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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지대소경중(問鼎之大小輕重)
솥의 크기와 무게를 묻는다는 뜻으로, 솥[鼎]은 천하 또는 왕권을 상징하는 말로, 천하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비유하는 말이다.
問 : 물을 문(口/8)
鼎 : 솥 정(鼎/0)
之 : 갈 지(丿/3)
大 : 큰 대(大/0)
小 : 작을 소(小/0)
輕 : 가벼울 경(車/7)
重 : 무거울 중(車/2)
(유의어)
문정(問鼎)
문정경중(問鼎輕重)
밥을 짓거나 국을 끓이는 솥 중에서 밑에 발이 세 개 달린 것이 정(鼎)이다. 솥발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양은 셋이 가장 안정된 세력이라고 정립(鼎立), 정족(鼎足)이라는 말로 남았다.
고대 중국에서 정은 천하를 상징화는 보물로 여겼다. 하(夏)의 시조 우왕(禹王)이 아홉 제후국에서 바친 청동을 녹여 구정(九鼎)을 만들었다.
이것을 가진 제왕이 명실상부하게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구정은 성군만이 지닐 수 있었고 혼란스런 때는 자취를 감추기도 하는 등 행방은 모든 왕의 관심사가 됐다.
솥의 크고 작음과 가볍고 무거움을 묻는다는 이 말은 그래서 천하를 지배하여 제왕이 될 속셈을 가지고 있거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상황을 떠보는 것을 비유하게 됐다.
구정은 ‘사기(史記)’와 ‘전국책(戰國策)’ 등 여러 사서에 등장하고, ‘좌씨전(左氏傳)’에 춘추오패(春秋五覇) 중의 한 사람인 초장왕(楚莊王) 이야기가 흥미를 끈다.
야망이 컸던 장왕은 북방의 융족(戎族)을 토벌한 뒤 당시의 천자국인 주(周)나라 국경에까지 군사를 배치하여 여차하면 침범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아직 정통성은 주나라에 있었기 때문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주나라 정왕(定王)은 장왕에 주눅 들어 대부인 왕손만(王孫滿)을 사절로 보내 회유했다. 장왕은 평소에 궁금했던 구정에 대해 크기는 얼마며 무게는 어떤지 물었다(楚子問鼎之大小 輕重焉).
왕손만은 우왕이 주조한 구정이 폭군 걸주(桀紂)를 피해 주나라에서 700년을 머물렀다며 대소경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군왕의 덕에 의해 소유가 결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명을 잇는다. ‘천자의 덕이 있으면 작은 솥이라도 무겁게 버틸 수 있고, 덕이 흐려지면 큰 솥이라도 가볍게 옮길 수 있습니다(德之休明 雖小重也 其姦回昏亂 雖大輕也).’
힘으로 솥을 옮긴다면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에 장왕은 야욕을 접었다. 선공(宣公) 3년조에 실려 있다.
구정의 후일담도 신비감을 준다. 전국시대(戰國時代)의 강국 진(秦)나라가 세력을 떨칠 때 무왕(武王)이 구정 한 개를 들다 다리가 부러져 사망했다.
주나라가 망한 뒤 구정을 옮기다 사수(泗水)에 빠뜨렸는데 진시황(秦始皇)이 아무리 수색해도 찾지 못했고 그래서 통일제국이 15년 만에 단명으로 끝났다.
모두 덕을 앞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남의 이야기지만 큰 뜻을 품고 지도자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교훈이다.
⏹ 문정경중(問鼎輕重)
솥의 무게를 묻는다는 뜻으로, 황제 자리를 노리는 것을 말한다.
問 : 물을 문
鼎 : 솥 정
輕 : 가벼울 경
重 : 무거울 중
춘추 시대 초(楚)나라는 여러 제후국들 중에서 세력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그 초나라의 장왕(莊王)은 용맹하고 적극적인 인물로서 모든 제후국뿐 아니라 상징적 종주국인 주(周)나라까지 눈치를 봐야 하는 형편이었는데, 어느 해 장왕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북쪽 오랑캐 융족(戎族)을 정벌하고는 일부러 우회하여 주나라 도성 밖에 이르러 열병식을 개최하며 세력을 과시했다.
주나라의 천자(天子) 정왕(定王)과 그 신하들은 좌불안석이었다. 만약 장왕이 나쁜 마음만 먹는다면 손짓 한번으로 도성은 파괴되고 종주국의 사직은 무너질 것이 틀림없었다. 정왕은 놀란 중에도 대신 왕손만(王孫滿)을 보내어 장왕을 위로했다. 인사말을 주고받은 후 장왕이 말머리를 돌렸다.
“과인이 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소.”
“무엇입니까?”
“지금 이곳 구중궁궐 깊숙한 곳에 구정(九鼎)이 안치되어 있는 줄 알고 있소이다. 대체 그 크기나 무게가 어느 정도요?”
구정이란 본래 하(夏)나라 우왕(禹王)이 아홉 주(州)의 구리를 모아다 만들었다고 하는 아홉 개의 삼발이 솥으로서, 국가의 상징물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다고 알려진 보물이었다. 말하자면 그것을 가지고 있는 왕만이 천하의 주인될 자격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장왕이 제위(帝位)를 노리고 있음을 간파한 왕손만은 천연스럽게 대답했다. “사실은 저도 확실히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튼 그것이 왕권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나라를 얻고 다스림이야 덕행의 결과이지 그런 물건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려고 하지 마오. 솔직히 말해서 과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새로운 구정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단 말이오.”
“아니, 전하께서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옛날 순(舜)임금과 우(禹)임금이 흥성할 때는 모든 주변국들이 조공을 갖다 바쳤고, 아홉 주의 제후들이 구리를 헌납하여 구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물은 거죽에 괴상한 그림이 새겨져 있고, 세상 형편에 따라 두려운 조화를 부린다고 합니다. 선한 임금이 옳고 바른 정치를 하면 사직을 공고히 받쳐 주지만, 야욕을 부리고 덕행을 멀리하면 나라를 망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허허, 설마……”
장왕이 코웃음치자, 왕손만은 정색으로 말했다. “구정의 조화에 대해서 그렇게 웃으실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 인의와 덕이 행해지면 구정은 작아지지만 무거워서 옮기기가 어렵고, 세상이 어지러워 간사한 무리가 들끓으면 구정은 거추장스러울 만큼 부피가 커지지만 무게는 반대로 아주 가벼워져서 별로 어렵잖게 옮길 수 있습니다. 하나라 걸(傑)임금이 혼미해져 구정을 은(殷)나라로 옮겨갈 때도 그랬고, 우리 주나라 성(成)임금께서 구정을 겹욕(郟鄏)에 안치하실 때도 그랬지요. 겹욕에 안치할 때 복점을 친 결과 대대로 30대에 걸쳐 700년 동안 나라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괘가 나왔으니, 이것이야말로 하늘의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오늘날 주왕실의 힘이 비록 약해지긴 했으나 아직도 하늘의 뜻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즉 전하께서는 ‘구정이 큰지 작은지, 무거운지 가벼운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 명심하십시오.”
완곡하면서도 냉엄한 경고였다. 장왕은 심사가 매우 좋지 않았지만 화를 낼 수도 죄를 물을 수도 없었다. 왕손만의 말이 논리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장왕은 군진을 거두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 問(물을 문)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門(문; 출입구)으로 이루어졌다. 말이 나는 곳, 남의 안부를 묻거나 죄인에게 따져 묻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問자는 '묻다'나 '방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問자는 門(문 문)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門자는 양쪽으로 여닫는 문을 그린 것으로 '문'이나 '출입구'라는 뜻이 있다. 問자는 이렇게 문을 그린 門자에 口자를 더한 것으로 남의 집을 방문해 질문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소식은 문을 통해 들어온다 하여 '알리다', '소식'과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問(문)은 (1)물음. 질문(質問) (2)옛날, 경서의 뜻 따위를 구술 시험(試驗)으로 묻는 문제(問題) 등의 뜻으로 ①묻다 ②문초(問招)하다 ③방문(訪問)하다 ④찾다 ⑤알리다 ⑥부르다 ⑦소식(消息) ⑧물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을 자(咨), 물을 신(訊), 물을 순(詢), 물을 추(諏), 물을 자(諮)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대답 답(畣), 대답 답(答)이다. 용례로는 남의 상사에 대하여 슬픈 뜻을 나타냄을 문상(問喪), 웃어른에게 안부를 여쭘을 문안(問安), 남에게서 글자를 배움을 문자(問字), 모르는 것을 알려고 물음을 문구(問求), 서로 묻고 대답하고 함을 문답(問答)예절을 물음을 문례(問禮), 앓는 사람을 찾아보고 위로함을 문병(問病), 죄를 지은 사람이 죄의 사실을 진술하도록 하는 심문을 문초(問招), 물어서 의논함을 문의(問議), 대답이나 해답 따위를 얻으려고 낸 물음을 문제(問題), 잘못을 캐묻고 꾸짖음을 문책(問責),묻는 항목을 문항(問項), 의심하여 물음을 의문(疑問), 남을 찾아가 봄을 방문(訪問), 의문이나 이유를 캐 물음을 질문(質問),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문(學問), 캐어 물음이나 따져서 물음을 신문(訊問), 일일이 따져 물음을 심문(審問),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문제나 물음을 냄 또는 그 문제를 설문(設問), 잘못된 점을 따져 물음을 힐문(詰問), 캐묻지 아니함을 불문(不問),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아주 딴판인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문동답서(問東答西), 병든 데를 찔러 보는 침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시험으로 미리 검사하여 봄을 이르는 말을 문안침(問安鍼), 정의 경중을 묻는다는 뜻으로 천하를 빼앗으려는 속셈이나 남의 실력을 의심하는 행위에 비유하는 말을 문정경중(問鼎輕重),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동쪽을 묻는 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으로 묻는 말에 대하여 전혀 엉뚱한 대답을 일컫는 말을 동문서답(東問西答), 굽음과 곧음을 묻지 않는다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일을 처리함 또는 잘잘못을 묻지 않고 함부로 행함을 일컫는 말을 불문곡직(不問曲直), 농사일은 머슴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은 항상 그 부문의 전문가와 상의하여 행해야 한다는 말을 경당문노(耕當問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 또는 우문은 자기의 질문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우문우답(愚問愚答) 등에 쓰인다.
▶️ 鼎(솥 정)은 ❶상형문자로 鼎(정)은 발이 셋, 귀가 둘 달린 쇠솥을 본 뜬 모양이다. 정괘(鼎卦). ❷상형문자로 鼎자는 '솥'이나 '점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鼎자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솥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이 솥은 음식을 익혀 먹던 조리 도구가 아닌 신에게 바칠 음식을 담았던 '솥'이다. 鼎자에 '점괘'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鼎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제사'나 '점괘', '신(神)', '솥'과 같은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鼎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참고로 鼎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한 예를 찾기 어려운 것은 貝(조개 패)자로 모습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鼎(정)은 ①솥(밥을 짓거나 국 따위를 끓이는 그릇) ②점괘(占卦: 점을 쳐서 나오는 괘) ③괘(卦)의 이름 ④삼공(三公)의 자리 ⑤말뚝 ⑥의자(椅子) ⑦바야흐로 ⑧현귀(顯貴)하다(지위가 높고 귀하다) ⑨대치(對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마주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정담(鼎談), 낡을 것을 새로이 고침을 정신(鼎新), 세 사람이 솥발과 같이 서로 벌여 섬으로 세 세력이 서로 대립함을 정립(鼎立), 발이 있는 솥과 발이 없는 솥을 정확(鼎鑊), 임금이나 나라의 운명을 정운(鼎運), 임금의 자리 또는 국운을 정조(鼎祚), 솥 안에 든 물고기를 정어(鼎魚), 솥과 자리라는 뜻으로 먹고 자고 하는 일상적인 생활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정인(鼎茵), 도읍으로 삼을 자리로 정함을 정정(鼎定), 세 사람이 자리를 같이 함을 정석(鼎席), 세 사람이 솥발 모양으로 마주 벌려 앉음을 정좌(鼎坐), 한창 나이라서 매우 혈기가 왕성함을 정성(鼎盛), 돌로 만든 솥을 석정(石鼎), 종이나 솥 따위 금석붙이와 그릇 붙이의 통틀어 일컬음을 종정(鐘鼎), 밥 짓는 일을 맡아 하는 사람을 화정(火鼎), 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솥을 와정(瓦鼎), 밥을 짓는 솥을 식정(食鼎), 약을 달이는 기구를 약정(藥鼎), 한 올의 실로 솥이 엎어지지 않게 부지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힘으로 막중한 천하의 정치를 담당함을 이르는 말을 일사부정(一絲扶鼎), 도끼에 찍히고 솥 안에 삶긴다는 뜻으로 극형을 당함을 이르는 말을 간부역정(干鈇逆鼎), 얼음이 뜨거운 솥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위태한 곳으로 뛰어 듦을 이르는 말을 빙고정확(氷顧鼎鑊), 종을 쳐서 식솔을 모아 솥을 걸어 놓고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격종정식(擊鐘鼎食),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다리가 셋인 솥이라는 뜻으로 세 사람이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차지함을 이르는 말을 삼분정족(三分鼎足),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小(작을 소)는 ❶회의문자로 한 가운데의 갈고리 궐(亅; 갈고리)部와 나눔을 나타내는 八(팔)을 합(合)하여 물건을 작게 나누다의 뜻을 가진다. 小(소)는 작다와 적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냈으나, 나중에 小(소; 작다)와 少(소; 적다)를 구별하여 쓴다. ❷상형문자로 小자는 '작다'나 '어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小자는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에는 小자나 少(적을 소)자의 구분이 없었다. 少자도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小자는 '작다'로 少자는 '적다'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小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작은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지만 때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小(소)는 크기에 따라 대(大), 중(中), 소(小)로 나눌 경우의 제일(第一) 작은 것의 뜻으로 ①작다 ②적다 ③협소하다, 좁다 ④적다고 여기다, 가볍게 여기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주의하다 ⑥어리다, 젊다 ⑦시간상으로 짧다 ⑧지위가 낮다 ⑨소인(小人) ⑩첩(妾) ⑪작은 달, 음력(陰曆)에서 그 달이 날수가 30일이 못 되는 달 ⑫겸양(謙讓)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⑬조금, 적게 ⑭작은, 조그마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미(微), 가늘 세(細), 가늘 섬(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대(大), 클 거(巨)이다. 용례로는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일의 범위가 매우 작음을 소규모(小規模), 작은 수나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나이 어린 사람을 소인(小人), 어린 아이를 소아(小兒),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작은 규격이나 규모를 소형(小型), 자그마하게 포장한 물건을 소포(小包), 줄여서 작아짐 또는 작게 함을 축소(縮小), 가장 작음을 최소(最小), 공간이 어떤 일을 하기에 좁고 작음을 협소(狹小), 키나 체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작음을 왜소(矮小), 아주 매우 작음을 극소(極小),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너무 작음을 과소(過小), 매우 가볍고 작음을 경소(輕小),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소탐대실(小貪大失),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를 일컫는 말을 소인지용(小人之勇),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을 일컫는 말을 소이대동(小異大同),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소인들은 겉모양만이라도 고쳐 불의한 것을 함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소인혁면(小人革面),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얼마 안 되는 작은 물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이르는 말을 소수지어(小水之魚) 등에 쓰인다.
▶️ 輕(가벼울 경)은 ❶형성문자로 軽(경)의 본자(本字), 䡖(경)은 통자(通字), 轻(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레 거(車;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巠(경; 세로로 곧게 뻗은 줄)로 이루어졌다. 곧장 적에게 돌진하는 전차, 경쾌한 일, 가벼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輕자는 '가볍다'나 '가벼이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輕자는 車(수레 차)자와 巠(물줄기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巠자는 방직기 사이로 날실이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방직기 사이로 실이 가볍게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巠자에 車자가 결합한 輕자는 '수레가 가볍게 지나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 輕자에서 말하는 '가볍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마차의 중량이 '가볍다'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輕자는 단순히 '가볍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輕(경)은 (1)가벼운 중량(重量)이 비교적 가벼운 육중하지 않은의 뜻 (2)경쾌(輕快)하고 간단한 등의 뜻으로 ①가볍다 ②가벼이 여기다 ③가벼이 하다 ④업신여기다 ⑤천(賤)하다 ⑥빠르다 ⑦성(姓)의 하나 ⑧가벼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거울 중(重)이다. 용례로는 죄인을 가볍게 처분함을 경감(輕勘), 가볍게 다침을 경상(輕傷), 가벼운 홀몸을 경단(輕單), 가벼운 정도를 경도(輕度), 언행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경망(輕妄), 아주 작고 가벼움을 경미(輕微), 기분이 가볍하고 유쾌함을 경쾌(輕快), 경솔하게 행동함을 경거(輕擧), 움직임이 가뿐하고 날쌤을 경첩(輕捷), 덜어내어 가볍게 함을 경감(輕減), 가벼운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범(輕犯), 언행이 진중하지 아니하고 가벼움경솔(輕率), 언행이 경솔하고 천박함을 경박(輕薄), 가볍게 봄을 경시(輕視), 가벼운 무게를 경량(輕量), 가벼움과 무거움을 경중(輕重), 하는 짓이나 태도가 들뜨고 경솔함을 부경(浮輕), 줄이어 가볍게 함이나 등급을 낮춤을 감경(減輕), 일이 가볍지 아니함을 비경(非輕), 남에게 경멸을 당함을 견경(見輕), 가볍지 아니함을 불경(不輕), 말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언경(言輕), 말이나 몸가짐 따위가 방정맞고 독실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박자(輕薄子), 가볍고 망령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도리나 사정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경솔하게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경거망동(輕擧妄動), 경쾌한 수레를 타고 익숙한 길을 간다는 뜻으로 일에 숙달되어 조금도 막힘이 없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경거숙로(輕車熟路),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함을 일컫는 말을 경적필패(輕敵必敗), 가벼운 가죽옷과 살찐 말이라는 뜻으로 부귀영화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구비마(輕裘肥馬),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진중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경박부허(輕薄浮虛), 무슨 일에나 승낙을 잘 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어 약속을 어기기 쉽다는 말을 경낙과신(輕諾寡信),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신중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경조부박(輕佻浮薄), 경망하여 예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경이무례(輕而無禮),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재주는 있으나 경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경박재자(輕薄才子), 조그마한 일에 후한 답례를 함을 이르는 말을 경사중보(輕事重報),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많이 모이면 수레의 굴대를 구부러뜨릴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리 적은 힘이라도 일치 협력하면 강적에 대항할 수 있다는 말을 군경절축(群輕折軸),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도로 솟는다는 뜻으로 웃 사람이 엄하게 다스리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말을 듣지 않게 된다는 말을 퇴경정용(槌輕釘聳), 목숨을 의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기다는 뜻으로 의로움을 위해서는 생명도 아끼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
▶️ 重(무거울 중, 아이 동)은 ❶형성문자로 부수(部首)에 해당하는 里(리)는 단순히 자형(字形)상 이 부수(部首) 글자에 포함되었다. 음(音)을 나타내는 東(동, 중)과 사람(人)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무겁다'를 뜻한다. 重(중)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이거나 動(동)할 때의 손에 오는 느낌, 무게, 무거움, 또 일을 충분히 하다, 겹친다는 뜻에도 쓰인다. 또 童(동)이라고 써서 重(중)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았다. ❷회의문자로 重자는 '무겁다'나 '소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重자는 里(마을 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마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重자는 東(동녘 동)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東자는 본래 끈으로 사방을 동여맨 보따리를 그린 것이다. 금문에 나온 重자를 보면 人자 아래로 東자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등에 짐을 지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重자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무겁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보따리에는 곡식의 씨앗과 같은 매우 중요한 것이 담겨있다. 왜냐하면, 重자에는 '소중하다'나 '귀중하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重(중, 동)은 (1)무엇이 겹쳤거나 둘이 합쳤음을 뜻함 (2)크고 중대함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무겁다 ②소중하다, 귀중하다 ③자주하다, 거듭하다 ④무겁게 하다, 소중히 하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조심하다 ⑥보태다, 곁들이다 ⑦붓다(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부어 오르다 ⑧더디다 ⑨겹치다 ⑩아이를 배다 ⑪많다 ⑫두 번, 또 다시 ⑬심히 ⑭늦곡식, 만생종(晩生種) ⑮젖 ⑯짐 ⑰무게, 중량(重量) ⑱위세(位勢), 권력(權力) ⑲임시 신위(神位) ⑳사형(死刑) 그리고 ⓐ아이, 어린이(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벼울 경(輕)이다. 용례로는 매우 귀중하고 소중함을 중요(重要), 같은 것이 두 번 이상 겹침을 중복(重複),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중요한 자리에 있어 비중이 큰 사람을 중진(重鎭),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중출(重出), 거듭 겹치거나 겹쳐지는 것을 중첩(重疊), 매우 위중한 병의 증세를 중증(重症), 큰 힘으로 지구가 지구 위에 있는 물체를 끄는 힘을 중력(重力), 태도가 점잖고 마음씨가 너그러움을 중후(重厚), 중요한 점이나 중시해야 할 점을 중점(重點), 중요한 자리에 임용하는 것을 중용(重用), 무겁게 내리 누름으로 강한 압력을 중압(重壓), 중요한 책임을 중책(重責), 부담이 많이 가게 과하는 것을 중과(重課), 건물 등의 낡고 헌 것을 다시 손대어 고침을 중수(重修), 공경하고 중하게 여김을 경중(敬重), 매우 조심스러움을 신중(愼重), 높이고 중히 여김을 존중(尊重), 다른 사물과 견주어지는 사물의 중요성을 비중(比重), 용서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함을 엄중(嚴重), 매우 귀중함을 소중(所重), 귀하고 소중함을 귀중(貴重),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중요하지 아니한 것과 중요한 것을 경중(輕重), 어떤 일에 중점을 둠을 치중(置重), 몹시 무거움을 과중(過重), 더 무겁게 함 또는 더 무거워짐을 가중(加重), 몸의 무게를 체중(體重), 매우 중요함이나 더할 수 없이 소중함을 막중(莫重), 점잖고 묵직함으로 친절하고 은근함을 정중(鄭重), 한 말을 자꾸 되풀이 함을 이르는 말을 중언부언(重言復言), 오래 동안 몹시 앓고 난 뒤를 일컫는 말을 중병지여(重病之餘), 겹겹으로 포개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중중첩첩(重重疊疊), 겹겹이 높이 솟아 삐죽삐죽함을 일컫는 말을 중중촉촉(重重矗矗),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한 번 실패에 굴하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권토중래(捲土重來), 밖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참고 감추어 몸가짐을 신중히 함을 이르는 말을 은인자중(隱忍自重),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김을 일컫는 말을 애지중지(愛之重之), 복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한꺼번에 둘씩 오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복불중지(福不重至), 죄는 크고 무거운 데 비하여 형벌은 가볍다는 뜻으로 형벌이 불공정 함을 이르는 말을 죄중벌경(罪重罰輕), 무거운 물거운 지고 먼 곳까지 간다는 뜻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음을 이르는 말을 부중치원(負重致遠) 등에 쓰인다.