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4
시차 탓일까? 좋지 않은 몸 때문인가?
2시간마다 잠을 깬다. 씻지 않고 바로 침대에 뻗은 까닭에 나는 지금이 몇 시쯤이나 됐는지도
모르고 여튼 씻으로 간다.
민박집은 내가 생각한것 보단 작아 조금 실망이다. 욕실 부스도 어찌나 쫍은지...씻기 엄청 힘드네.
그래도 씨고 나니 기분은 상쾌. 방 사람들이 모두 자는 터라 여유를 부리며 지친 몸을 달랜다.
어제 18시간의 비행은 실로 끔찍했다. 한국에서 먹고 온 음식이 잘못되서 비행기 안에서 토하고,
공항에 내려선 정말...지친 몸을 이끌고 입국 심사까지 한다고 죽는줄 알았네.
어스름한 불빛에 시각을 보니 새벽 3시쯤이다. 더 자야하는데 안 마른 머리때문에 어쩔것이여.
베게에 수건을 깔고 다시 잠을 청한다. 그렇게 잠을 청하기를 몇 번 시도끝에.
일어나니 6시 30분이다. 그래도 몸이 많이 회복되어 정말 다행이야.
8시 30분 주인 아저씨가 해주시는 맛나는 아침을 먹는다. 밥이 엄청 많길래 설마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웬걸, 미역국에 말아먹고 고기랑 비벼 먹고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이다.
처음 목적지는 워털루 역이다. 워털루 역에서 내려 뒤를 돌아보니 런던 아이가 보인다.
아주 천천히 돌아가는 런던 아이 안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타 있다. 둘리양과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으니 보는 것에만 만족.
런던 아이 뒤로 템즈강변을 따라 걸으니 웅장하면서도 멋진 첨탑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바로 바로 국회의사당과 빅벤. 그 모습에 가슴이 뻥 뚤린다. 꽤 먼 거리에서 보아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그 위용을 봄내고 있다. 건물 색도 노오래 따듯하게 느껴진다. 빅벤에 가까이 갈수록 많은
인파로 붐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댕댕" 시계 소리가 들린다.
아~~ 맞다. 빅벤은 15분 간격으로 종이 울리지. 종 소리 역시 건물의 웅장함과 닮아 깊으면서도
그
윽한 것이...
빅벤 방향으로 전진하여 왼쪽으로 돌아서니 웨스턴미스터 사원이 보인다. 사원 안에 조그만 잔디 공원엔 사람들이 한가로이 쉬면서 여기 저기서 플래쉬를 터뜨린다. 우리고 사원 앞에서 한 컷 찍으며.
그치만 오전에 있을 버킹검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을 봐야하니 발걸음을 서두른다.
버킹검 궁전에 가는 길에 찰스 황태자가 가장 사랑한다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들른다.
왜 황태자가 그 공원을 사랑하는지...알겠더라. 한 아름드리 하는 나무들이 빽백하고 공원 가운데
유유히 흘러가는 호수엔 오리 떼며 페리칸이며 도심 속에 자연이 정말로 이쁘게 어우러져 있는 거다.
우리가 버킹검으로 가기 위해서 지난 곳은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멀리서 내다보아도 공원의
규모도 꽤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버킹검 궁전앞.
여행 책자에 오전 시간이면 버킹검 궁전 앞에 런던을 보러온 관광객이 다 모여있다더니
정말 엄청난 인파가 궁전을 향해 모여들고 있다. 와~~ 궁전 정문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가까이
가서 보는 건 포기하고 둘리양과 나는 적이한 곳을 잡아 섰다.
저 멀리 웅성 웅성 소리와 함께 근위병들이 납신다.
책에서만 보던 털모자를 쓴 근위병들이, 앞에는 말을 타고 멋지게 정복을 차려입은 경찰(?)들의
지휘 아래 위풍당당 절도 있는 걸음으로 궁전을 향해 걸어온다. 근데...다 멋진데
말이 그 순간 똥을 뿌지직 싸는 건...좀... 냄새도 얼마나 지독한지.
쫌 먼데 떨어져 있던 우리한테도 아주 지독한다.
그렇게 몇 분 웅성하더니만 근위병들이 궁전안으로 들어가서 보이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에 밀려.
아쉽다.
교대식 이후 순식간에 사라지는 사람들...
우리도 사라지는 인파틈에 끼여 다음 목적지인 트라팔가 광장으로 향한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본문이던가?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유럽의 문화를 광장의 문화라고
했던가...30여일간의 여행을 다니며 많은 광장을 접했지만 이곳 트라팔가 광장에 유럽에서
처음 우리가 맞이하는 광장이다. 광장 곳곳에 앉은 사람들하며 자유로운 모습들하며
기분이 더욱 좋
다.
광장 앞에는 내셔널 갤러리가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부터였던 것 같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내가 유럽 여행 내내 그림에 빠져 있던 게. 들고 나는 게 자유로운 영국의
박물관, 미술관. 그림을 보다가 쉬러 잠시 나왔다가 또 보러 들어갔다가 그렇게 몇 시간이 금방
흐린다. 친구 둘리양은 조금 답답하셨는지 갤러리 밖 광장에 펼쳐진 놀이 기구를 둘러 본다.
그렇게 오후 시간이 흘러간다.
내친 김에 저녁에 저녁에 볼 뮤지컬을 예약하러 레지스터 퀘어도 한바퀴 하신다.
복잡 복잡, 보글 보글, 사람들 모습 구경이 더욱 재미난다.
이렇게 첫 날이 흘러 간다.
첫댓글 신이 만든 동물중 가장 멋진 몸을 가졌다는 말 이 아무데서나 체면 안차리고 갈겨대는 모습은 진짜 품위가 없지요..ㅋㅋ . 여행기 잘 봤읍니다.^
제가 조금 적날했네요...ㅎㅎ
런던 하늘이 저렇게 맑을 때가 있네요^^ 들렀던 곳을 순서대로 적어주셔서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드네요~ 여행기 왠지~기대돼요^ㅡ^
고맙습니다. 약간 소심하게 망설였었는데...제 여행기를 칭찬해주시니..힘이 불끈
여행할 경로를 쭈욱 예습하는 기분이 드네요 사진도 선명하니 잘나오고~~ 앞으로 잘 읽을께요
고맙습니다. 힘입어 열심히 쓰겠어요.~~ㅎㅎ
그렇게 많지않은 순서정리^^ 많은 도움 주시네요~~^^ 요즘 친구들은 한국에 빅뱅이라는 구룹이 있어 빅벤을 빅뱅이라고 부른다는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