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씨나락 까먹는 이야기
벽대두(霹大豆)의 전설
벼락 벽(霹), 대추 조(棗), 나무 목(木), 즉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다.
대추나무는 양기(陽氣)가 으뜸이라고 했다,
기가 드세니 당연히 귀신을 쫓을 수 있을 터. 그래서 화(禍)를 멀리하고 복(福)을 부르는 도장이나 부적으로 안성마춤이다.
벽조목을 지니고 있으면 악귀를 쫓아준다는 전통적인 믿음 때문에
회사 직인 재료로 인기가 많다.
또한 한번 파놓은 글자가 마모되지 않아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다.
벽조목은 단단하기가 돌보다 더해 도끼나 톱으로도 쉽게 자를 수 없다.
규사목(광물성)도 아닌 나무지만 물에 가라앉는다.
벽대두(霹大豆)는 벼락 맞은 콩이다.
불에 탄 콩은 붉은빛이 강하다.
요사스런 귀신을 쫓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불행을 막아주고 병마가 범접할 수 없는 상서로운 힘을 갖는다고 믿었다.
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점을 칠 때 쓰는 여러 개의 벼락 맞은 콩 이야기가 나온다,
콩의 종류에는 검정콩 이집트콩 쥐눈이콩 병아리콩 렌탈콩 이외에도 이름 모를 콩도 많다.
맷새 산비둘기 꿩은 콩을 주로 먹어 털에 윤기가 자르르하다.
그런데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팥이다.
어떤 새도 심지어 집에서 기르는 닭도 팥은 먹지 않는다.
팥은 붉다. 붉은 색에는 귀신이 들어있다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습은 예로부터,
귀신과 액운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팥죽을 쑤어 집안 곳곳에 뿌렸다고 한다.
중국 초나라에 공공이라는 말썽쟁이가 동짓날,
사고로 죽어버렸다.
그 아이는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疫神)이 되어 사람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이에 마을에서는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문설주에 뿌려 그 역신을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왜 그래 풍상씨
순하기 순한 순둥이의 인생역정은 요즘 인기 절정 드라마 ‘왜 그래 풍상 씨’를 쏙 빼닮았다.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친척집을 전전하던 순둥이는 부모가 남긴 논 서마지기 문서를 들고 외삼촌 집으로 들어갔다.
외삼촌이란 인간은 허구한 날 투전(投錢)판을 쏘다니더니, 금쪽같은 순둥이의 논 서마지기를 날려 버렸다.
순둥이는 외삼촌 집을 나와 어느 집 머슴으로 들어갔다.
법 없이도 살아갈 착한 순둥이를 세상 사람들은 끊임없이 등쳐먹었다.
그때 순둥이는 열일곱 살이었다.
죽어라고 일하고 드디어 계약기간 3년이 꽉 차자,~ 나리는 이런저런 핑계로 새경을 반으로 깎아 버렸다.
사람들은 사또에게 고발하라고 했지만 힘없는 놈이 지는 세상이다.
언감생심,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
순둥이는 주막집에서 하루도 건너지 않고 술로 울분을 삭였다.
이러면 안 되지! 생각을 바꿔, 다음 날부터 반밖에 못 받은 새경이지만
그 돈으로 나지막한 언덕을 하나 사서 골짜기에 한 칸짜리 초가집을 짓고 밤낮으로 언덕배기에 있는 야산을 개간했다.
“ 흙은 속이는 법이 없다. 하모! 콩 심은데 콩 난다고 했다.”
순둥이는 이를 악물고 잡목(雜木)을 베어 내고, 바위를 굴려 돌을 캐냈다.
밭이 늘어나는 게 너무나 기뻐서, 어떤 날은 혼자 달밤에 미친놈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남은 새경이 바닥날 때 쯤, 한마지기 남짓 일궈 놓은 밭에 조와 메밀을 심어 양식을 하고,
겨울이면 읍내에 가서 엽전 몇 닢에 남의 집 통시를 퍼 와서 그 것을 밭에 뿌렸다.
언 땅이 녹자마자 또 다시 화전(火田)을 일구기를 5년, 야산은 번듯한 밭으로 변했다.
그해 봄, 순둥이는 콩 세가마를 장리(長利)로 들여와 밭에 심었다.
콩 심은데 콩 난다고 했다. 콩을 심는 데만 꼬박 이레가 걸렸다.
봉선이와의 인연
콩을 다 심은 순둥이는 주막으로 갔다.
주모의 귀띔으로 부엌에서 일하는 열아홉 살, 주모 질녀(姪女) 봉선이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순둥이는 그 처녀를 배필로 점찍어 두었다.
가을에 콩을 추확하면 데려다 혼례(婚禮)를 올릴 계획이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부슬부슬 밤비가 내렸다
.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천지신명(天地神明)님.”
순둥이는 두 팔을 벌리고 하늘에게 수도 없이 절을 했다.
단비는 땅 깊숙이 스며들어 잠이 든 흙 속의 생명(生命)을 깨웠다.
이튿날에는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하늘은 맑고 남풍(南風)은 불어 대지(大地)를 촉촉하게 적셨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노란 싹이 올라왔다. 콩대는 쑥쑥 자라 여름이 오기 전에 땅을 덮었다.
가을이 되자 콩잎은 노랗게 물든 후에 떨어지고 줄기마다 주렁주렁 콩만 남았다.
순둥이는 콩을 뽑아 언덕에 쌓아놓으니.
달을 보며 별을 보며 콩을 뽑아도 힘든 줄을 몰랐다. 순둥이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모(姨母)가 이거 가져다주라고 합디다.”
봉선이가 노란 저고리를 차려입고 한손엔 막걸리 호리병을,
또 한손엔 찐 고구마를 들고 순둥이의 콩밭에 왔다.
경사 났네!
“봉선아. 나는 부자(富者)여!~
콩을 타작하면 스무 섬은 나올 거야.”
막걸리를 사발로 벌컥벌컥 들이 킨 순둥이는 봉선이를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 허겁지겁 봉선이 젖가슴을 만지는데.
봉선이 손이 어느새 순둥이 목을 끌어안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순둥이가 주막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 ‘우루루 쾅 쾅’ 하늘을 찢고 땅을 가르는 마른번개가 네댓 차례나 내리쳤다.
“순둥이 여기 있는가? 빨리 나오게.” 고함 소리에 뛰쳐나간 순둥이는 그 자리에서 자지러졌다.
멀리 언덕배기에 쌓아 콩 단에서 연기가 치솟았다.
순둥이가 달려가고 동네 사람들이 뒤따라갔지만 마른 콩 단에 붙은 불길은 아무도 잡을 수가 없었다.
새까만 숯덩이만 남았다.
“하늘도 나를 속이고 땅도 나를 속이는구나!”
순둥이는 짐승처럼 울부짖는데, 봉선이도 눈물을 흠치고 동네 사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순둥이는 목을 매려다 봉선이 입덧을 하는 통에 생각을 바꿨다.
벼락 맞은 콩
술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검은 두건을 쓰고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노인 한분이 옥색(玉色) 도포(道袍)자락을 휘날리며, 주막으로 순둥이를 찾아왔다.
“벼락 맞은 콩 주인장(主人丈) 계시오.
소문을 듣고 찾아왔소이다.”
순둥이가 나가자, 범상(凡常)치 않은 노인은 새까맣게 탄 콩 한 자루를 쓸어 담아,
데리고 다니는 사동의 등에 얹었다.
자고로 벼락 맞은 콩은 진귀한 명약(名藥)이요.
준비해온 돈이 이것뿐이지만 우선 받아 두시오.
내 이것으로 시험(試驗)해 보고 다시 오리다.”
그가 떠난 후 받은 전대를 열어 본 순둥이는 깜짝 놀랐다.
콩 열섬 값이 넘었다. 벼락 맞은 콩은 욕창· 등창뿐 아니라 어떤 고질병에도 백발백중 특효약(特效藥)이라고 했다.
소문을 들은 팔도강산(八道江山)의 명의(名醫)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동짓달 스무이레, 그날따라 봄날처럼 따뜻했다.
온 동네에 잔치판이 벌어졌다.
순둥이와 배가 살짝 부른 봉선이의 혼례(婚禮)날이었다.
콩의 칠보시(七步詩)
콩을 삶으려고 콩대를 태우는데(煮豆燃豆萁)
콩이 솥 안에서 울고 있다.(豆在釜中泣)
본시 한 뿌리에서 났는데(本是同根生) 어찌 그리 다급하게 삶아대는가.(相煎何太急)
조조에게는 여러 아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장남인 조비와 삼남인 조식이 출중했다.
조비는 현명하고 처세에도 능했지만,
아버지 조조가 그러했고 자신 또한 문학적 재능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조식은 황위를 계승한 조비에게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었다.
조비는 연회에서 조식에게 “과인 앞에서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한 편 지어라.
못 해내면 중벌을 면하지 못하리라!” 이에 조식은 위와 같은 칠보시를 지었다.
첫댓글 벽대두(霹大豆)의 전설
벼락 벽(霹), 대추 조(棗), 나무 목(木), 즉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다.
대추나무는 양기(陽氣)가 으뜸이라고 했다,
기가 드세니 당연히 귀신을 쫓을 수 있을 터. 그래서 화(禍)를 멀리하고 복(福)을 부르는 도장이나 부적으로 안성마춤이다.
벽조목을 지니고 있으면 악귀를 쫓아준다는 전통적인 믿음 때문에
회사 직인 재료로 인기가 많다.
또한 한번 파놓은 글자가 마모되지 않아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용할 수 있다.
벽조목은 단단하기가 돌보다 더해 도끼나 톱으로도 쉽게 자를 수 없다.
규사목(광물성)도 아닌 나무지만 물에 가라앉는다.
벽대두(霹大豆)는 벼락 맞은 콩이다.
불에 탄 콩은 붉은
순둥이는 외삼촌 집을 나와 어느 집 머슴으로 들어갔다.
법 없이도 살아갈 착한 순둥이를 세상 사람들은 끊임없이 등쳐먹었다.
그때 순둥이는 열일곱 살이었다.
죽어라고 일하고 드디어 계약기간 3년이 꽉 차자,~ 나리는 이런저런 핑계로 새경을 반으로 깎아 버렸다.
사람들은 사또에게 고발하라고 했지만 힘없는 놈이 지는 세상이다.
언감생심,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
순둥이는 주막집에서 하루도 건너지 않고 술로 울분을 삭였다.
이러면 안 되지! 생각을 바꿔, 다음 날부터 반밖에 못 받은 새경이지만
그 돈으로 나지막한 언덕을 하나 사서 골짜기에 한 칸짜리 초가집을 짓고 밤낮으로 언덕배기에 있는 야산을 개간했다.
“벼락 맞은 콩 주인장(主人丈) 계시오.
소문을 듣고 찾아왔소이다.”
순둥이가 나가자, 범상(凡常)치 않은 노인은 새까맣게 탄 콩 한 자루를 쓸어 담아,
데리고 다니는 사동의 등에 얹었다.
자고로 벼락 맞은 콩은 진귀한 명약(名藥)이요.
준비해온 돈이 이것뿐이지만 우선 받아 두시오.
내 이것으로 시험(試驗)해 보고 다시 오리다.”
그가 떠난 후 받은 전대를 열어 본 순둥이는 깜짝 놀랐다.
콩 열섬 값이 넘었다. 벼락 맞은 콩은 욕창· 등창뿐 아니라 어떤 고질병에도 백발백중 특효약(特效藥)이라고 했다.
소문을 들은 팔도강산(八道江山)의 명의(名醫)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동짓달 스무이레, 그날따라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