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말특집 첫 번째 [The Best & Worst Movie, 2004]의 높은 히팅수에 힘입어, 두 번째로 [The
Best & Worst Actor & Actresses, 2004]를 준비했다. 혹, 선정에 불만이 있을
네티즌들을 고려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음을 강조한다. 오로지 조이씨네 기자단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 선정하였기에, 이에 너그러운
양해 바란다./ 편집부
어
떤 수식어를 달아야 이 배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까? 작품 선택이 탁월해, 그래서 운이 따르는 몇 안되는 배우 한석규는
90년대 후반 전성기를 누렸던 '한석규'란 이름 세 글자를 <주홍글씨>를 통해 뇌리에 다시 각인시켰다. 2년 만에,
게다가 10번째 작품이라 투혼을 불태운 한석규는 자신에게 있어서의 큰 의미만큼 화면을 압도하는 명연기를 펼쳤다. 전작
<소금인형>의 제작 무산이 그에게 큰 힘이라도 부여한 걸까.
최
민식, 송강호, 설경구 트로이카의 출연은 미남스타에 의존하던 한국영화의 트렌드를 연기파, 성격파 배우들이 대접받는 웰메이드
영화나 스타일리시한 영화로 옮겨가게 했다. 그리고 백윤식은 이런 조류에서 재조명된 올해의 스타다. 무표정한 얼굴로 엉뚱한 농담을
툭툭 내뱉으며 '백윤식 스타일'을 만들어왔던 그는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자기 안에서 닳고 닳은 사기꾼의 전형을
능숙하게 끄집어냈다. 류승완 감독이 '한국의 장 가방'이라고 찬사를 던진 이 정체모를 아저씨는 각종 영화상을 통해 주조연의
경계도 충천한 내공 앞에서는 부질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
재영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저 남자랑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을 가장 맛깔스럽게 버무려 낼 줄 아는 그는
너무도 뒤늦게 평가받게 된 배우 중 하나이다. 올 해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의 빈 자리로 느낀 메서드 배우에 대한 갈증을
정재영은 <아는 여자>에 이어 <귀여워>에서도 유감없이 해갈해 주는 은총을 내려주었다. 연기면 연기,
마스크면 마스크, 신체적 조건이면 조건 무엇 하나 빼놓을 것 없는 이 배우 앞에 양 엄지손가락 빳빳이 세우길 마지않는다.
입
에 침이 마르도록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정말 이 배우밖에 없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완벽하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열연한 이 배우, 전도연. 연기의 정석을, 연기의 진면목을 일깨워주는 이 배우.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그래서 아름다운 그녀는 진정한 연기자다.
송준호
<귀여워> 예지원 후보자 <어린 신부> 문근영, <인어공주> 전도연, <우리형> 김해숙
<
귀여워>의 예지원은 한 마디로 현실감이 없는 존재같다. 사창가에 팔리고 갑자기 TV에 나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집에 돌아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한다.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귀여워>의 순이가 '순이일 수 있었던'
까닭은 오로지 예지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순진하고 진지해 보이는 표정에서 불쑥불쑥 뛰쳐나오는 그녀의 도발적인 말투와 엉뚱한
행동들은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관심을 은근하게 집중시킨다. 연기력으로 따진다면야 더 출중한 배우들이 많지만
<귀여워>의 예지원은 캐릭터 안에서 가장 빛났던 배우였다.
전
도연만큼 자신이 연기한 만큼 제대로 대접 받은 여배우가 있었을까. 영화를 찍을 때 마다 흥행 아니면 평론가들의 호평,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성취해 내는 이 작고 천진난만한 외모의 배우는 <인어공주>를 통해 이제 더 이상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여배우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인어공주>의 1인 2역을 맡으면서 "저 아니면 안되겠더라구요"라는 자만 섞인 멘트를
날려도 용서가 될 만큼 호연을 보여준 전도연은 그 동안의 얼굴로 앞으로도 5년은 족히 주연 여배우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외남자]
박희경
<스쿨 오브 락> 잭 블랙 후보자 <트로이> 에릭 바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쯔마부키 사토시, <헬보이> 론 펄만
그
가 나와 유쾌하지 않았던, 혹은 흡족하지 않았던 작품이 있었던가.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 출연했을 때, 그저
뚱뚱보에 땅딸이 정도로만 인식됐었다.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다. 그의 영화 이력은 화려하고, 그가 출연해 빛을 발하지 않는
작품은 없었다.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계는 앞으로 진보의 길.만. 걷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출연 자체만으로 영화의
재미를 확실히 보장하는 잭 블랙, 브라보!
송준호
<트로이> 에릭 바나 후보자 <빌리지> 애드리언 브로디, <콜래트럴> 톰 크루즈, <21그램> 베네치오 델 토로, 숀 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츠마부키 사토시
소
위 '연기 잘 하는 배우들', 베네치오 델 토로, 숀 펜, 애드리언 브로디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후보에 올랐지만 올해만큼은 에릭
바나에게 양보해줘도 될 것 같다. 명배우들의 경연장처럼 느껴졌던 각자의 영화들에서 어김없이 제 역할을 해낸 이들이지만, 에릭
바나가 '남성호르몬 덩어리' 브래드 피트를 상대로 얻어낸 (영화 외적인) 승리만큼 인상적인 성과는 아니었다. 그간 아킬레스에
가려져 비겁한 악역 정도로 인식되던 헥토르에 인간적인 숨결을 불어넣은 것도 에릭 바나가 남긴 공적 중 하나다.
<
21그램>에서 베네치오 델 토로가 수화기를 붙잡고 “이건 내 죄 값이야, 내가 짊어질 십자가라구….”라며 흐느낄 때. 그
육중한 신체로 한없는 죄의식을 게워내고 있을 때. 그 아무리 냉정함으로 무장한 자라도 인간본연의 슬픔으로 영혼이 전율하지 않은
이는 없었을 것이다. 히스패닉이라는 태생 탓에 헐리우드가 소수인종에게 할당하는 조연배우의 위치에만 머물렀던 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주연배우의 아우라까지 제 블랙홀에 모두 포함시켜 버린다. 그의 강렬함은 <21그램>에 함께 출연한 숀
펜조차도 역부족일 만큼 ‘위대’했다.
확
실하게 망가지는 미인에 대한 호감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는 모양이다. 남아공 출신의 이 귀족적인 백인미녀는 '한 번 떠보려고
망가지네'라는 예상을 뒤엎고 브리짓 존스를 능가하는 체형변신에, 최소한의 여성성마저 거세하며 그야말로 '몬스터' 그 자체가
되었다. 그녀를 사랑하고 파멸시켰던 셀비 역의 크리스티나 리치도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을 테론의
튼살을 감안하면 베스트는 온전히 테론의 것이다.
<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통해 세상모르고 마냥 순수하기만 한 베티와 애증으로 불타올라 퇴폐의 본질을 보여주던 다이안, 1인
2역을 보여주며 진가를 발휘했던 나오미 와츠. 그녀는 <21그램>에서 창백한 얼굴에 분노가 이글거리는 크리스티나 역을
‘제대로’ 보여준다. 금발의 미녀에다 현명하기까지 한 그녀는 좋은 작품에 대한 혜안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연기력이 잘못 소비될
수 있는 위험도 역시 제로로 만드는 정말 마음에 드는 배우이다.
The Worst
[국내남자]
박희경
<돈텔파파> 정웅인 후보자 <령> 류진, <클레멘타인> 이동준, <사마리아> 이얼
그
의 연기는 딱 <두사부일체>까지 였다. (아니 였어야 했다) 어쩌면 지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그가 그간 보여준
코믹적인 연기에 괜한 태클을 걸었다고 반론할 수도 있겠지만, 코믹적인 연기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지만 그건 단지 그의 이력에
해가 될 뿐이다. 지난 몇 년간 그의 연기는 진보가 아닌 오히려 퇴보의 길을 걸었다. <돈텔파파>에서의 썰렁한 유머와
잊지 못할(?) 쇼 한판의 주인공이 다만, 그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여
학생 팬들인지 연예부 기자들인지, 누군가에 의해 '살인미소'라는 라벨이 붙여진 채 스크린에 등장한 (사실은 '미스코리아
미소'의) 김재원의 연기는 그의 별명처럼 살의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었다. 사실 그의 연기는 아직까지는 두 가지 스타일밖에
발휘할 수 없다. 예의 그 '경직된' 웃음과 무표정의 두 가지. 이 단조로운 연기력의 범위는 상대적으로 내내 오버해야만 했던
하지원의 연기와 비교되며 사상 최악의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언
젠가부터 그 두꺼운 입술을 내세워 약방의 감초 같은 꽃미남 배우의 역할을 즐겨 맡게 된 이지훈. 그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앵그리 인치'스러운 혀의 길이는 아무리 가수 겸업 배우라 해도 용서 되지 않는 불쾌감을 유발한다.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맡게 된 권상춘이라는 배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평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아주 대범하게 스크린에 내
비친 이지훈. 이는 약간 사팔기 섞인 눈초리와 발성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박신양의 과대평가된 연기보다도 더욱 신경을 긁어대
영예의 최악 배우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오,
마이 갓! 아무리 배우가 씨가 말랐다고 한들, 어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시종일관 웅얼거리며, 칭얼대던
<주홍글씨>에서의 이은주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스러울 정도였다. 최근 연기 변신을 하겠다고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고 있는
그녀의 노력은 가상하나 아직은 시기 상조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벌써 네 작품.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올린 작품은 없다. 특히
그녀이기에 빛을 발한 작품은 없다. 다작에 출연하는 것보다 연기력의 문제점을 배우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듯 보인다. 지금으로선
차라리 <송어> <번지점프를 하다> 류의 처녀작이 그리울 뿐이다.
<
내사랑 싸가지>의 하지원이 어느 정도 망가진 컨셉 안에서 희생된 경향이 있다면, <그녀를 모르면 간첩>의
김정화은 그런 뉘앙스조차 느낄 수 없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웰메이드' 영화의 붐이 이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펄럭였던 '쌈마이' 컨셉의 영화에서 그녀는 브라운관에서 보여줬던 '뻣뻣한' 연기를 시종일관 유감없이 발휘했다.
게다가 맡은 역할은 하필 예쁜 척 해야 하는 얼짱 역할이라니, <논스톱> '얼짱 간첩편'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단
언컨데, 내가 만약 <링>의 사타코와 같이 스크린을 뚫고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영화관 스크린을 뚫고 그들의 세계로 진입했을 것이다. 그리고, 백치같은 말투와 정신연령으로 학구파 대학원생
선영으로 분한 최지우의 그 어울리지 않는 메리 제인 슈즈를 벗겨 머리를 한 대 쳐주었을 것이다. 아니, 도대체 언제까지 그
반벙어리 같은 말투로 대사를 읊어댈 것인가! 언제까지 예쁘장한 외모와 뽀얀 살결을 무기 삼아 관객들에게 육탄 공세를 해 댈
것인가! 이제 충분히 벌 만큼 벌었으면 공백기간에 피부와 몸매 관리만 받지 말고 연기 지도부터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영
화 보는 내내 두통에 시달렸다. (좋게 말해 그렇지, 사실 혀를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었다) 눈은 자꾸 화면을 응시하는데,
몽환적인 분위기는 급기야 환청에 시달리는 현상까지 일게 만들었다. 저작권 침해라고 스틸컷 사진을 단 한 장 제공해줄 때부터
알아봤다.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좀 더 한국어 공부에나 매진할 것이지.. 상대적으로 유창한 발음을 구사하는 한국
배우들이 실로 자랑스러울 정도. 일본 배우들 각성해야 한다.
송준호
<노브레인 레이스> 로완 앳킨슨 후보자 <페이첵> 벤 애플렉, <리딕-헬리온 최후의 빛> 빈 디젤, <80일간의 세계 일주> 성룡, <슈퍼 사이즈 미> 모건 스펄록
미
스터 빈의 코미디는 설날과 추석 때만 유효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각종 코미디영화에서의 로완 앳킨슨은 TV에서 보여줬던 그
폭발적인 웃음을 관객들에게 선사하지 못한다. 그는 <노브레인 레이스>에서도 10년이 넘도록 되풀이하고 있는 미스터
빈의 코믹연기를 보여주지만, 미안하게도 그는 이 허탈한 코미디 안에서도 '가장 안웃긴' 사람이다.
<
트레인 스포팅> 이후에 이완 맥그리거가 제대로 된 연기를 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 느끼한 턱 주름으로 여자들이
껌벅 죽는 캐릭터에만 몰두해 온 그는 <빅 피쉬>에서 허풍쟁이인 에드워드 블룸의 청년기를 재생할 때도 어색한
로봇같았다. 그 생기발랄한 모험의 연속에서도 이완은 스스로 “이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야. 감정이입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라는
듯 안면근육이 경직된 연기만을 보여줬다. 도대체 헐리우드는 이완 맥그리거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
양이 복장만으로 모두 '캣우먼'이 된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그녀의 몸동작은 '쌩쑈'에 불과했다. 각종 언론으로부터 혹평에
시달릴 때만해도 설마설마했었다. 하지만 기우가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주인공인 할리 베리보다 조연으로 나온 샤론 스톤에게 시선이
집중됐을까. 지금으로선 <몬스터 볼>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이 의아할 정도다.
왕
년의 오스카 수상자 할리 베리가 워스트에 오를 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할리 베리에게 아카데미가 오스카
트로피를 쥐어준 것도 그녀의 미모를 뛰어넘는 연기력 때문이었는데, 그런 그녀와 '캣 우먼'이라는 상업적인 캐릭터와의 만남부터가
미스캐스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선배 캣 우먼인 미셸 파이퍼가 애써 쌓아놓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무화시키며 수박 겉핥기 식의
고양이 흉내(그것도 발정난 고양이)에 그친 것은 캐스팅 탓이 아닌 배우 개인의 역량문제다.
어
떻게 보면 고혹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빨강머리 앤과 비슷하게도 생긴 리브 타일러는 어쩌면 스스로의 연기보다 부모님의 후광
때문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대사 거의 없이 그 길 팔다리에 요정의 옷을 입은 그녀는
찬란했다. 그러나 푼수기 섞인 <저지 걸>의 그녀는 정말로 한심했다.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는 웃음과 억지로 쥐어짜낸
듯한 울음은 정말 한심스럽기 그지 없었다. 입을 떼지 않아야만 빛나는 배우도 있는 법이다.
첫댓글 개뿔 꼴에 영화잡지 기자랍시구 멋대로 연기자들 씹어대는거 보면 웃기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에릭바나 원츄입니다 같은 남자가 봐도 매력적인..헐크에서 헥토르로 변신~
예지원 사진 귀엽다.ㅋㅋ 사랑스러워.
전도연은..정말 인어공주..연기 맘에 들었는데...
뭐...제대로 비판한거 같은데...특히 박신양......항상 똑같은 그 말투와 발성 좀.......어떻게 해줘....
이은주 한석규보다 훨~~~낫더구만,,,,제대로한 평론 맞나요??
김재원. 김정화. 최지우. 동감 100% (덧붙여 송승헌까지) 제발 연기자면 연기나 제대로 하시길.. 그러면 외모 아무리 못나도 멋져보인다. 그지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