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압란(泰山壓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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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 태/뫼 산/누를 압/알 란]
[뜻]
태산이 알을 누른다는 뜻으로, 큰 세력으로 보잘것 없는 세력을 누르는 일,
또는 아주 손쉬운 일을 비유하는 말이다. 땅집고 헤엄치기, 누워서 떡먹기.
[내용]
전국을 통일한 진(晉)무제 사마염은 천하를 보전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자식, 형제, 조카들에게 왕으로 분봉해 주었다. 그러나 무제의 생각과는 달리
군권을 장악한 각지 번왕들의 야심과 권력 쟁탈전은 날이 갈수록 커져 큰
변란을 초래하게 된다. 이것이 팔왕의 난(八王之亂)이다.
이때 손혜(孫惠)는 제왕(齊王) 사마경의 모사로 공을 세웠으나, 제왕이 차츰
교만하고 전횡하는데 실망, 병을 핑계로 떠났다. 그 후 손혜는 동해왕(東海王)
사마월이 하비지방에서 군사를 일으키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하물며 순리를 따라 역리를 토벌하고, 정의로움으로 사악함을 정벌하는 것
이니,(중략) 태산으로 달걀을 누르게 하며, 불타는 들판에 바람이 몰아치는
것과 같아서 맞설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하면서 동해왕의 거병에 동조하여
마침내 기실참군(記室參軍)으로 기용되었다.
두유도(杜有道)의 처 엄(嚴)씨는 자가 헌(憲)이고 경조(京兆) 사람으로
정숙하고 견식과 도량을 겸비했다. 13세에 두씨에게 시집가 18세에 과부가
되었다. 아들 식(植)과 딸 위(韡)도 어려서 아버지를 잃게 된 것이다.
헌(憲)은 개가하지 않고 두 자녀를 기르며 예절과 법도로 가르쳤다.
식(植)은 당시에 이름을 날렸고, 위(韡) 역시 정숙하고 덕이 있었는데,
부현(傅玄)이 후실로 들이고자 했다. 헌(憲)은 이를 허락했다.
당시 부현은 하안(何晏), 등양(鄧揚) 등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하안 등은
매번 그를 해하려 했으므로, 사람들은 그와 혼인하려고 하지 않았다.
헌(憲)이 부현과 혼인을 허락하자 안팎으로 우려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하안과 등양이 권력을 쥐게 되면 반드시 부현을 해할
것이오. 이 또한 산을 밀어 계란을 누르고 뜨거운 물을 눈에 붓는 격인데,
어찌하여 그와 혼인을 하려는 것이오?”
헌(憲)이 말했다. “그대는 하나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고 있소. 하안 등은
교만하므로 스스로 패하고 말 것이오. 사마태부가 지금 암암리에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소. 나는 계란이 깨지고 눈이 녹으면 행적이 저절로 드러나게
될까 두렵소.”
그러고는 부현과 혼인시켰다. 하안 등은 얼마 후에 선제(宣帝)에게 주살되었다.
식은 남안태수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진서(晉書) 열녀전(列女傳)에 나온다. 원문에 나오는
獸睡(수수)는 암암리에 계획을 세우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첫댓글 쉬운 사자성어인데 저는 처음 접합니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