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구적신(消舊積新)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을 쌓는 것
消 : 사라질 소(氵/7)
舊 : 옛 구(臼/12)
積 : 쌓을 적(禾/11)
新 : 새 신(斤/9)
'칠극(七克)'은 예수회 신부 판토하(Didace De Pantoja)가 1614년 북경에서 출판한 책이다. 한문으로 천주교 교리를 쉽게 설명했다. 다산 정약용을 비롯해 조선의 많은 지식인이 이 책을 통해 천주교인이 되었다.
서문에서 말했다. "대저 마음의 병이 일곱 가지요, 마음을 치료하는 약이 일곱 가지다. 핵심은 모두 묵은 것을 없애고 새것을 쌓는 것(消舊積新)에 불과하다."
이어 그는 교만함(傲)은 겸손으로 이기고, 질투(妬)는 어짊과 사랑으로 극복하며, 탐욕(貪)은 베풂으로 풀고, 분노(忿)는 인내로 가라앉힌다.
욕심(饕)은 절제로 막으며, 음란함(淫)은 정결로 차단하고, 게으름(怠)은 부지런함으로 넘어서야 한다며, 7장으로 나눠 그 방법을 구체화했다.
제1장은 교만을 누르는 방법이다. 그중 몇 단락이다.
如色慾少則饜, 老則息. 如忿怒, 忍則去, 靜則却. 惟傲一納於心, 時處附着焉. 身能老而傲不衰.
색욕은 젊어서는 즐겨도 늙으면 식는다. 분노는 참으면 없어지고 고요하면 물러난다. 하지만 교만은 한번 마음에 들어오면 언제 어디서고 붙어 다닌다. 몸이 늙어도 교만은 시들지 않는다.
非時而露, 使人見稱, 路旁果也. 人人取之, 安問者熟. 百千萬果, 竟無一成.
때가 되지 않았는데 드러나 칭찬을 받는 것은 길가의 과일과 같다. 사람마다 따지만 익었는지를 묻진 않는다. 수많은 열매 중에 끝내 익는 열매는 하나도 없다.
서양의 여러 현자의 일화를 적고, '논어' 같은 유가 경전도 인용하다가 성경 말씀 한 단락을 슬쩍 끼워 넣는다.
經曰: 試金, 納之紅爐. 試人, 納諸譽口. 僞金入火, 隨烟而散. 眞金入火, 彌煉彌精.
쇠를 시험하려면 붉게 달궈진 화로에 넣고, 사람을 시험하려면 칭찬하는 말 속에 넣는다. 가짜 쇠는 불에 들어가면 연기를 따라 흩어지지만, 진짜 쇠는 불에 들어가면 단련할수록 정금(精金)이 된다.
이 말은 성경 '잠언' 27장 21절의 '도가니에서 금이나 은을 제련하듯, 칭찬해 보아야 사람됨을 안다'고 한 말을 한문투로 풀어 썼다. 예화가 신선하고 설명이 알기 쉬워 심신 수양서로 알고 읽다 보면 그 안에서 어느새 신앙이 싹터 있곤 했다.
▶️ 消(사라질 소)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肖(초, 소)로 이루어졌다. 물이 줄다, 물건이 없어지다, 사라지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消자는 '사라지다'나 '소멸하다', '없애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消자는 水(물 수)자와 肖(작을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肖자는 '작다'나 '닮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작다'라는 뜻을 가진 肖자에 水자가 더해진 消자는 물이 작게 부서져 수증기로 변하여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消자는 '사라지다'나 '빠지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후에 '약해지다'나 '쇠하다'라는 뜻도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消(소)는 ①사라지다 ②삭이다 ③없애다, 소멸시키다 ④녹이다 ⑤쇠하여 줄어들다 ⑥소모하다, 시간을 보내다 ⑦거닐다, 배회하다 ⑧물러서다 ⑨남몰래 행하다 ⑩요구되다 ⑪소갈(消渴: 갈증으로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으나 몸은 여위고 오줌의 양이 많아지는 병) ⑫소식(消息), 음신(音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용(用), 갈 마(磨), 쓸 비(費), 망할 망(亡), 꺼질 멸(滅), 죽을 폐(斃), 죽을 사(死), 소통할 소(疏), 소모할 모(耗)이다. 용례로는 재화나 노력이나 시간 등을 들이거나 써서 없앰을 소비(消費), 써서 없어짐을 소모(消耗), 사라져 없어지거나 또는 자취도 남지 않도록 없애 버림을 소멸(消滅), 물건이 사라져 없어져서 변화함을 소화(消化), 화재를 예방하고 불 난 것을 끔을 소방(消防),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약물이나 열 등으로 병원균을 죽이거나 힘을 못 쓰게 하는 일을 소독(消毒), 꺼져 없어짐을 소망(消亡),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함을 소하(消夏), 등불을 끔을 소등(消燈), 지워 없애 버림을 소각(消却), 지워 버림이나 사라져 없어짐을 소거(消去), 어디로 사라져 잃어버림이나 사라져 없어짐을 소실(消失), 건물이나 물건 등에 붙은 불을 끔을 소화(消火), 더위를 가시게 함을 소서(消暑), 잡음이나 폭음을 없앰을 소음(消音), 기억에서 사라짐을 소망(消忘), 하는 일없이 세월을 보냄을 소일(消日), 기록되어 있는 사실을 지워 없애는 것을 말소(抹消), 어떤 상태나 관계를 풀어 없앰을 해소(解消), 있는 사실을 없애 버림을 취소(取消), 헛되이 씀을 도소(徒消), 공공의 금품을 자기의 사사로운 일에 소비함을 사소(私消), 안개처럼 사라짐을 무소(霧消), 돈이나 물건을 써서 없앰을 화소(花消), 죄다 사라져 없어짐을 돈소(頓消), 하는 일없이 세월을 보냄 또는 어떤 것에 마음을 붙이고 세월을 보냄을 일컫는 말을 소견세월(消遣歲月), 닳아서 없어지는 세월이라는 뜻으로 하는 일없이 헛되이 세월만 보냄을 이르는 말을 소마세월(消磨歲月), 소식의 왕래가 없음이나 소식이 서로 통하지 않음 또는 소식이 막혀 전혀 모름이나 어떤 일을 전혀 모름을 일컫는 말을 소식불통(消息不通), 근심과 슬픔으로 넋이 빠지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함을 일컫는 말을 소혼단장(消魂斷腸), 구름이나 안개가 걷힐 때처럼 산산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됨을 이르는 말로 의심이나 근심 걱정 등이 깨끗이 사라짐을 비유하는 말을 운소무산(雲消霧散), 끝내 소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종무소식(終無消息), 오래도록 소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구무소식(久無消息), 도무지 소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일무소식(一無消息), 얼음이 녹고 기와가 깨어진다는 뜻으로 자취도 없이 소멸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빙소와해(氷消瓦解), 사람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심행소멸(心行消滅),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심심풀이로 어떤 일을 함 또는 그 일을 일컫는 말을 심심소일(心心消日) 등에 쓰인다.
▶️ 舊(예 구/옛 구)는 ❶형성문자로 旧(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머리에 갈대털인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같은 귀를 가진 새 추(隹; 새)部인 부엉이의 뜻이 합하였으나 久(오랠 구)와 음(音)이 같다고 하여 '오래다'로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舊자는 '오래되다'나 '옛'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舊자는 萑(풀 많을 추)자와 臼(절구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舊자는 본래 '수리부엉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수리부엉이는 짙은 눈썹이 특징이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새를 뜻하는 隹(새 추)자 위로 눈썹을 그려 넣었었다. 또 아래로는 口(입 구)자가 있었는데, 이것은 둥지에 있는 수리부엉이를 묘사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후에 萑자와 臼자의 결합으로 표현되었다. 다만 이러한 유래와는 관계없이 舊자는 久(오랠 구)자와 음이 같다는 이유로 '오래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된 글자이다. 획이 복잡한 글자로 뜻이 옮겨지는 경우는 흔치 않기에 매우 이례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그래서 舊(구)는 어떤 명사(名詞)의 어간(語幹)에 붙어서 '옛날의, 묵은, 낡은'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예, 옛 ②오래 ③늙은이 ④친구(親舊) ⑤구의(舊誼: 예전에 가까이 지내던 정분) ⑥묵은 사례(事例) ⑦오랜 집안 ⑧평소(平素), 일상(日常) ⑨부엉이(올빼밋과의 새), 올빼미(올빼밋과의 새) ⑩오래다 ⑪오래되다, 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새 신(新)이다. 용례로는 옛 모습을 구태(舊態), 이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을 구면(舊面), 먼젓번의 수령을 구관(舊官), 이전에 들은 소문을 구문(舊聞), 옛적 버릇이나 예로부터 내려오는 습관을 구습(舊習), 옛스러운 방식을 구식(舊式), 오래 사귄 친구를 구교(舊交), 예로부터 내려 옴을 구래(舊來), 오랫동안 여러 대로 살던 집으로 옛 사람이 살던 집을 구택(舊宅), 오래 전에 간행된 출판물을 구간(舊刊),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친구(親舊),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진보적인 것을 따르지 않고 예부터 내려오는 관습을 따름을 수구(守舊), 새 것과 헌 것을 신구(新舊), 오래 오래 사귀어 온 친구를 고구(故舊), 옛날과 같음을 여구(如舊), 옛 모양과 변함 없음을 의구(依舊), 지난 일을 생각함을 감구(感舊), 옛날과 비교함을 비구(比舊),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함을 억구(憶舊), 오래 전부터 사귀던 사이를 이르는 말을 구교지간(舊交之間), 오랫동안 헤어져 있는 친구를 이르는 말을 구년친구(舊年親舊), 옛 친구와 새 친구를 일컫는 말을 구우금우(舊友今友), 옛 모양 그대로를 이르는 말을 구태의연(舊態依然), 묵은 활과 새 화살이란 뜻으로 그래야만 잘 맞는다는 데서 나온 말을 구궁신시(舊弓新矢), 오래 전부터 배어 든 나쁜 풍속을 이르는 말을 구염오속(舊染汚俗), 제사 지내 줄 자손의 대가 다한 위패를 땅에 묻음을 이르는 말을 구주매안(舊主埋安),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 또는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함을 이르는 말을 송구영신(送舊迎新), 경개는 수레를 멈추어 깁양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한번 만나보고 친해진다는 말로 잠시 만났어도 구면처럼 친함을 이르는 말을 경개여구(傾蓋如舊), 남의 잘못이나 개인적인 원한을 마음에 새겨두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불념구악(不念舊惡), 처음으로 만났을 뿐이지만 마음이 맞고 정이 들어 옛날부터 사귄 벗같이 친밀함을 이르는 말을 일견여구(一見如舊) 등에 쓰인다.
▶️ 積(쌓을 적, 저축 자)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벼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責(책, 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責(책, 적)은 여기에서는 똑같이 생긴 것이 많이 모임을 뜻한다. 禾(화)는 곡식을, 積(적)은 곡식을 거두어 들여 많이 비축하는 일을 뜻하는데, 나중에 곡식에 한하지 않고 물건이 모이다, 쌓이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積자는 '쌓이다'나 '저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積자는 禾(벼 화)자와 責(빚 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責자는 가시가 돋친 돈을 뜻하는 글자로 '빚'이라는 뜻이 있다. 여기에 禾자가 결합한 積자는 빚이 계속 쌓이고 누적되듯이 볏단이 포개진다는 뜻이었다. 다만 지금의 積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누적되다'나 '쌓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積(적, 자)은 (1)곱 (2)적취(積聚) 등의 뜻으로 ①쌓다 ②많다 ③머무르다 ④울적하다 ⑤병이 들다 ⑥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⑦더미 ⑧곱하여 얻은 수 ⑨부피 ⑩넓이 ⑪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⑫병(病)의 이름 ⑬주름 그리고 ⓐ저축(貯蓄)(자) ⓑ모으다(자) ⓒ저축하다(자) ⓓ쌓다(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쌓을 저(儲), 쌓을 온(蘊), 쌓을 저(貯)이다. 용례로는 사물에 대하여 긍정하고 능동적인 것을 적극적(積極的), 쌓여서 막힘을 적체(積滯), 사물에 대하여 그것을 긍정하고 능동적으로 활동함을 적극(積極), 오래 쌓인 폐단을 적폐(積弊), 물건을 쌓아서 보냄을 적출(積出), 물건을 실음을 적재(積載), 착한 일을 여러 번 함을 적선(積善), 돈을 모아 둠 또는 모아 둔 돈을 적금(積金), 여러 해를 적년(積年), 모아서 쌓아 둠을 적립(積立), 공을 쌓음을 적공(積功), 거듭 생기는 좋은 경사를 적경(積慶), 곡식을 쌓아 둠을 적곡(積穀), 오래 걸림을 적구(積久), 포개어 쌓음 또는 포개져 쌓임을 누적(累積), 많이 모이는 일 또는 그것을 축적(蓄積),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점점 불어서 쌓이고 늘어남을 증적(增積), 많이 덮쳐 쌓임을 퇴적(堆積), 모여 쌓이는 것 또는 모아 쌓는 것을 집적(集積), 입체가 차지한 공간 부분의 크기나 부피를 체적(體積), 실제의 용적 또는 면적을 실적(實積),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을 만드는 일을 매적(埋積), 선박에 짐을 싣는 일을 선적(船積),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부피를 용적(容積), 흙이 쌓여 산이 된다는 뜻으로 작은 것도 많이 모이면 커진다는 말을 적토성산(積土成山),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적진성산(積塵成山), 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됨 또는 적은 것도 쌓이면 많아짐을 일컫는 말을 적소성대(積小成大), 한 방울 한 방울의 물이 쌓여 연못이 됨을 이르는 말을 적수성연(積水成淵), 쌓이고 쌓인 섶나무의 탄식이라는 뜻으로 먼저 쌓인 섶나무는 항상 아래에 있듯이 고참이 승진하지 못하고 늘 아랫자리에 있음을 한탄함을 이르는 말을 적신지탄(積薪之歎), 원망이 쌓이고 쌓여 노여움이 깊어짐을 일컫는 말을 적원심로(積怨深怒),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 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됨을 이르는 말을 적우침주(積羽沈舟), 착한 일을 많이 한 결과로서 좋은 일이 자손에게까지 미침을 일컫는 말을 적선여경(積善餘慶), 여러 해를 두고 싸움에 종사함을 일컫는 말을 적고병간(積苦兵間), 여러 해를 두고 하는 수고와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적년신고(積年辛苦), 인심을 많이 잃음을 일컫는 말을 적실인심(積失人心), 착한 일을 많이 한 집을 일컫는 말을 적선지가(積善之家), 악한 짓을 많이 한 집을 일컫는 말을 적악지가(積惡之家), 재물을 모아 능히 유익한 일에 씀을 이르는 말을 적이능산(積而能散), 여러 해 동안 쌓인 회포를 일컫는 말을 적년회포(積年懷抱), 마음과 힘을 자꾸 씀을 이르는 말을 적비심력(積費心力), 악한 짓을 많이 하면 그 죄 때문에 재앙이 자손에게 미침을 일컫는 말을 적악여앙(積惡餘殃), 산더미같이 많이 쌓임을 일컫는 말을 적여구산(積如丘山),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량을 일컫는 말을 적재정량(積載定量),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죽은 사람은 장사지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적시재상(積屍在床), 사람들의 악담이 많으면 굳은 뼈라도 녹는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악담이 무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적훼소골(積毁銷骨), 재앙은 악을 쌓음에 인한 것이므로 재앙을 받는 이는 평소에 악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말을 화인악적(禍因惡積), 곡식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음을 일컫는 말을 속적여산(粟積如山), 아주 적은 것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됨을 이르는 말을 수적촌루(銖積寸累), 매우 많이 쌓여 있음을 이르는 말을 여산적치(如山積峙), 금과 옥을 산처럼 모음을 일컫는 말을 퇴금적옥(堆金積玉) 등에 쓰인다.
▶️ 新(새 신)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근(斤; 도끼)部와 木(목)과, 음(音)을 나타내는 辛(신)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辛(신; 바늘)과 木(목; 나무)으로 이루어진 진(榛; 개암나무, 잡목숲)의 옛 글자에 斤(근; 나무를 베는 도끼)을 더한 글자이다. 나무를 베어 땔나무를 하는 일을 말한다. 나중에 나무를 하다가 되었다. 땔나무의 뜻은 초목(草木)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를 더하여 薪(신)이라 쓰고, 新(신)은 베다, 새롭다, 새롭게 하다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新자는 '새로운'이나 '새롭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新자는 辛(매울 신)자와 木(나무 목)자,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新자를 보면 辛자와 斤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만든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辛자는 발음요소이고 斤자가 '자르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新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新자는 본래 나무를 잘라 '땔감'을 만든다는 뜻이었지만 후에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라는 뜻이 확대되면서 '새로운'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新자가 '새롭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艹(풀 초)자를 더한 薪(섶나무 신)자가 '땔감'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新(신)은 (1)어떠한 명사(名詞) 뒤에 붙이어 새로운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중국(中國) 나라 이름의 하나. 왕 망(王莽)이 전한(前漢)을 쓰러뜨리고 세운 나라. 주례(周禮)에 따라 복고적인 개혁(改革)을 했으나, 적미(赤眉)의 난으로 망(亡)하여 광무제(光武帝)의 후한(後漢)으로 바뀜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새, 새로운 ②새로, 새롭게, 새롭게 다시 ③처음, 처음으로 ④새로움, 새것, 새로운 일 ⑤새해, 신년 ⑥새롭개 안 사람 ⑦새로 개간(開墾)한 땅 ⑧나라의 이름 ⑨새로워지다, 개선되다 ⑩새롭게 하다, 새롭게 고치다 ⑪친하다, 친하게 지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옛 고(古), 옛 구(舊)이다. 용례로는 새로운 세계를 신세계(新世界), 예술계나 체육계나 어떤 사회에 새로 등장한 신진의 사람을 신인(新人), 관직 같은 데에 새로 임명됨을 신임(新任), 새로 지어 만듦을 신작(新作), 새로 들어옴을 신입(新入), 출판물을 새로 인쇄하여 내놓음을 신간(新刊), 새로운 물품을 신품(新品), 새로운 형을 신형(新型), 새롭고 기이함을 신기(新奇), 새로운 소식이나 비판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정기간행물을 신문(新聞), 완전히 새롭게 어떤 일을 하는 일을 신규(新規), 새롭고 산뜻함 또는 채소나 생선 따위가 싱싱함을 신선(新鮮), 새로 설치함을 신설(新設), 새로 건축함을 신축(新築), 늦은 봄이나 초여름의 초목에 돋은 새 잎의 푸른 빛을 신록(新綠), 갓 결혼한 남자 또는 결혼하여 새서방이 될 남자를 신랑(新郞), 갓 결혼한 색시 또는 결혼하여 새색시가 될 여자를 신부(新婦),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함을 쇄신(刷新), 모든 것이 개혁되어 새롭게 됨 또는 묵은 제도를 아주 새롭게 고침을 유신(維新), 취향이 매우 새로움을 참신(斬新), 옛 것을 고쳐 새롭게 함 또는 종전의 기록을 깨뜨림을 경신(更新), 가장 새로움을 최신(最新), 묵은 것을 새롭게 고침을 개신(改新),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새로운 것을 맞아 들임을 영신(迎新), 아주 새로워짐을 일신(一新),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처음 생길 무렵에 등불 밑에서 글읽기가 좋음을 일컫는 말을 신량등화(新凉燈火),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거나 들어서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신진대사(新陳代謝), 새로 정이 들어 얼마 되지 아니할 때를 이르는 말을 신정지초(新情之初), 새 것과 헌 것이 교대한다는 말을 신구교대(新舊交代), 새 것이 들어오고 묵은 것이 나간다는 말을 신입구출(新入舊出), 새로 두각을 나타낸 신인으로서 의기가 날카롭다는 말을 신진기예(新進氣銳), 땔감을 동나서 불이 꺼진다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이르는 말을 신진화멸(新盡火滅), 새봄 좋은 명절이라는 말을 신춘가절(新春佳節),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 짐을 일컫는 말을 개과자신(改過自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법고창신(法古創新),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뜻으로 세상에 대한 체면이나 명예나 사물의 모양이나 일의 상태가 완전히 새롭게 됨을 이르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