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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나무[학명: Prunus persica (L.) BATSCH]는 장미과의 낙엽 소교목이다. 이명은 복사나무, 도수(桃樹), 도핵인(桃核仁), 탈핵인(脫核仁) 등이 있다. 영명은 peach tree이다. 복숭아라는 맛있는 과일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뿐만 아니라 차츰 신선이 먹는 선과(仙果)로 품격이 올라갔다. 복사나무에 대한 수많은 전설이 만들어지고 민속이 얽혀 들었으며, 병마를 쫓아내는 선약(仙藥)의 나무가 되기도 했다. 복사나무는 복숭아라는 과일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봄날을 화사하고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복사꽃을 선사한다. 연분홍의 아름다운 꽃이 핀 복사 밭은 도연명이 지은《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도 그렸듯이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대신했다. 식용, 관상, 약재, 화목용으로 이용한다. 꽃말은 사랑의 노예, 좋은 상품이다.
복숭아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과수로서 고대 중국에서는 선과(仙果) 또는 악기(惡氣)를 쫓는 주술적인 나무로 신성시하여 상서목(祥瑞木), 또는 영목(靈木)으로서 그들의 신상에 깊이 뿌리내려 많은 전설과 설화, 민속이 얽혀 있는 나무이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복숭아 과실이나 나무는 귀신을 물리쳐 쫓는 신목(神木)으로 믿어 오고 있다.
복숭아나무에 관한 가장 오랜 설화는 중국의 대도목담(大桃木譚)이다. 동해속에 도삭산(度朔山)이 있었는데 그 곳에 큰 복숭아나무가 있어 삼천리나 되는 넓은 지역을 덮고 있고 늘어진 가지의 동북방(東北方)을 귀문(鬼門)이라 했다. 이 귀문으로 백귀(百鬼)가 드나드는데 문 위에는 신다(神茶)와 울루(鬱壘) 두 신인(神人)이 있어 하늘의 명을 받아 이 문을 지키며 귀신들을 사열하는데 사람을 해치는 귀신이 있으면 갈대 노끈으로 묶어 복숭아활(도호(桃弧))로 쏘아 호랑이로 하여금 잡아먹게 했다. 천제(天帝)는 이것으로 인간을 위하여 법을 세워 그믐(歲末)에 액을 다 물리친 후에 복숭아나무를 문앞에 세워 막고 문에 신다와 울루의 두 신과 호랑이의 그림을 붙이고 갈대 노끈을 걸어 귀신의 출입을 억제했다고 한다.
이 설화에서 복숭아활과 갈대 노끈은 재난과 귀신을 피하는 제화초복(除禍招福)의 민속으로 도입되어 복숭아나무에는 귀신이 꼼짝 못할 것이라는 신앙 같은 민속의 기원이 된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복숭아부적(桃符)을 사용하며 입춘날에는 신상(神像 : 신다, 울루)과 용호상(龍虎像)을 대문에 붙이는 민속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신성한 것을 표시할 때(텃제사나 애기를 출산할 때 금줄) 새끼줄을 거는 것은 이 갈대 노끈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절이나 문묘에서 발행하는 부적(護符, 呪符)에 날인하는 도장의 재료는 반드시 복숭아나무에다 조각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복숭아나무에 새긴 주부(呪符)는 만병을 고치며 악귀를 물리치는 비상한 효험이 있다고 믿고 있다. 또 열병으로 고생하는 병자의 침실을 복숭아나무 가지로 두드리면 열병의 악기(병마)가 도망해 병이 낫는다고 믿는 민속도 있다. 대개의 병은 복숭아나무 가지로 병자의 머리나 얼굴을 쓰다듬으면 낫는다고 믿었으며 전염병이 돌 때는 남녀 모두가 복숭아나무로 만든 화살(矢) 모양의 부적을 가지고 다니거나 방안에 걸어 두면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는 민속도 있었다.
또 복숭아나무로 만든 부적을 방문 위에 걸어 두면 악귀(惡鬼)가 접근하지 못한다고 믿었다. 복숭아나무로 만든 말뚝을 뜰에 박아 두면 악귀나 병마가 접근하지 못한다고 믿어 재화(災禍)가 있을 때에는 복숭아나무를 못처럼 깎아 박아 두는 풍속도 있다. 이 못을 도목궐자(桃木橛子)라 부른다. 도목궐자는 행운을 붙잡아 두는 방법으로도 쓰이는데 집을 지을 때 집터나 묘지(풍수가 정한)의 묘터에 복숭아나무 말뚝을 박아 두면 악귀의 범접을 막고 행운을 이동 못하게 잡아 둔다 하여 이용한 민속도 있다.
또 지옥에 붙들려 온 악귀를 취조할 때 염라대왕이 그의 생전의 죄를 불게 하기 위하여 복숭아나무로 만든 회초리로 악귀를 때린다고도 믿고 있다. 복숭아나무나 버드나무는 신이나 부처가 좋아하는 나무라고 믿고 있어 신(神)을 맞이할 때 사용하는 기구는 모두 버드나무나 복숭아나무로 만든다는 것이다.
자유중국이나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사람이 피살되었을 때 범인이 분명하지 않으면 송장의 손에 복숭아나무 가지와 버들잎을 쥐어서 입관하는 풍습이 있는데 그것은 횡사한 사람이 원한 때문에 미명귀(未命鬼)가 되어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명귀는 개(犬)가 짖는 것을 두려워하므로 복숭아나무 가지는 개를 막으며 버들잎은 칼을 상징한 것이니 적을 찌르기 위해서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복숭아나무가 요마사기(妖魔邪氣)를 쫓는 마력이 있는 나무라고 믿는 민속이 신앙처럼 전해져 왔는데 도열(桃茢)이라 하여 갈대와 복숭아나무로 만든 빗자루를 가지고 무당은 상서롭지 못한 것을 쫓는 도구로 삼았다. 그 예로 장례식에 임할 때 도열을 사용했는데(左傳에 기록) 이 때는 임금이 신하의 장례식에 임할 때에 한한다고 예기(禮記)에 적혀 있다. 또 제후(諸候)의 회맹(會盟) 때 소를 잡는 데 이 때에는 정화(淨化)를 위해서 도열(桃茢)을 사용한다고 주례(周禮)에 나와 있고 제후에게 음식을 권할 때 마늘도 주었다고 하며 대부(大夫 : 벼슬 이름)에는 복숭아와 마늘을 쓰고 사(士)에는 복숭아만을 했다고 한다.
또 저장해 두었던 얼음을 빙고(氷庫)에서 꺼낼 때는 도열(桃茢)이 아닌 도호극시(桃弧棘矢 : 복숭아활에 가시나무살)였다는 것이다. 주(周)나라 때 이미 복숭아나무는 재앙을 물리치는 데 쓰는 민속이 있었으며 특히 높은 계급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한나라 때도 이와 같은 민속이 있었다.
복숭아나무와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고 믿어왔다. 따라서 집안에 복숭아나무를 심는 것을 금기하였으며, 제상에도 복숭아를 올리지 않았다. 이것은 조상신이 찾아와도 복숭아가 지닌 축귀의 힘 때문에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제사 올린 것도 응감(應感)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복숭아가지 중 동쪽으로 뻗은 가지(東桃枝)는 더욱 힘이 강한 것으로 믿었으며, 귀신 뿐 아니라 부정한 것의 접근 또는 음식의 맛이 나빠지는 것도 막아 준다고 믿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의 소국주방문에도 술을 담근 뒤 동도지로 저어 술맛이 나빠지는 것을 막고 있다.
한편, 복숭아는<서왕모와 천도복숭아>라는 설화에 기인하여 장수를 의미하는 기복적 민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으며 남자아이를 상징하기도 한다.
옛날 중국의 한무제(漢武帝)는 복숭아를 좋아해서 뒤뜰에 많은 복숭아나무를 심어 놓고 봄에는 꽃을 즐기고 여름에는 그 열매를 즐겼는데, 어느 해 때가 되어도 복숭아가 열리지 않아 동방삭에게 그 이유를 물은 즉, “그것은 장차 서왕모가 천도를 가지고 올 징조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 후 과연 서왕모는 잘 익은 복숭아 30개를 가져왔는데 동방삭이 몰래 3개를 훔쳐 먹어 천 년을 더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朝鮮) 세종(世宗) 때에 왕이 친히 운(韻)을 내려서 시와 글을 짓는 모화루(慕華樓) 응제(應製)가 있었다. 황희(黃喜), 맹사성(孟思誠) 등 수많은 신료들 가운데 세종대왕의 스승 이자 봉산 이씨(鳳山李氏)의 시조(始祖)인 이수(李隨) 선생께서 장원(壯元)을 한「삼색도화시(三色桃花詩)」한 편을 감상하여 보자. “李白桃紅品自殊-하얀 오얏꽃, 붉은 복숭아꽃은 스스로 다를 수밖에/ 一支三色問何由-한 가지에서 복숭아꽃이 세 가지 빛깔을 내는 건 무슨 연유인가?/只緣先後分沈淺-다만, 먼저 피고 뒤에 피면서 깊낮이가 나뉜 것이지/ 非是天公別點頭-별다르게 조물주의 섭리는 아니로다.”
전국의 각지에 산도가 낮은 토양에 잘 자란다, 높이 3m 정도로 나무줄기나 가지에 수지(樹脂)가 들어 있어, 상처가 나면 분비된다. 잎은 어긋나고 바소꼴 또는 거꾸로 선 바소꼴로 넓다. 길이 8∼15cm이며 톱니가 있고, 잎자루에는 꿀샘이 있다.
꽃은 4∼5월에 잎보다 먼저 흰색 또는 옅은 홍색으로 피며, 꽃잎은 5장이다. 열매는 핵과(核果)로 7∼8월에 익는다. 개량 품종은 과수원에서 재배한다. 백색 꽃이 피는 것을 백도(for. alba), 백색 꽃이 피고 만첩인 것을 만첩백도(for. alboplena), 붉은색 꽃이 피는 것을 만첩홍도(for. rubroplena), 붉은빛이 돌지만 백색 비슷한 꽃이 피는 것을 바래복숭(for. albescens), 감처럼 편평한 것을 감복숭(for. compressa), 열매에 털이 없는 것을 승도(var. nectarina), 핵이 잘 떨어지고 밑부분이 들어가며 끝이 뾰족하고 둥근 것을 용인복사(for. aganopersica)이라고 한다.
생약명(生藥銘)은 도인(桃仁)이다. 씨와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사용한다. 이뇨, 준하제, 수종, 변비증에, 도인은 소염성 정혈약, 월경불순, 하복부만통에 치료제로 쓴다. 잎은 습진, 종기 같은 질환에 쓴다.
《동의보감》에는 복숭아씨, 꽃, 나무에 달린 채 마른 건조 복숭아, 복숭아 털, 복사나무 벌레, 복사나무 속껍질, 잎, 나무진, 열매는 물론이고 도부에 써 붙인 부적 글까지 모두 질병 치료에 쓴다고 했다. 꽃잎이 여러 겹으로 중첩된 만첩백도와 만첩홍도는 꽃을 보기 위해 심는다.
▲ 일월반도도 병풍(日月蟠桃圖 屛風, 보물 제1442호)은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비단에 채색한 가로: 273.8cm, 세로: 332.8cm I 창덕6444 가로: 263.8cm, 세로: 329.4cm 크기로 각 4폭으로 구성된 2점의 대형 궁중 장식화 병풍으로 해와 달, 산, 물, 바위, 복숭아 나무 등을 소재로 하여 십장생도와 같은 의미를 나타낸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복숭아에 대한 길상 관념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다.
이 그림에는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붉은 해와 흰 달, 한 개만 먹어도 천수를 누린다는 천도(天桃)와 청록색의 바위산, 넘실거리는 물굽이, 억센 바위 등이 극채색 극세필로 그려져 있다. 해와 달과 산, 물결이 대칭으로 배치된 점은 그 소재와 상징성에서 어좌 뒤에 세워졌던 일월오봉병(日月五嶽屛)과도 유사하다.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인 복숭아나무는 고사에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삼천 년에 한 번 열매가 열리는 것으로, 동방삭(東方朔)이 이것을 먹고 삼천갑자(三
▲ 도쌍학도병풍(桃雙鶴圖屛風), 1912년, 비단에 채색, 6폭 병풍 세로: 197.5cm, 가로: 378cm | 화면 세로: 178cm, 가로: 358.8cm, 마시즈 슌난(益頭峻南, 1851~1916), 국립고궁박물관 - 넘실거리는 파도와 하늘에 떠오른 해를 배경으로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노닐고 있는 두 마리의 학을 그렸다. 전체적으로 힘차고 활달한 필치와 더불어 장식적인 효과가 돋보인다. 바위와 구름, 물결은 수묵 담채로 묘사한 반면 태양과 학, 복숭아에 농채(濃彩)를 가하였다. 학과 복숭아 나무를 한 화면에 배치한 점을 볼 때 태평성세와 장수를 염원하는 의미로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 복숭아 모양 표주박(銀製桃形瓢子, Peach-Shaped Silver Cups), 조선, 은, 입지름 8.9cm 높이 3.0cm(좌)|입지름 13.3cm 높이 5.0cm(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 복숭아 반쪽 형태의 몸체 한쪽 끝에 줄기와 잎사귀를 만들어 붙였으며 가지 끝에 둥근 고리를 달았다. 보통 양반 집에서는 목칠木漆표주박 잔을, 평민 집에서는 속을 파낸 표주박을 몸에 지니고 다니며 물을 떠서 마시는 데 사용했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우리 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김영사)》,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유산정보,《Daum, 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백자 청화 복숭아 모양 연적(白磁靑華桃形硯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