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하다가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상처도 십자가 모양으로 생긴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
주님을 만난 교통사고 후
치료 과정에서 내 몸에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 흔적이 남았다
이로인해 앞으로 목발을 짚고 걸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심정으로
다리만이라도 똑바로 걷게 해 주세요
목발 없이 걷게만 해 주신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날마다 떼쓰듯 기도로 매달렸고
그러다 들려 온 음성으로
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6개월만 네 몸을 빌리자
그러면 목발 없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
지하철 전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이번에 또 손등에 십자가로
당신의 흔적을 보이시니 다시 한번 부르심을 되새기게 된다
이번 주일도 예배를 마치고
다엘이를 상주로 가는 시외버스에 태워 보내고
주일마다 하게 되는 서울 2호선을 전도를 시작했다
승객이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아서
내가 중간에 서서 외치기에 딱 좋은 분위기
22년째 해 오는 사역이지만
이렇게 안 하던 노선에서 하게 되면 무척 떨린다
"무리들은 나를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며
나를 모욕하여 뺨을 치며 함께 모여 나를 대적하는구나"(욥 16:10)
물리적인 폭력만 안 했다 뿐이지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에 새기는 것이 있다
어차피 오늘 아니면 다시는 안 볼 사람들이다
그들의 뇌리에 예수의 흔적을 심어 놓자
주께서 선택한 영혼이라면
오늘 내가 전한 말이 생각나 죽기 전에 회개할 것이다
죽음 후에 심판이 있고 천국과 지옥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여러분들의 인생은 달라집니다
부디 살아생전에 꼭 달라지십시오.
언제까지 지금처럼 땅에 매여 아등바등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나는 비록 몸으로 예수의 흔적을 지녀야 했지만
이런 흔적 없이도 나 같은 전도자들을 통해
예수님을 만난다면 그보다 축복은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