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애매한 사람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신세대와는 아주 거리가 멀고,
이젠 삼십대의 사람들도 왠지 같이 놀자고 하기가 민망하다.
내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은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하, 나도 쉰세대구나 싶어지는 것이다.
젊은 친구가 내게 부모님께 효도선물을 하고 싶은데
뭘하면 좋을까를 물어오면 기분이 좀 별로다.
효도선물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부모의 속사정은 자식된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더 기분이 별로인 것은
나이가 드신 분들은 뭘 좋아하느냐고 물을 때이다.
나이든 사람과 나이가 덜 든 사람을 그리 편을 가를 필요가 있을까?
고부간의 갈등을 이야기 듣다보면 우리는 언제나 며느리 편이었다.
그 시어머니 참 너무 하시구나 싶기도 했고,
또 어느 친구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는 그런 시어머니가 되지 말아야지 싶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어머니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은근히 맘이 쓰인다.
정확한 시점도 없이 은근히 내가 시어머니의 입장에 더 가깝게 서 있음을 느꼈기 때문에....
에고, 이런....
시간이 나는대로 갤럭시탭을 가지고 놀아본다.
특별히 e북 코너에도 자주 가 본다.
나는 서점엘 갈 때마다 걱정이 크다.
서점 속에 놓은 무수한 책들,
그 수많은 책들을 누가 다 읽을 것이며
그것을 쓴 저자나 작가들은 그 책 하나 하나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을까 싶어서...
남편의 이름으로 나온 저서나 역서가 서른권이 넘는다.
그래서 나는 책 하나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안다.
다행히 남편의 책은 대채로 전문서적이어서 스테디 셀러가 되기에 많이 팔려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관심 분야가 따로 있으니 알아서 스스로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젠 e북 코너에도 책이 무수히 많아지고 있음을 본다.
책의 제목이라도 마음에 와 닿으면 일단 사고 보는 바람에 책은 날로 늘어간다.
그런데, e북은 보관의 문제를 해결해 주니 좋긴 하다.
e북 시장을 잠시 둘러보면서 나는 다시 종이책 시장이 걱정스럽다.
종이책을 읽다가 줄을 긋기도 하고 쉽게 본 것을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그러나 e북 역시 책갈피가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탓에 뭔지 조금 힘겹다.
......
갤럭시탭을 통해 구입한 e북을 읽어본다.
다른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또 감동을 했을 것이다.
책장이 넘어가는 부드러운 감은 아이패드가 월등함을 다시 느낀다.
무조건 갤럭시탭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로 나는 작정을 한 사람 처럼
갤럭시 편을 들고 싶지만 왠지 아이패드의 부드러운 책장 넘김과 깨끗한 화면은 갤탭에서의 아쉬움이다.
오늘 뉴스에서 발견되었다는 갤럭시탭 먹통 현상은 다행이 내겐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이 오래 남는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잘 만들지...
퇴근을 일찍 하지 못하는 탓에 사무실에서 혼자 뉴스를 보려고 갤탭을 다시 켠다.
TV 기능을 보여주는 아이콘을 따라가니 여러 채널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MBC 아홉시 뉴스를 보려니 MBC 는 채널이 없다.
왜 MBC는 보이지 않을까?
내가 제대로 업데이트를 안 한 탓일까?
이 기기는 아직도 따끈따끈한 새것인데 업뎃이 필요하진 않을텐데...
매사에 어정쩡한 내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참 고단하다.
나는 얼리어답터는 물론 아니고, 또 트윈 어답터 축에도 끼지 못하며
헝그리 어답터가 될 능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이 길을 찾아들어 힘겨운 걸음을 옮기는 나는 도대체 누군가 싶어진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 중에는 e북을 개발하여 만드는 일도 있고
어플을 개발하여 모바일용 상품과 홈페이지를 구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런 꿈을 꾸고 있음에 대해
어떻게 비쳐질지 사뭇 나도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