을 했다. 이는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휴대폰을 제3자가 검찰에 제출한 경우 피의자에게도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과정에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했다.

하지만 검찰은 “동양대 PC는 수년간 방치된 상태여서 소유·관리자를 알 수 없었다”고 반발하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사건과 상황이 달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달 이 사건과 별도로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아내 정경심에게 징역 4년을 확정하면서 동양대 PC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사실상 검찰 손을 들어준 것이다.

휴직한 김상연 부장판사는 법리를 철저히 따져야 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그래서 법원 일각에선 “김 부장판사가 동양대 PC 증거 능력을 배제하자는 재판장과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일선 판사는 “재판부 내 갈등설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지만, 김 부장판사가 주변에 ‘힘들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휴직이 조국 재판과 관련 있는지를 묻는 언론사 질문에 “제가 답변드리기에는 적절한 내용이 아니다.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