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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오르자 한결은 노래를 틀고 능숙한 솜씨로 차를 몰았다. 다른 한 손으론 음악을 켰다. 봄과 어울리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오랫동안 달리자 답답했던 도심을 벗어나 양쪽 길가에 줄을 지어 심어진 벗꽃 길이 늘어졌다.
평일이라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막 피어난지라 나뭇가지에 솜사탕 처럼 벗꽃이 피어져있었다.
" 다왔습니다. "
" 네. "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 벗꽃이 줄지어선 길에 내렸다. 한결은 며칠 밤낮을 벗꽃길이 예쁜 곳을 찾아다녔고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장소를 찾느라 애를 먹었었다. 고개를 돌리자 설희가 해맑게 웃고 있었다. 고생한 보람이있었다.
" 너무 예뻐요. "
" 벗꽃이 떨어지기 전에 와서 다행이네. "
" 그러게요. 꽃 눈이 내리네요. "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올 때마다 약한 벗꽃 잎들이 우수수 두 사람 머리 위에 흘러내렸다.
설희가 손을 뻗어 벗 꽃을 잡으려고 했다. 한결은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막무가내로 떨어지는 꽃 잎을 잡으려했다.
그러다 긴 길을 따라 천천히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설희의 머리카락 위로 벗꽃 잎이 내려 앉았다.
" 형수. "
" 네? "
설희가 한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결은 손을 들어 그 꽃 잎을 떼어주었다.
" 고마워요……. "
설희의 말에 동작을 멈추고 설희를 내려다보는 한결.
" 뭐가요? "
" 전부요. 전부 다……. "
한결은 내려 놓았던 한 손을 주먹을 꽉 쥐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이대로 안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럴 수가 없었다.
" 친구 해줄게요. "
" 네? "
" 아무도 없이 우리 둘만 있을 땐 친구 해줄게요. "
" 친구요? "
" 아무도 모르는 비밀 친구. "
" ……. "
" OK ? "
한결이 뚫어져라 설희를 내려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한결이라면 하루종일 이러고 대답을 기다릴 위인이었다.
" 좋아요. 친구. "
설희의 답이 떨어지기가 무섭에 한결은 설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한 번 보고 한결을 보았다.
" 기념으로 손 잡고 걸어요. 우리. "
" 손이요? "
그대로 한결이 머뭇거리고 있는 설희의 손을 잡아버렸다. 그리곤 앞으로 몸을 돌려 꽃길을 걸어갔다. 처음에는 한결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려 했지만 조금 더 걷자 그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한결을 따라 걷던 설희가 고개를 들어 조심히
한결을 올려다 보았다.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너무 예뻐서 손으로 입가를 만져주고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이 잡은 손에 열이 전해지면서 땀이 차올랐지만 누구 한 사람 그 손을 떼려는 이는 없었다. 벗 꽃을 보다 서로를
한 번 보고 미소를 짓다 다시금 꽃 눈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참을 그길을 따라 걷고 걸었다. 단화를 신기는 했지만 세거라서 그런지 뒤꿈치가 아파왔다. 설희가 계속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멈추고를 반복하자 이상함을 눈치챈 한결이 설희의 발을 내려다보았다.
" 어, 어딜 보세요? "
" 다리 훔쳐봤을까봐요? "
한결이 웃으며 말하자 설희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바보같은 주인 만나서 네가 고생이다. "
" 네? "
설희의 물음에 답없이 한결이 갑자기 운동화를 벗었다. 한결의 맨 발이 바닥에 닿았다.
" 지금 뭐하세요? 도련님. "
그리곤 설희의 앞에 무릎을 꿇더니 설희의 신발을 벗기려 들었다.
"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
설희가 한결의 어깨를 밀치며 괜찮다고 했지만 한결은 한사코 고집을 부리며 결국 설희의 단화를 벗겨냈다.
그리고 그 발에 자신의 큰 운동화를 신겨주었다.
" 도련님. "
" 걸을 때 불편하긴 해도 아프진 않을거에요. "
" 맨발로 걷다 다치면 어쩌려구요. "
한결이 허리를 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설희의 단화를 든 채로,
" 다치면 형수가 치료해줘요. "
" 정말 괜찮다니까. 참……. "
설희가 난처해하며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에 비해 큰 운동화를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려했다.
" 그럼 잠깐만 빌려 신을게요. "
" 네! "
" 발이 그렇게 크진 않으시네요? "
" 형수님 발이 큰 거에요. "
한결이 약을 올리는 미소를 지으며 앞서 갔다. 따라가려고 뛰려고 했지만 큰 신발이 계속 벗겨지려해서 뛸 수가 없었다.
" 나 놀리려고 꽃 구경 오자고 한 거죠! "
" 딩동댕. "
" 앞으로 밥에도 설탕 넣을거에요! "
설희의 화가 한결의 눈엔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것 같았다. 무슨 행동을 해도 무슨 말을 하고 있어도 그 말들이
모두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처럼 들렸다. 아니 그렇게 듣고 싶었다.
두 사람은 먹 물이 화선지에 소리없이 번지듯 금기의 선을 넘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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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노을이지고 어둠이 짙어져 있었다. 차에서 내린 한결과 설희는 다정히 아파트 단지를 향해 걸어갔다. 한결은
설희에게 장난을 치고 있을 때, 저쪽에서 밝은 빛이 보였다. 두 사람이 걸음을 멈추고 자연스레 빛이 보이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차의 시동이 꺼지고, 곧 주원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 주원씨. "
설희의 입에서 나온 그의 이름이었다. 주원이 터벅터벅 걸어와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 들어가지. "
말을 남긴 그는 앞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세 사람은 어떠한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 설희는 괜히 뜨끔해서
식은땀까지 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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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으로 들어온 주원은 정장 마이를 벗고, 넥타이를 벗어 옷장 안에 잘 걸어 두었다. 뒤따라 들어온 설희는 핸드백을
내려놓고, 주원의 뒤에 서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던 설희는 고요함을 깨며 말을 꺼냈다.
" 목욕물 받아 놓을게요. "
" 됐어. 내가하지. "
차갑고 건조한 말을 내뱉은 주원은 와이셔츠를 벗어서 세탁 바구니에 넣곤 소리없이 사라졌다. 주원이 방에서 나가자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는 설희는 바구니에 담긴 그의 하얀 셔츠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세탁실로 가려다 코 끝을 찌르는
짙은 향수에 멈칫했다. 그리고 조심히 와이셔츠에 코를 가져다댔다.
" ……. "
여자 향수였다. 설희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안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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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 들어와 바로 침대 위에 드러누운 한결은 조금 전 주원을 따라 안 방으로 들어가던 설희를 떠올렸다. 그 모습이
어쩐지 한결을 잠에 들지 못하게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핸드폰으로 찍은 설희의 사진이 생각이 났다.
어느새 한결의 두 눈에 꽃 잎이 지는 곳에 서서 예쁘게 웃고있는 설희의 모습이 보였다.
" 그 때, 끌고 나올 걸……. "
이 말은 설희를 처음 본 날을 회상하며 하는 말이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장소는 결혼식장이었다. 그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설희를 보고 형의 여자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혼자 두었던 것이 후회가 되었다. 노래가 끝이 날 때까지 설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니 뗄 수 없었다.
" 하아……. "
한결은 한쪽 팔로 이마를 집으며 눈을 감았다. 시간은 돌릴 수가 없기에 시간이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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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치고 나온 설희는 물기에 젖은 머리를 털며 화장대 앞에 앉았다.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빗으로 머리를 빗다가
문득 오늘 한결과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손에 로션을 바르다 문득 동작을 멈춘 채로 한결의 손을 잡았던 손을 보았다. 그 큰 손이 설희의 손을 따듯하게 감싸주었던 그 느낌이 떠올랐다.
" 아후, 내가 왜 이래…정말. "
설희가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했다. 베게에 누우려고 할 때 안방 문이 열리며 주원이 들어섰다.
" 참, 주원씨. "
자신을 부르는 설희의 소리에 차갑게 돌아보는 주원. 그를 보니 하려던 말이 그대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 …어머님께서 병원에 한 번 다녀오래요. 우리 두 사람. "
" 병원? "
" 네. 일 년째 아이가 안 생긴다고 병원 예약 해놓으셨다고……. "
그 소리에 주원이 피식- 하고 기분나쁜 미소를 흘렸다. 설희는 그 미소의 의미를 알기도 전에 기분이 나빠졌다.
어쩐지 이제야 그에게 이런 말을 꺼낸 것에 깊은 후회를 하고있었다.
" 당신 지금 몰라서 하는 소리야? "
" 네? "
" 알면서 일부러 하는 소리인 건가? "
주원은 그대로 설희에게 돌진하더니 그대로 설희는 침대 위에 눕혀버렸다. 그리고 그 위로 주원이 올라왔다. 너무
놀란 설희는 하마터면 숨을 쉬는 것 조차 까먹을 뻔 했다.
" 아이가 안 생기는 건 내가 당신이랑 섹스를 안해서인거 몰라서 하는 소리야? "
" …전 어머님께서…병원에……. "
" 순진한 척 하는건가? 아님 이 계기로 나한테 안겨보려는 건가? "
설희는 치욕스러움에 자신의 존재가 너무도 하찮게 여겨졌다. 어쩌면 말 한마디로 사람의 존재를 이토록 바닥까지
내려 놓을 수 있는지.
" 비켜요! "
설희가 있는 힘을 다해 주원을 밀쳐내려 했다. 그러자 간단히 설희의 두 손을 제압하는 주원.
" 미안하지만 난 아직 당신을 안고 싶은 생각따윈 없어. "
" 소리지르기 전에 비켜요. "
설희가 고개를 틀어 주원의 얼굴을 외면했다.
" 여전히 재미없고, 흥분이 생기질 않는 여자야. 당신은. "
말을 마친 주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다렸다는 듯 흐르는 눈물을 빠르게 닦으며 방을
나왔다. 설희가 방을 나서자 주원은 표정을 굳히며 힘없이 침대 위에 주저 앉았다. 그리곤 아무도 듣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며 설희가 나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이미 설희에게 있어서 주원은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이었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김 주원, 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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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진 거실로 나온 설희는 한결이 들을까 소리없이 쇼파로 걸어가 바닥에 앉았다. 두 팔을 쇼파에 얹고 그 위에
고개를 묻었다. 할 수만 있다면 소리를 내어 꺼이꺼이 울고 싶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도 못했다. 한결이 듣고
이유를 물을까 걱정되었고, 김 주원 그가 듣고 자신을 더 비웃을까 걱정이 되었다.
어째서 남편이라 칭해야 하는 이와 대화만 하면 자신은 이토록 상처를 받게 되는 걸까. 어째서 그의 동생과 있을 때
더 행복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 모든게 설희에겐 감당하기 힘든 짐이었다.
음악 작업을 하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나온 한결은 어둠으로 둘러싸인 거실 바닥에 앉아있는 설희를 발견했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 숨을 죽인 채 눈물을 삼켜가며 우는 설희를 보자 마음이 아파왔다. 다가가서 소리내어 울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그건 설희가 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숨을 죽이고 바라보기만 했다.
손을 뻗어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설희의 어깨를 감싸주고 싶었다. 허락만 해준다면…….
" 울지 말아요. "
설희에게 등을 돌리고 벽에 등을 기댄 한결이 나즈막히 내뱉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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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김 회장은 한결과 주원을 회장실로 불러들였다. 연한 보라색의 정작으로 차려입은 한결은 그만의 개성
때문인지 잘 어울려 보였다. 주원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정장차림으로 한결과 한 눈에 보아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며칠있으면 회사 창립 기념일이니 한결이 넌, 형을 도와 이번에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얼굴이나 비춰 놓거라. "
" 김 회장님. 현수막하나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걸어 두세요. "
"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냐! 네 형의 반 만이라도 따라가 봐라! "
" 그래도 이 회사 물려받은 사람이 있는게 어딥니까? "
한결이 계속 김 회장의 약을 올리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주원이 거들었다.
" 창립 기념일에는 꼭 참석할 겁니다. "
" 흠, 너도 이제 결혼을 해야 할 나이가 아니냐. 네 어머니가 두여겨 보아둔 딸들이 몇 있다니
회사에 들어와서 일만 하면 장가 보내주마. "
" 그런 거라면 전 절대 회사에 안 들어옵니다. "
" 뭐야?! "
" 전 형처럼 결혼하긴 싫습니다. "
" 너잇! "
" 김 회장님 혈압 올라가겠네.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
" 애비 말 아직 안 끝났다. "
한결은 김 회장에게 손을 흔들며 그대로 회장실을 나갔다. 주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한결이랑 얘기를 해보겠다며
급히 회장실을 나와 한결의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한결에게 다가간 주원이 말을 걸었다.
" 아버지 말 들어. 자리 마련해 둘 테니까 들어와. "
" 싫어. "
" 김 한결. "
" 형. "
" 말해. "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한결이 1층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 그만 좀 울려. 형수. "
" 신경 쓰이냐. "
" 작업이 안되서 그래. "
" 네가 달래주든지. "
무심코 뱉은 주원에 말에 한결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자신은 가지고 싶어도 아껴주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 여자인데, 주원에겐 걸리적 거리는 물건처럼 다뤄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한결은 주원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주원에 앞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쳐다보았다. 몇 초후, 문이 닫혔다.
안에 있던 주원은 한결에게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평생을 남에 일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만 알던
동생이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형의 형수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 같았다. 주원은 층수를 누르며 피식-
웃으며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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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로 기운이 빠져있던 설희는 점심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들이
한 쪽 베게로 곱게 펼쳐져 있었다. 주원이 눕는 곳의 반대로 몸을 돌리고 누워있던 설희가 한숨을 내쉬며 감았던 눈을
떴다.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었다.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설희가 화장대 거울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생기없이 힘없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해보였다.
" 후……. "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베란다의 창문을 활짝 열고, 하룻 밤 사이에 집에 내려앉은 먼지들은
청소기를 돌리고, 쌓인 빨래들은 세탁기에 넣기도 하고, 어제 널어 두었던 빨래를 개서 각자의 옷장에 넣어 두기도
하고, 그리고 걸래를 빨아와 방 곳곳을 다니며 닦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알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결의 방문을 노크했다. 똑-똑-
안으로 들어가자 아무렇게나 놓아둔 옷들과 작곡,작사를 하다 망친 것들이 구겨진 채로 방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하나씩 주우며 정리를 시작했다. 방 안에는 한결만의 특유의 향기가 가득했다. 따듯한 향기랄까.
청소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 도련님이세요? "
말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자 방 문턱 앞에 한결이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서 있었다. 그러더니 안으로 들어와 설희의
손을 잡고 거실로 나갔다.
" 아침 드셨어요? "
" 네. "
" 점심은요? "
" …먹었어요. "
"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죠? "
" 네, 네? 아뇨. "
" 계속 거짓말 할래요? "
" 정말 먹었어요. "
한결은 한숨을 쉬며 자신이 사온 것을 하나씩 풀러서 거실에 있는 상에 놓았다.
" 이게 다 뭐에요? "
온통 먹을 것들 이었다. 초밥에서부터 떡볶이까지 없는게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먹거리가 쏟아졌다.
" 뭘 좋아하실지 모르겠어서 다 사왔어요. "
설희가 말없이 한결을 쳐다보았다. 한결은 나무 젓가락을 설희의 손에 쥐어 주었다.
" 자, 드세요. "
" 이거 다 못 먹어요. "
" 먹을 수 있을 만큼 먹어요. 그럼. "
" …잘 먹을게요. "
잘 먹겠다는 설희의 말 끝이 어쩐지 흐려졌다. 젓가락으로 초밥을 집는데 힘없이 상으로 떨어져버렸다. 한결이 고갤
돌려 설희를 보자 눈가에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이 매달려있었다.
" 자, 아- 하세요. "
한결은 손으로 초밥을 집어서 그대로 설희의 입 속에 넣어주었다.
" 물 가져다 줄게요. "
한결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가지러 가자 설희는 빠르게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 자, 물이랑 같이 드세요. "
" 드세요. 도련님도. "
두 사람은 한 동안 말 없이 눈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집어서 입에 넣었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건지 그대로 담고만
있다 삼키는 건지 모르게-.
" 왜 자꾸 울어요. 음식 앞에 두고. "
" 너무…맛있어서요. "
" 이 놈의 집 구석에 들어와서 우리 형수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네. "
설희가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한결을 쳐다 보았다. 한결은 그런 설희를 향해 활짝 웃으며-
" 맛있어서 울고, 비가 와서 울고, 꽃 눈이 내려도 울고 오똑해요 우리 형수? "
" 놀리지 말아요. "
" 그럼 그만 좀 울어요. 내가 안 놀리게. "
결국, 한결은 설희에게 이 말이 하고 싶었다. 김 주원, 자신의 형 때문에 이제 그만 좀 울라고-
" 알겠어요. 안 울게요. "
" 말도 잘 듣네. 우리 형수. "
" 장난 그만 치고 얼른 이거나 먹어요. 남기면 아까우니까. "
" 넵. "
그제야 설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한결은 언제든 어떠한 상황에서도 설희를 웃게 만들수 있는 사람이었다.
한결도 그 미소를 보고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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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 어제 올렸어야했는데 퇴근을 하고 집에서 쉬느라고ㅠ_ㅠ
그래서 오늘은 분량을 조금 길게 했는데 -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다른 큰 일은 없었고, 소소한 얘기들을 넣어봤어요.
다음편에선 좀 다른 일을 넣도록 할거에요~ 암튼 재밌게 읽어주세용
지난번 편에 댓글을 담아주신 분들+ _ +//
보내주기 / 다봄 / 잘한다별별 / 내이름은 지영이 / 뽀빗 / 찮은뇽 / 긔염냥2 / 술 ㅋㅋㅋ / 봄봄이얌ㅋ / 부끄22 / fishswim / 바로 나야 / 홍조증 / 가다나라 / 유애비화 / 유지아yoo / 복숭아씨 / laㅋㅋㅋㅋ / KKamlish / Hurricane /
루프르텔감 / 유리마 / 은효♡ / ★한나*^^*★ / 랄나라라나 / 이러넷 / 시끄러운음악소리^^ / 귀여운넌 / 소설..♥ / H.Girl / 인소닷.. / 달콤한악보 / 권지용아잉 / 사과안경☆ / 물맑은망초 / 웃음뒤엔눈물 / 2009★ / esther kang / 봉숭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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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 이 / 님♡
정말 언제나 언제나 제가 소설을 연재하는데 있어서 큰 힘을 주시는 분들입니다.ㅠㅠ
댓글 하나하나 소중히 읽고 답글 달아드리겠습니다. 꼭 이번편에서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ㅁ^
업뎃쪽지 = 형수
형수.
재밌어요!!...그런데 제가 시험을 죽쒀서 당분간 들어오지 못해요ㅠㅠ
그렇기 때문에, 업쪽댓글을 못달아도 단 걸로 쳐주시고 다음편이라던지 다다음편 나오면 업쪽주세요!
안냥하세용 ㅇ_ㅇ이런 그래두 끝까지 제소설 읽어주시려는 맴..ㅠㅠ무한 감동 감사드랴용 꼭꼭 드릴게용^^ 걱정마시구 시험 죽쓰지 마시구 밥만드세요(저질개그) ^^+꺄옥 만점기운팍팍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안냥하세용 오..저도 사실 같은 생각이 들어요.때론.~ 네넵 이젠 설희의 저력이 나올때 ? ㅇ_ㅇ
형수 / 주원이 정말 너무하네요!! 그러다 나중에 후회하려구...ㅋㅋ
안냥하세용 그쵸?너무하죠?후, 저도쓰면서도 주원이의 뒷감당이 걱정이랍니다.ㅠㅠ
형수/ 재밌게 잘보고갑니당!!!!!!!!!!^.^
안냥하세용 네네넵 재밋게 봐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당.^^*
형수 / 아.... 진심.... 어떡해요ㅠㅠ 한결이 넘 멋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천꾹ㅜㅜㅜㅜㅜㅜㅜㅜ
안녕하세용 한결군이 좀 멋지죠?캬캬캬 ㅋㅋ 추천요?ㅠㅠ오메. 이렇게 고마울수가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제 소설에 많은 관심 기울여주세용 ㅎㅎ
형수
주원이 보다는 한결이가 더 끌리네요ㅋㅋㅋㅋㅋ 재밋게 잘보고가요~! 다음편에도 기대할께요!!!!!!!!!!
안냥하세용 전 두 남주모두 애정할게요~ 넵 담편에서두 만나요~
형수 재밌습니닷~
안냥하세용 넵 고맙습니닷~
형수 재미있어요 재미있어효ㅠㅠ 잘보고 갑니다
안녕하게용 곱하기 이! 고맙습니당.^^ 담편에두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쓸게용
형수/재미있어요 ㅋㅋㅋ 다음편도기대할께요~
안냥하세용 넵.담편두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그때배용ㅎㅎ
형수
안냥하세용 담편에 배용~
형수 역시기대를져버리지않네요ㅎㅎ또 기대할께요
안냥하세요. 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니 다행이네요.ㅠㅠ 담편에 만나요!
형수형수형수 한결이 가상도 올려주심 안되여?><
안냥하세용 한결이욤? 네네넵 가상방에두 있구요, 담편엔 한결이걸루 올려볼게용^^
형수 / 아아아아!! 한결이가 남편이었어야하는데!! 주원이가 설희한테 아예마음이 없는건가요??ㅠㅠㅠㅠㅠ
안냥하세용 하하하..뒤바뀐듯 싶죠?ㅋㅋ 음..조금만 더 읽어보심이 좋으실것 같아요~
형수 아 언제 연재가 될련지 ㅠㅠ 너무재미있어요 흑흑 나쁜주원이 요노무 시키 ㅠㅠ 잘보고가용
안냥하세용 빠른시일내에 다음편 올리도록 할게용~ 넵. 담편에두 이쁘게 바주세요^0^&*
형수 소소한얘기들이라지만정말재밌어요!주원이나중에꼭후회하겠죠?!한결이랑설희랑잘됬으면좋겠어요...
안냥하세용 후~재밌으셨다니 다행다행!주원인 후회할 인물인것이죠.ㅎㅎ 앞으로 어찌될지 지켜봐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안냥하세요. 좋아하시니 저두 좋네요~ 꺄악. 담편에두 만나욤 ㅎㅎ
형수 / 한결이는 서브남주겠죠?ㅠㅠㅠ 주원이가 주인공이라면 결국 나중에 설희를 좋아하겠지만 ㅠㅠㅠㅠ 전 한결이가 주인공이었음 좋겠어요 ㅠㅠㅠㅠㅠㅠ
안냥하세용 모두 걱정하시는것이 혹 설희가 주원이에게 갈까바?! 음...계속꼐속 저랑 함꼐하시면 알려드릴게요ㅎㅎ 결말 ㅎㅎㅎㅎ
오~넘 잼나요,ㅎㅎ 담편무지하게 기대요,ㅎ
안냥하세용 담편두 재미지게 써볼게용 담편ㅇㅔ 배용
형수,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안냥하세용 네넴 담편두 기대해주세용^^
형수 아 진짜 한결이 왜이리 멋있죠?웃음이 떠나질않아요 벚꽃보러 가고싶습니다!! 진짜 한결이랑 설희랑 되면 좋겠어요ㅠ세희너무불쌍해요ㅠ눈물이 마를날이 없는데ㅠㅠㅠ주원이는왜 그걸 알면서!주원이는 이제 나중에 설희한테 마음을 열겠지만 그래도 전한결이를 지지할꺼예요!진짜 완전 다음편을 기대합니다!!추천누루가욤!
근데 그 결혼식장에서 생각하는게 한결이니까 한결이는 한쪽팔을 이마에 올린게 아닌가요??오타같아서요~~
안냥하세용 음. 저두 한결이와 설희를 묘사할 때면 웃음이 떠나질 않아요. 야홋.ㅎㅎ제가 주원이를 너무 밉게만드나봐요ㅠ0ㅠ 걱정은되지만 제 생각대로 표현되니..후후훗...의도대로 가고있네요..쏘리,주원..ㅎㅎ 추천요?ㅠㅠ감사감사합니당. 아....오타지적 제일제일 좋아요~ 감솨합니당.^^ 담편에두 밸수 있겠죵? 담편에 만나용
형수 진심너무너무좋아염 ㅜ.ㅜ 주원이가 나쁜남자군요 !!77ㅑ 나쁜남자 완전좋아하뉸데
안냥하세용 오오옷. 나쁜남자가 끌리는 이유는 뭘까요. 날 거부해서? 하악- 19....
형수. 전 왠지 모르게 한결이보다 주원이가 더 멋있네요ㅋㅋㅋㅋㅋㅋ역시 저는 차도남스탈인가봐요ㅋㅋㅋ추천합니당ㅎㅎ
안냥하세용 오.. 3편을 올리고 오니 댓글달렸네용ㅎㅎ 드디어 주원을 원하는분이 ㅠ0ㅠ꺄옥 고맙습니당.
형수/ 님의 소설은 처음은데 진짜 재미나네요 ^^
형수~!
너무 재미있어요~!
담편도 기달려요~!
한결이 진짜 멋있네요^^
담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