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상환 단 800달러에 그친 캐나다 금융의 폭리
4500달러 빌려 수천 달러 갚았지만 잔액은 3697달러
5년 동안 단 한 번도 연체하지 않고 매달 꼬박꼬박 돈을 갚았지만 빚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온타리오주의 한 남성이 고금리 대출 구조에 발목 잡혀 원금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현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테리 오핼러런 씨는 최근 금융업체로부터 원금 4,500달러 중 3,697달러가 여전히 잔액으로 남아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5년간 매달 약 200달러씩 원금의 수배에 달하는 금액을 납부했으나, 매월 내는 돈의 대부분이 고금리 이자로만 빠져나간 결과다. 이번 사건은 돈을 갚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캐나다 소액 사금융의 잔인한 대출 구조를 폭로하며 금융 시스템 쇄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촉발하고 있다.
오핼러런 씨는 5년 전 건강 문제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휠체어를 마련하고 집을 고치는 데 돈이 필요해 4,500달러를 빌렸다. 당시 업체는 복사기가 고장났다며 계약서를 나중에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끝내 서류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확인해 보니 그가 이용한 상품은 일반 대출이 아니라 고금리 신용한도(line of credit) 방식이었다. 대출은 처음 캐시머니(CashMoney)에서 시작됐고 이후 렌드다이렉트(LendDirect)로 넘어갔다. 렌드다이렉트는 다시 어테인 파이낸스에 인수됐다.
납부액 4분의 3이 이자로 빠져나가는 불합리한 구조
오핼러런 씨는 중간에 한 차례 대출을 다시 조정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는 매달 196달러씩 갚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자로 빠져나간다. 실제로 원금에 들어가는 돈은 약 50달러 수준이고, 나머지 147달러 정도는 이자 납부에 쓰이고 있다. 그는 4,500달러를 빌렸는데 계산해보면 결국 갚게 되는 돈은 거의 1만 달러에 가까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빚을 사실상 끝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현재도 의료용품 비용과 생활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금 속도로 갚으면 대출을 모두 정리하는 데 다시 5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나이는 71세가 된다고 말했다.
법 개정 사각지대 속 기존 대출자 고금리 지속 부담
캐나다에서는 최근 고금리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법으로 허용되는 최고 이자율은 기존 약 48%에서 35%로 낮아졌다. 하지만 새 규정은 이미 받은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대출자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레딧 카운슬링 소사이어티의 마크 칼리노프스키 씨는 페이데이론(payday loan)과 고금리 신용대출 상품이 장기간 빚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자율이 워낙 높다 보니 한번 대출을 받으면 원금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슷한 피해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